라오스 기행 14 에메랄드빛 작은 시냇물 불루라곤

한적한시골길을달려갑니다.

비포장도로라먼지가풀풀일어납니다.자전거를타고불루라곤으로가는사람들모습…

시골길은정겹습니다.어느나라로가든지…

푸른논너머작은석회암산봉우리가흩어져있는길

풍경은한폭의그림처럼아름답고평화롭습니다.

우기가되면BlueLagoon은YellowLagoon이되기도한답니다.

시장에서산옥수수를뜯어먹으며금방산팔찌자랑들을하며한참을달려가니

산이괴상한심상찮은비경이나타납니다.

입구에들어서자벗은젊은남녀들이한가롭게볕바라기를하고있습니다.

여름우기에오면이냇물이황토색이된다는게믿기지가않습니다.

우리는좋은계절을만나아름다운빛깔의물빛을봅니다.

나무에올라가다이빙을즐기는사람들,

물놀이에한창인날씬한여인들이보기에좋습니다.

범위가너무넓다거나광활하다거나물길이길고폭이넓은게절대로아닙니다.

그냥그렇고그런좁은도랑같은곳

그곳에동굴도있고시골스런음식도있고햇빛잘드는마당이있고

그리고쉴정자가몇있을뿐입니다.

시간은정말느릿느릿흘러가고있었습니다.

급할아무것도없으니다잊고먹고쉬고수다를떨고행복한시간을보냅니다.

우리는거기서특별히만든슬로우푸드오리고기를먹기로했습니다.

이불루라곤의스케쥴은애초여행사프로그램에는없었습니다.

어느잡지책에서방비엥으로가거든불루라곤을꼭들리라는

안내를본적이있었기때문에가보고싶은곳이었습니다.

그런데가이드가옵션이라며불루라곤을추천했습니다.

수영도하고라오스전통요리와특별한오리고기를먹게해준다는것입니다.

여기까지왔으니여행비에비하면30달러씩은투자해볼만한일이라고제가일행을설득했습니다.

가이드가설명도없고아는것이별로없는데불만이었던일행들은

불루라곤이뭐하는데냐고다들심드렁하게생각했습니다만,

결국은모두제게설득을당하고말았습니다.

물가에지어진정자에앉아서몬도가네시장에서듬뿍산망고를까먹고

한참을물구경만하다가오리요리가다되었다고하더군요.

우리는조금걸어나와연못에오리가한가롭게노닐고닭들이

마당에서풀을뜯는넓은뜰을가진집으로갑니다.

아주화려하고멋있고거창하게라오스전통요리가식탁에가득차려져

우리를기다리고있었습니다.

오리는기름기가쫙빠져서꼬들꼬들하게삶겨져너무나담백하다고좋아합니다.

다들한마리더시켜먹자는데주인은한시간이나더기다려야

오리고기한마리를해줄수있다고합니다.맛을보았으면되었지..

궁금하여나중에뒤뜰로가보니작은두개의풍로에오리한마리쯤들어가는

솥이걸려있고숯불이식어가고있었습니다.

그속에삶은달걀몇개가들어있습니다.

저런솥에우리열네명이먹을음식을만들고오리를삶아내었구나생각하니

그정성이마음에와닿았습니다.

숯불에구운생선이랑신선로같은더운요리,여러가지의야채들,

다른메뉴들도거부감이전혀없는신선한재료들로만들어졌습니다.

가장특이한것은우리나라동동주맛을내는라오스전통술인데

정말신기한체험이었습니다.

오목한오지그릇에발효된쌀겨같은찌꺼기를넣어두었습니다.

그속에물을한사발넣습니다.

쌀겨는쉬이하는발효가되는소리를내며뽀글뽀글올라옵니다.

쌀겨속에빨대를깊이박고물을빨아댑니다.맹물은술이되어입속으로들어옵니다.

어떤과정이숨어있는지모르는데맛은딱동동주맛입니다.

다빨아마셨으면다시물을부어도역시그맛입니다.

예수님의가나의혼인잔치도아니고..정말신기한체험이었습니다.

불루라곤에가시면그전통주술맛을한번보시지요.

저는라오스여행의전부가이불루라곤에서이루어졌다고혼자결정합니다.

느린시간,한적한들판,푸른시냇물,닭들조차도느린동작으로모이를먹는곳

느리게요리하는식당,모든게느릿느릿돌아가는불루라곤의정취속에서

진한힐링을체험했으니까요.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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