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형기–
가야할때가언제인가를
분명히알고가는이의
뒷모습은얼마나아름다운가
봄한철
격정을인내한
나의사랑은지고있다
분분한낙화(落花)
결별이이룩하는축복에싸여
지금은가야할때
무성한녹음과그리고
머지않아열매맺는
가을을향하여
나의청춘은꽃답게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손길을흔들며
하롱하롱꽃잎이지는어느날
나의사랑,나의결별
샘터에물고이듯성숙하는
내영혼의슬픈눈
이형기시인은진주출신입니다.
깊은사색이담긴그의시를매우좋아하지요
봄비가오더니벚꽃이너무일찍피더니
또하롱하롱지기도하네요.
벚꽃이질때늘’하롱하롱’이라는표현이얼마나적합한말인지
하롱하롱이주는부사의이미지가눈에확들어오는것같아서
너무좋습니다.
나의사랑나의결별
샘터에물고이듯성숙하는
내영혼의슬픈눈
낙화를보고이만한시어르구사할수만있다면
참으로시인이고싶습니다만.
누군가저더러시인이라니어림도없는수작입니다.
다만이런좋은시를자주읽고감상할뿐….
<소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