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갔더니 친구가 보건소에 아토피 천식에 관한 강의가 있다고 합니다.
따라가자고 하도 조르기에 오후에 유화교실로 가기로 하고 갔습니다.
간밤에 손수건과 피정 묵상집 만든 것 갖다 주고 늦게 와서 피곤한데 내가 좋아하는 공예 수업도 있다길래 따라 갔습니다.
보건소 3층 강의실로 올라가는데 2층에서 치매 검사를 실시한다고 무료라고 하는군요.
잠깐이면 될거라고 가보자고 했습니다.
요즈음 일련의 일들이 너무 황당하여 걱정되기도 했었지요.
옛날에 남편이 서울에서 그 검사를 받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황당한 검사가 치매검사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적어도 뇌파 검사 정도는 해줄 줄 알았거든요.
오늘 며칠이냐? 나무 자동차 모자 단어 외우고 있으라 서너가지 물은 뒤에 다시 그 단어를 외워 보아라.
82 빼기 9는 얼마냐 거기서 다시 7을 빼어 보아라 거기서 다시 5를 빼어 보아라. 여기가 어디냐? 왜 왔느냐?
여기 몇층인 것 같으냐?
자존심이 확 상하려는 걸 참았습니다.
두개의 맞물린 마름모를 그려 보아라. 간장공장 공장징 따라 말해 보아라
약 서른개의 질문을 한 뒤 30 점 만점입니다. 아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ㅎㅎㅎ 치매 검사란게 정말 허무했습니다.
그런 걸 모를 정도라야 치매수준인가 봅니다.
아직도 전 상당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강의를 들은 뒤에 내프킨을 찢어 붙여 거울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시간에 두개도 만들었을 겁니다.
제가 손이 퍽 빠르거든요.
공부만 하라면 실증났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걸 만드느라고 사람들이 지루한 강의를 들으러 오더군요.
좋은 데 데려다 주고 치매 검사도 받게 해 준 친구가 많이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조금 황당했지만…
데레사
2016년 3월 25일 at 2:09 오전
치매검사가 참 간단하군요.
나는 건강검진 할때 혈액검사하면서 치매여부 검사한다고
돈 내라고 해서 한번 해본적은 있지만 보건소는 안 가봤어요.
기본적으로 산수를 못하는 사람은 점수가 잘 안 나오겠네요.
벤조
2016년 4월 2일 at 1:48 오전
저 검사대로라면 산수 못하는 10대, 20대 청년들 다 치매이겠네요.
저 빼기를 못한다구요? 네, 빼기 못하는 청년들 많이 봤어요.ㅎㅎ
아무튼 만점이시라니 약 안잡숴서 다행.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