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그리고 솔숲
섬진강은늘그자리에있었다.
섬진강은조금야위어져서
붉은가을을잔뜩삼키고
길게드러누워있었다.
고독을씹는사나이하나
강을바라며앉아있었다.
그날,두번이나암을견딘여자도
강물앞에서여여했다.
200년늙은송림은제그늘을드리운채
안식년이라고푸른철조망을치마처럼휘휘두르고
대낮에섬진강변을걷는한가로운사람들과
오랜이야기를나누고있는가?
소나무야,소나무야.
목문속깊은옹이야어찌내어보이겠는가?
그리움에겨운숲그늘에서
무심하게흔들리던길고도긴그늘
아픈삶의역사가그려지고있었다.
한낮을넘긴섬진강은
반짝이며까르르은빛웃음을토해놓건만…
<소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