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법詩法
아치볼드매클리시(미국시인플리쳐상2회수상)
시는둥그런과일처럼
만질수있고묵묵해야한다.
엄지손가락에닿는오래된메달처럼
딱딱하고
새들의비상처럼
시는말을아껴야한다.
시는구체적이지
진실된것이아니다.
슬픔의긴역사를표현하기위해서는
텅빈문간과단풍잎하나
사랑을위해서는
비스듬히기댄풀잎들과바다위두개의불빛
시는무엇을의미하는게아니라
단지존재할뿐이다.
책을읽을때저는그어떤곳에도줄을치지않습니다.
가난했던어린시절,제아버지는
읽던책을남도읽게물려주어야하니책에줄을그으며
보아서는안된다고가르쳤습니다.
책을읽고싶어서도서관도우미를했던저는
도서관의책을빌려보아야했기로
그또한책에줄을그을수는없었지요.
우리아이들이처음서울살이를할때
참고서나수련장을사줄돈이없었습니다.
우리아이들은친한친구에게
일주일에하루만책을빌려달라고했습니다.
그리고그책의문제를풀때백지한장에다답을쓰고
엄마인저는답지를보고점수를매겼습니다.
틀린것을다시풀고참고서의중요한부분은노트에배껴쓰는식으로
참고서나수련장을사지않고어려운시절을넘겼습니다.
그래서우리아이들도책을볼때줄을긋지않고
한권을여러번읽는습관이있습니다.
기초성문영어의문장은통문장을그대로외우더군요.
지금은제책을제가사서줄을그을수도
접어놓은수도있지만제가읽은책은모두다새책같습니다.
좋은문장,닮고싶은구절이있어도
줄을긋거나책을구겨두거나하지는않습니다
그게좋다거나그게더옳은일이라고생각하지는않습니다.
단지오래된제개인적인습관일뿐입니다.
그러나생일이라는책에나오는이시법은줄을긋거나
접어두거나해야하고,아니통째로외워두고싶은시입니다.
너무나절묘한시법에대한시
시를쓰는사람이면모두가기억해두고
모든표현하고자하는내용을이미지화해서
간략하고도단정하게
텅빈문간,단풍잎하나쯤으로표현되어져야한다고생각합니다.
비스듬히기댄풀잎,바다위두개의불빛으로.
그게그리쉬운일이던가요?
그렇지만적어도그런원리가터득되게하려면
매일매일시법을기억해내어야
적어도시가더구체적으로가슴에울림이있게
쓰는노력이라도하지않을까?
손에잡힐듯읽혀지는시를쓰게되지는않을까
누구나더구체적으로다가설수있게되지않을까
무엇을말하는지알수도없는시
아니면너무많은말을하는시
슬픔이가슴이닿지않는시
내가쓴시는늘그런못난모습이지않았나
단한편의시만기억되더라도만인의가슴을울리는
그런시를쓰고싶습니다.
사진은울림이큰김점선님의생일책속의삽화들입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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