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세계유네스코문화유산/Buzet의 Fontana 호텔 13

밤이왔다.

저녁설거지도없고밥도밖에서먹었으므로마음편하면어디덧나냐?

도대체낮에산무화과때문에잠을들일수가없었다.

차뒤쪽햇볕이좍드는쪽에상자를올려두었던게마음에영걸렸다.

이미농익어서몇개는너무물렁물렁해졌기때문에밤을지나면

다먹지못할것같았다.

그리고그런사소한걸걱정할사람은아무도없기때문에맛있던걸

버리게되는건불보듯뻔한일이었다.

차키는이미내가노트북을가져오느라고얻어두었었다.

밖으로나가무화과상자를들고호텔방으로들어왔다.

한참맛있는과육이뚝뚝들고너무익어벌어진사이로발그스레한과일의

몸통이드러난다.

저건오늘밤지나면이미신맛일텐데…

물에다깨끗이씻어껍질이두꺼운것은대강벗기고일회용장갑을끼고

다주물럭거렸다.

그리곤밥솥에넣어전기를넣었다.

내가가져간밥솥은누구에게라도권하고싶은보물덩이다.

]

전기를넣으면되는코일선위에딱맞는냄비가올려져있는세트상품인데

여행용으로정말제격이었다.

밥을해두면저절로누룽지가눌어적당하게밥이되고

그걸다푸고그솥에다국을끓인다.

솥하나로무엇이든다할수있는만능솥.

말하자면나는그솥에다가상해가는무화과로잼을만들작정이었다.

그러나내가가진건무화과밖에는잼만들재료가아무것도없다.

대장이좋아해서커피에넣어먹으려고가지고있는설탕봉지두개가

잼을만드는재료의전부였다.

주물럭거린무화과는끓일수록달작지근한냄새가솔솔났다.

가만두면눌어서잼이우습게될세라밤새몇시간을저으면서

졸였다.커피에넣는설탕작은두봉지만넣고도

원래무화과맛이아주달았기때문에대여섯시간만에결국은

조금반질반질하면서단맛이나는순수한무공해잼이되었다.

그냄새는나쁜냄새가아니었으므로호텔에도아무지장이없다.

한번도먹어보지못한순수한무화과잼으로슈코치안동굴에서

점심을먹으리라.

나는무화과한상자를다버릴번한걸먹을수있는걸로

만들었다는사실이정말기뻤다.

폰타나호텔의아침은정말거룩했다.

샐러드,치즈,요쿠르트,햄,과일…

그런고급한음식들이얼마든지널려있었다.

5성급호텔답게우리는값을대폭적으로깎고도대접받는기분이었다.

그런곳에서저녁과아침을맞아행복하게지낸폰타나호텔이좋아

내일다시와도되냐고했더니고개를절레절레..

남은방이없다는것이다.

이호텔은아마도오래오래기억에남을것이다.

맛있는빵과커피,그리고과일을조금쌌다.

동굴에가져가먹을것을미리준비할수있었다.

문제의무화과상자와무화과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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