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묵상집 발간
드디어 제주도 이시돌 피정 묵상집 한 권이 만들어집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이 일이 맡겨진 내 숙제러니 합니다.
이번엔 조금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갔던 이들이 나의 묵상집을 보면서 피정의 느낌을 다시 고스란이 되새기지 않을까?
설사 그분들이 다시 읽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나의 복습은 될 것 같아서 18페이지 짜리 책 한 권을 묶었습니다.
피정 때 노트에 긁적긁적 적거나 그렸던 것을 워드로 찍고 인쇄해서 프린트집에 갖다 주면 인쇄하고 제본하여 책을 만들어 줍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조금 번거롭긴 합니다. 전문 편집자도 아니니 한글 워드에서 그림을 넣거나 페이지에 맞게 사진을 넣는 일이 쉽진 않아서 피정 후 한 며칠 꼬빡 작업을 했습니다.
글자 포인트는 나이 드신 분들도 읽게 14 포인트로 했고 바탕체로 썼습니다.
​A4 용지에 인쇄했는데 너무 큰 듯 해서 가장자리를 조금 자르라고 했습니다.
피정을 간 집이 6집이고 이번엔 신부님과 수녀님께 한 권씩 드릴 예정이라 10권 만 만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환경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고  함께 공감한 일이 아닌 여행이라 관심 밖인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갔던 부부끼리 찍은 사진을 뽑아 달라고 하여 탁상 위에 얹어 두고 보라고 문방구에서 예쁜 액자도 맞추어 두었습니다.
피정 강의 중 지구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손수건 쓰기 운동을 숙제로 받았기에 집에 남아 도는 손수건 하나씩을 챙겼습니다.
수요일 밤 구역 반모임이 있으니 그 시간 안에 이 모든 선물과 묵상집을 만드려고 얼마나 바빴는지요,
나의 불면 행군은 피정을 가도 계속됩니다.
불면이 불편하다거나 삶에 지장을 주진 않습니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자위하기도 합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몇 자씩 적거나 그려진 것들이 나의 영혼의 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함께 자는 남편을 피해자로 만드는 겁니다.
그림을 그린다고 글을 쓴다고 부시럭거리니 참 문제이긴 하지요.
먼 여행지에선 사진가인 남편은 남보다 더 멀리 더 오래 사진을 찍는다고 피곤하기 때문에 잠을 푹 자야 하는데 옆에서 잠을 자지 않고 부시럭거리니 짜증을 많이 부립니다.
책을 만드는 일도, 아무도 읽지 않을 건데 왜 그딴 일을 사서 고생하느냐고 야단입니다.
그런데 제 자신도 아무렇게나 끄적인 걸 정리해 두지 않으면 공책 그 자체로 흐지부지 없어지고 개발새발
의식의 흐름대로 써 둔 글씨는 시간이 흐른 후에 읽으면 저도 무슨 글씨인지 잘 알 수가 없어서 말입니다.

4 Comments

  1. 초아

    2016년 3월 23일 at 6:37 오전

    사진이 안 보여요.
    다시 올려보셔요.

  2. 데레사

    2016년 3월 23일 at 8:33 오전

    사진이 모두 배꼽입니다.

    저도 불면증이 오래 되었지만 이제는 오면 자고 안 오면
    놀고… 이런식으로 하니까 생활에 지장은 없습니다.

  3. enjel02

    2016년 3월 23일 at 5:30 오후

    지금 시기에 딱 맞는 묵상 집 들고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앞으로 여기에서 좋은 글(소식)
    자주 볼 수 있기를 부탁합니다

  4. enjel02

    2016년 3월 23일 at 6:38 오후

    사진이 배꼽만 보입니다
    한 장씩 미디어 추가로 사이에 넣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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