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사랑말인가?
심양에서조양가는길
아득한지평선끝으로드넓게펼쳐있는
갈대밭으로가보게나
바람은그뽀오얀머릿결을쓰다듬고
붉은불덩이가고인늪으로빠져들어
갈밭은온통연분홍빛을띠고있었네
갈댓잎가락가락이묻어있는사랑의빛
그대,그리움말인가?
심양에서조양가는길
460Km,가도가도끝이없던길
하염없이일렁이는갈대밭으로가보게나
봄여름을길게견디어온겨운몸짓은
가을을향해더욱목이타고
끝간데없이치닫는영혼들은
가늘디가는몸매로일제히서서
이제막저무는해를보며안타까운눈길이었네
거기서서히드리워지는저녁햇살같은빛
그대,기다림말인가?
심양에서조양가는길
서걱이며흔들리는아련한갈대밭으로가보게나
어느왕조가스치고가고,
어느세월이흐르며가고
광개토대왕,장수왕도호령했을땅,
그흔적마저지우려는절망의땅에서
노오라니하아야니온벌판으로꼿꼿이서서
서서히말라가면서도끝내는진실로밝혀지는
희미한꿈같은빛,
은은한고구려역사같은빛
<소리울묵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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