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장례식

삼성병원장례식장으로들어가는길은매화꽃이자욱하게피어있었습니다.

3월30일,남편의사촌형님발인제를지내는날입니다.

남편의사촌형님이돌아가셨습니다.

무슨일에나먼저나서는남편은대장의용종7개를떼어내고그후유증으로

기력이쇠진해서장례식에도못간다고제가우리집의대표로갔습니다.

이런일에모든가족들이모이는법이지만이미남편의세대는남편처럼

자유롭게오고가지못하는노인이되어가나봅니다.

향년86세

고인은치열한삶을살으셨습니다.

동대문에서라라텍스양장지를팔아서살던시절.

수없이창고에재여있는그천이팔리지않으면이젠망하리라…

그런생각을매일하면서십여년의세월을고생한보람으로드디어성공하시고부자가되셨었지요.

최희준의노랫말에“인생은나그네길,빈손으로왔다가빈손으로가는것”

이란말이있듯이아무리열심히사셨어도아무리부자라도한번가야되는그길은,

누구나혼자서가야하는그길은,누구도벗어날수없습니다.


고인역시일년3개월을치매병동에서고생하시다가갑자기폐렴이겹쳐서한사흘앓고돌아가셨답니다.

그나마가장복된일은모든가족들이다임종을지켜보는가운데이세상을하직하셨답니다.

임종을지키기가쉽지않는시대인데고인은자신의임종을모든가족들이지켜보기를

원했었나봅니다.

부모의죽음앞에호상이라는말은존재하지않습니다.

백세에돌아가셨건2백세에돌아가셨건자식에게는슬픔이기때문에호상은없다고봅니다.

죽음은삶의끝막음이고누구도피하지못하고거부하지못하며

전신으로맞아들여야만하는,존재하지않음이기때문입니다.

어머니,아버지,여보라고불러도대답할수있는분이존재하지않다는것은

얼마나막막한슬픔인지경험한분은아실것입니다.

그러나죽음은새로운싹을트이기위한사그라짐(消)입니다.

천도도인도도사그라짐(消)과자라남(長)의순환인것입니다.

둥그런보름달이차차사그라져들다가그믐이되면거의없어지고

다시초승달로되살아나며,이것이돌고도는것(循環)과같습니다.

아들수명이,딸용숙이,그들의슬하에있는자녀들이훌륭하게자라고있고

그들이할아버지를추억하며건강한삶과정신력으로살아가게될힘을

지금돌아가신분이전하고가셨습니다.

순환의원리속에고인의자손들이있습니다.

‘할아버지고마워요.할아버지사랑해요.“

마지막가는길에귀에대고손자손녀들은할아버지에게인사를했다고합니다.

발인제를지내고스님의인도로모든참가한분들은잔을채우고삼배를하면서

고인을작별했습니다.


스님의구슬픈영가가락이가슴을에입니다.

고인의열심한삶이스님의영가가락에얹혀극락왕생할것이확신됩니다.

고인의건강한정신과건강한삶의자세는길이길이잊혀지지않을것입니다.

고인의마지막을사진에남겨형님의마지막날에참석하지못한

제남편과나의두아들에게보이려고이포스팅을합니다.


고인의자녀들에게도그날의기억이되면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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