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클럽의 예쁜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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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돌아오니 섬세한 손길이 오가지 않았는 데도 그동안 비가 자주 왔다고 하더니
꽃들이 만발입니다.
오늘 바다는 해무가 끼어 작은 섬이 꿈꾸듯 몽롱히 바다에 떠 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데를 두고 어디를 쏘다니냐는 나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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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 피면 다시 지겠지만 피고 지고 하는 사이에 벌들에게 꿀도 주고 예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기쁨도 주니 얼마나 유익한 꽃이겠습니까?
손님이 주고 가신 불루베리도 너무나 튼실하게 열매를 맺고 있네요.
언덕 위에 달린 앵두는 잘 따지지가 않습니다.
다리 아픈 제가 기어 올라가지를 못하니 발갛게 꽃처럼 달렸다가 새들의 먹이가 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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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온 선인장 꽃도 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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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보물 금송화 가을이 다 가도록 피고지고 노랑꽃을 천지 만지에 피웁니다.
뱀도 모기도 오지 않게 하는 냄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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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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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열포기 오늘 아침 멋진 아침 반찬, 상추도 엉덩짝 만큼 심었는데도 손님과
나눠 먹어도 될 만큼.  쑷갓꽃 노랑꽃은 나물로도 못먹고 꽃만 피웠네요.
아까운 머위는, 고사리들은 그리고 아스파라가스는 제가 무슨 소나무라고
키를 솟구치며 하늘로 향하여 자랐습니다. 먹을 수도 없이.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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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날 클리브랜드 대학 교수님이시던 두달애 모임의 이교수님이 전화를 했어요.

​꽃밭때문에 숨이 막힐 번 했다면서 ‘대단​해, 대딘헤’를 연발하십니다.
파미르고원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말했는데 여행은 그런 데를 다녀야 한다면서…
무얼 보러 그런 얄궂은 데를 가냐고 핀잔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어젯밤은 토요일이라도 객실이 다 차지 않네요.
저를 봐 주시나 봅니다. 너무 힘들면 안된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오늘도 홍합죽을 끓여 놓고 조식 서비스를 합니다.
한련화 한 잎 얹은 깜찍한 부침개로 여행자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바라면서..
 
아라클럽의 뜨락 예쁘지요?
오늘 은쟁반도 닦아 놓았는데, 모시수건을 깔아드릴게요.
내가 바라는 손님은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깔아 드립니다.
내고향 칠월,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다가오네요. ​

1 Comment

  1. 데레사

    2016년 6월 13일 at 8:03 오전

    은쟁반에 하얀 모시수건을 깔아서 대접받고 싶은데요. ㅎ
    이제 허리 수술 하고 걷는게 자유로워지면 꼭 한번
    아라클럽을 가야겠습니다.
    늘 별르기만 하고 그쪽으로는 안가서 아쉽습니다.

    꽃 가꾸느라 애 많이 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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