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월령가와 남해의 여름

마른장마라,가뭄이라하더니연일비가내리고너구리란이름의태풍이가볍게지나가고

다시몇개의태풍이기다리고있다한다.

태풍볼라벤과삼바의위협을경험한<아라클럽>은

지나가는바람이거니대수롭지않은연중행사로생각한다.​

그러나여러가지안좋은뉴스들도이즈음에많이있기도하고농사에는반드시비가와야하니이여름잠깐이지나가는여름행사를유비무환의자세로맞이해야한다.

계절이가고오고,비오고바람부는일을우리네사람이소관할일이아닌것을어찌하랴

그럼에도우리의선조들은농가에서슬기롭게이여름을맞이하였다.

다시정학유의농가월령가유월령을보면얼마나우리네농가의여름풍경을잘그려두었는지.

유월이라늦여름되니소서대서절기로다/큰비도때로오고더위도극심하다/초록이무성하니파리모기모여들고/평지위에물고이니참개구리소리난다/봄보리밀귀리를차례로베어내고/늦은콩팥조기장을베기전에심어놓아/땅힘을쉬지말고알뜰히이용하소/

<중략>

아녀자헤피마라밀기울한데모아/누룩을만들어라유두누룩치느니라/호박나물가지김치풋고추양념하고/옥수수새맛으로일없는사람먹어보소/장독을살펴보아제맛을잃지마소/맑은장따로모아익는대로떠내어라/비오면꼭덮고아가리를깨끗이하고/이웃마을힘을모아삼구덩이파보세/삼대를베어묶어익게쪄벗기리라/고운삼길쌈하고굵은삼밧줄꼬고/촌집에중요하기는곡식에버금가네/

처음엔청년들이하는일,다음엔늙은이들이할일,그리고할머니들과아녀자들이하는일들을그림을보는듯상세하게묘사하고있는이글들을자주읽으면서우리의정서에맛들여야할것같다.

그리고거기에나오는우리시골생활의긍정적인에너지가넘쳐흐르는것을우리는간과해서는안된다.

그런데서양화,밀레의이삭줍기그림의뒷이야기는참으로새로운사실을알게한다.

농촌풍경의서정성이잘드러나는밀레의<이삭줍기>

어쩌면우리들이상상하는시골풍경과비슷한서양의시골분위기임에도불구하고이그림이한때선동적이며불온한그림이라는평가를받았다는것이아닌가?

주운이삭으로주린배를채워야하는빈민들의고단한삶이생생하게그려지고있다는것은우리는상상도하지못한일이었다.

이그림의바탕에깔린의미는참으로우리가아는것과는다른것이라놀라지않을수없었다.

그런데우리는어떠한가?

정학유유월령의중간부분,얼마나아름다운시골의풍경인지…

반찬이야있고없고주린창자채운뒤에/맑은바람배부르니낮잠이맛있구나/농부야근심마라수고하는값이있네/오조이삭푸른콩이어느사이익었구나/일로보아짐작하면양식걱정오랠소냐/해진뒤돌아올때노래끝에웃음이라/

자욱한저녁때는산촌에잠겨있고/달빛은아스라이발길을비추누나

며칠전남해해오름예술촌에갔더니남해갈화마을아녀자들이삼베를짜고소품들을정성껏만들어둔상품을전시판매하고있었다.

갈화마을에서삼베학교를가본적이있고,바다에서미역을따집집마다말리고있는광경을본적이있다.

아직도농가월령가의한가로운풍경을그대로볼수있는남해.

그아름다움을보기위해특별히더운휴가철,남해를찾는분들에게농가월령가유월령속긍정의힘을보여드리도록하자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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