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파미르 촐폰 아타의 암각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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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촐폰 아타
이시쿨 호수 주변의 가장 번창한 관광 도시 “샛별의 아버지”이란 뜻이란다.
중앙아시아 최고의 휴양지이다.
이곳에 빙하가 쏟아져 내려온 흔적의 노천 암각화 박물관이 있었다.
이름하여 페트로글리프스 (Petroglyps). 놀기에 바쁜 보통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곳이다.
키르기즈스탄의 페트로글리프는 약 기원전 8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 규모지만 정착민이 아닌 유목민의 고대 생활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호수를 유람하고 난 뒤에 처참하게 흘러내린
돌무더기 속에서 표지판이 붙어 있는 암각화들을 보았다.
고대인의 생활상, 신앙 형태를 보여주는 2천여 개의 암각화 중 태반(약 90%)은
아이벡스라 불리는 야생 염소와 아르갈이라는 이름의 야생 양을 그린 것이다.
이 일대가 수렵과 유목의 현장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개중에는 붉은 사슴도 있고, 씩씩한 말도 그려져 있다.
사실적이고 예술적이며 규모가 크다는 것으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은 곳.
천산 산맥의 눈 표범, 사슴, 사냥꾼들이 묘사된 그림이 돋보인다.

암각화(묵상시) 하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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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은 이 동네엔 살지 않는 짐승이고
활을 쏘고 말을 타는 기마민족 동이족
돌 속에 남은 그림이 옛이야기 해 주네요

모든 바위들은 이시쿨을 흠모하다
닿지도 못할 곳에 둥근 정을 펼쳐놓고
들판에 역사와 함께 질펀하게 누웠네요

오늘은 느릿느릿 풀을 뜯는 황소랑
누군가 눈뜬 이들 다시 보는 돌그림에
하이얀 천산산맥과 이시쿨 푸른 호수

이시쿨 호수를 보는 일정이 끝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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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호수에서 난다는 물고기를 말려서 거리에서 팔고 있다.
바이칼 호수의 오물 생각이 났다.
호기심으로 샀다가 다른 분에게 다 주고 말았던 생선.
아시아의 스위스라는 키르키스탄의 풍경은 가는 곳곳이 자연이 살아 숨쉬고
물이 흐르고 녹색이 들판을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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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나눠주는데 늦게 온 키르인들이 하도 조르니까 할 수 없이
하느님이 숨겨둔 별장이라도 내어 주었다는 멋진 땅, 키르키스탄.

키르키스탄에서 두 번째 큰 송쿨 호수의 별을 보여주지 못해서 벤죠님은 안타까워한다.
별이라면 이집트 백사막의 천만 별들의 호텔도 보았고,
미국 그랜드 캐년의 감자만한 별도 보았는데
또 다시 멋진 별을 볼 기회가 오게 되겠지.
아직은 살아 있을 날이 남아 있으니….
더 멋진 이시쿨 호수를 보았는데 나는 모든 것이 다 내복이다.
복 많은 것도 죄냐고 외치고 싶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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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여행을 도와준 가이드 졸도시.
그를 만난 것도 행운 중의 행운이다.
벤죠님은 지난 번 여행 때는 한국말을 한 마디도 못하는 가이드랑
이시쿨 호수를 보았는데 답답해서 혼났다고 한다.
졸도시는 키리키스탄 사람 중, 아니 세계인들 중 한국말을 가장 잘 구사하는 사람이다.
그는 한국 KBS 방송국에서 여는 한국어 구사능력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상금 천만 원을 받은 청년이다. 너무나 가난하여 교회에 다니다가 영어를 배우게 되었고 한국인 선교사가 주는 학자금으로 대학을 나온 청년이다.
그의 성공은 형님과 아우 여동생의 직업을 도와주면서 집안을 일으켰고
자기의 고향 청년들을 정신무장 시켰고 그리고 아마도
미래의 키르키스탄을 이끌고 가게 될 것 같다.

그는 요즈음도 하루에 한국 신문 서너 가지를 읽고 한국 방송을 보고
그리고 한국의 신정보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그가 쓰는 한국어는 글 꽤나 쓴다고 자부하는 내가 쓰는 언어보다도 어쩌면 더 고급 한국어를 구사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가?
그의 태도는 신중했고, 예의발랐으며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식사가 매끼니 좀 부실하지 않았나 생각했는데도
불평의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그는 특별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청년이었다.

너무 일이 바쁜 것은 가정생활이 불안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충고에는
부인도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대사관에 취직할 것이며 하루에 몇 번씩
자신의 행적에 관하여 부인과 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중요행사의 통역을 맡기도 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를 만난 것은 행운 중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오후 다섯 시 쯤 비쉬캑에 닿았다.
아리랑 식당에서 파미르로 함께 동행할 박 선생 부부를 만나게 된다.
근 열흘을 함께 할 분들이니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변죠님 댁으로 가서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나누고 내일 떠나야 할 여정이 멀고 험하기에 일찍 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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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데러ㆍ사

    2016년 6월 26일 at 1:01 오후

    좋은 가이드 만나는것도 복입니다.
    멀고 먼곳 잘다녀 오셨네요. 여행기 읽으며
    네분의 모습 그려 봅니다. 천선생님은 뵌적
    업시만 뵌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항상 건강하셔요.

  2. 데레사

    2016년 6월 26일 at 1:03 오후

    모바일로 댓글을 달았드니 이름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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