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혼인식
BY ON 11. 29, 2015

참아름다운혼인식을다녀왔어요.
신랑은시외사촌동생의아들.신랑부모가혼인식을하는날
제가축시를읽었었다고신랑엄마가기억을하네요.

신랑가족이얼바인에가서어린나이에신랑이학교생활적응하느라
겨우한고비를넘기고첼로에재미를붙일때쯤
우리가미국국립공원56개를다돌아볼계획으로신랑집에서
하룻밤머문적이있었지요. 신랑의아빠가일러준국립공원회원권,트리폴에이회원권,그두가지의정보로 우리는3년에걸쳐미국국립공원56개,17만킬로미터를다돌아보는기나긴장정을끝낼수있었지요. 그때신랑엄마는여행나서는우리부부에게멸치볶음과밑반찬몇가지를만들어 길떠나는저희를따뜻하게배웅해주었습니다. 하룻밤머무는그날밤
아이였던신랑의첼로연주를들으며많이행복했었지요. 그아이가지금의신랑이라니감회가남다를밖에요.

​​ ​영국유학에서둘이만났다는군요.
서로바삐사느라고자세한이야길못들었네요. 그런데주례선생님이그상황을너무나명쾌하게하객들에게자세히알려주었습니다.만난과정이랑두신랑신부의약력소개까지… 부모님의상향과직업과성격파악까지..

이특별한주례선생님은신랑아버지의동창,기자출신이라고스스로소개하신분이셨습니다
아주논리적이고다정하고편안하게추상적이고이론적인단어의구사없이
양가부모가두팔두다리쭉펴고사셔도되게주례사가따뜻했어요.
부산해운대그랜드호텔
예식홀이꽉차게앉은하객들이큰소리로웃기도하고정겨운분위기. ​

신랑신부가주례사를듣고웃으니까지금처럼많이웃어라. 신랑신부에게미리만나서질문한내용도조목조목말해줍니다. 아이는얼마나낳기를희망하느냐? 무조건많이낳고싶습니다. 그대목에참으로대견한젊은이란생각을하게됩니다.

신랑은언제나신부의말에노라고말하고싶어도얘스라고말하면적어도오랜평화를유지할수있다. 신부는삶에서다툼이없을수는없지만승부를가리지말고어물쩍넘어가버려라그러면행복해질수있을것이다


그자리에와앉은모든하객들을숙연하게하는주례사입니다. 평범한내용속에진리가들어있었습니다. 예스라고말하기가쉬운일이아니었다고남편이말하네요. 저역시승부를가리지않고어물쩍넘어가지못한적이많았습니다. 반드시내가옳은것처럼생색을부렸었지요. 혼인생활에서새롭게깨닫는주례사였습니다. 저희혼인식에서이런주례사를들었더라면적어도조금더평화로울수있었을텐데…이신랑신부는참으로행운아들이란생각을합니다.

​ 주례사가끝나고양가부모님께인사를하는차례입니다. 자녀들이이순간부모님의마음을헤아릴수가있을까요? 영국으로유학모낼때와는다른심정이아닐까요? 특히신부부모는여태까지의부모와의환경이아닌,성경말씀대로 부모를떠나둘이한몸을이루며살게되었다고기쁘게생각하려애쓰시겠지만섭섭한마음은들게마련일겁니다. 제가딸이없는관계로깊은느낌은잘모르겠습니다만, 마침신부가저와성이같아서친정부모와포옹을하는순간제콧나루가괜시리찡하더군요.

​ 신랑부모도마찬가지일겁니다. 제가두번의혼사를치르며두아들을보내는날에느낀느낌또한홀가분해지만은않았으니까요. 무언가큰것을쥐고있다가놓아버린느낌. 허전하고시원하고분명어깨는가벼웠던것같습니다

친구의축가도청아한목소리로혼인식의분위기를더욱우아하게만들기에충분했습니다.신랑신부의행복을북돋워주는아름다운목소리.


신랑신부와양가부모입니다.신부아버지가양가부모를소개합니다. 신랑의할아버지,할머니도먼저소개를받으십니다.금탑산업훈장을타신분. 모든시험이란시험에한번도떨어져버린적이없는모범생할아버지는 내남편의롤모델입니다 그삼촌께서내남편을업고구슬치기를하셨다네요. 그삼촌의하나밖에없는누이의아들.내남편이었다니까요. 내남편도삼촌이장가가실때함을지고숙모집에간사람이라합니다.

그리고양가의온가족이사진을찍습니다. 모처럼만난가족들도있고자주만나는가족들도있을겁니다.

잠깐옷갈아입으러가는길에친구랑신랑이반갑게인사하는모습도보입니다.
오래된사람들이와서옛이야기를나누며서로의안부도물었습니다. 이런시대에사는건좀안타까운일이지만할수없는일입니다. 다음세대,또다음세대는점점핵가족화될테지만생각만은바르게가진신랑신부가든든합니다.

탁자를돌면서인사를나누고있는새부부에게많은축복을드리며잠깐인사를나누었습니다. "내가신랑엄마의형님인데신부랑성이같단다." 그와중에기억을할리가없을겁니다.


우리는접시에담긴맛있는음식을나누고수국송아리두어대를얻어기념으로가져왔습니다.

신부가살던부산의해운대를담아주고싶어서잠깐해운대바닷가로나갑니다.

해질녁의바다는늘그렇게제자리에서그윽한풍경을자아냅니다. 우리가사는남해한려해상공원과는또다른풍경입니다. 신부는늘이런풍경이그리울테지요. 조국은,부모님은,고향은,늘그리움의대상입니다. 그그리움이삶의에너지이고그리고마음의고향이고,추억의저장고이며 사랑의원동력이아니겠습니까? 그옛날그부모에게시한수읊어주었던것처럼 다음세대의이새로운부부에게도당부의시한수를읊어봅니다. 전해질수있을지는모르겠으나..

오늘은 해운대모래사장으로부는 초겨울바람도달콤한두분의혼인식날입니다. 사랑은그대가슴으로내가가는것 그대가슴으로내가사는것 한순간도그대생각을놓지않는것 그리고둘의사이에상큼한바람이불게두는것

새로운부부의탄생에축복을보냅니다. 언제나행복한느낌으로 사랑은행동으로실천하는것. 화해는미루지마시고오늘하는것. 설렘으로하루를마감하는것. 매일매일고운색실로사랑을수놓아보아요. 두분의혼인을축하합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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