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보구 답답합니다[어느시어머님니야기]


    ☆어느시어머니의고백☆

    얼마전뉴스를듣는데
    90살노부부가치매에걸려서
    동반자살을했다는기사를들었습니다.

    지금내나이보다30여년을더사시면서
    얼마나힘들고고달펐겠는가싶더군요.

    저는얼마전까지는그래도
    하루하루사는기대를가졌었답니다…

    차마제주위에아는사람들에겐
    부끄러워말할수없었던한달여동안의
    내가슴속멍을털어보고자
    이렇게어렵게글을적어봅니다.

    내하나밖에없는외아들고등학교때
    남편을잃고혼자몸으로대학보내고
    집장만해서장가를보냈죠.
    이만큼이부모로써할역할이라고생각했습니다.

    이제아들놈장가보내놓았으니
    효도한번받아보자싶은욕심에
    아들놈내외를끼고살고있습니다.

    집장만따로해줄형편이안되어
    내명의로있던집을
    아들명의로바꿔놓고는함께살고있지요.

    남편먼저세상떠난후아들대학까지
    공부가르치느라공장일이며때밀이며파출부며.
    안해본일이없이고생을해서인지
    몸이성한데가없어도어쩐지아들내외한테는
    쉽게어디아프다란말하기가
    왜그렇게눈치가보이는지…..

    무릎관절이안좋아서매번며느리한테
    병원비타서병원다니는내신세가
    왜그렇게한스럽던지…..

    참,모든시어머니들이이렇게
    며느리랑함께살면서눈치보면서
    알게모르게병들고있을겁니다.

    어디식당에일이라도다니고싶어도
    다리가아파서서서일을할수가없으니
    아들한테짐만된거같은생각마져듭니다.

    며느리가용돈을처음엔꼬박잘챙겨주더니
    이년전다리가아파서병원을다니면서부터는
    제병원비탓인지용돈도뜸해지더라구요,

    그래도아따금씩아들놈이지용돈쪼개서
    꼬깃꼬깃주는그만원짜리서너장에
    내가아들놈은잘키웠지하며
    스스로를달래며살았지요.

    그런데이따금씩만나는
    초등학교친구들한테밥한끼사주지못하고
    얻어만먹는게너무미안해서
    용돈을조금씩모았는데

    간혹며느리한테미안해서
    병원비달라소리못할때마다그모아둔용돈
    다들어쓰고또빈털털이가되더라구요,

    그래서정말친구들한테맘먹고
    밥한번사야겠단생각에
    아들놈퇴근길목을지키고서있다가

    "야야,용돈좀다오.
    엄마친구들한테매번밥얻어먹기미안해서
    조만간밥한끼꼭좀사야안되겠나."

    어렵게말을꺼냈더니만아들놈하는말이
    "엄마,집사람한테이야기할께요."
    그러곤들어가지뭐예요.

    내가괜히말을꺼냈는가싶기도하고
    며느리눈치볼일이또까마득했어요.

    그렇게아들놈한테용돈이야길한지
    일주일이넘도록아무런답이없길래
    직접며느리한테

    "아가야,내용돈쫌만다오.
    친구들한테하도밥을얻어먹었더니
    미안해서밥한끼살라한다."했더니

    며느리아무표정도없이
    4만원을챙겨들고와서는내밀더라구요.

    4만원가지고는15명이나되는모임친구들
    5000원짜리국밥한그릇도못먹이겠다싶어서
    다음날또며느리를붙들고
    용돈좀다오했더니2만원을챙겨주었어요.

    그렇게세차례나용돈이야길꺼내서
    받은돈이채10만원이안되었지요.

    그래서어차피내가밥사긴틀렸다싶어서
    괜한짓을했나후회도되고

    가만생각해보니깐
    괜히돈을달랬나싶어지길래
    며느리한테세번에거쳐받은
    10만원안되는돈을들고며느리방으로가서
    화장대서랍에돈을넣어뒀지요.

    그런데그서랍속에
    며느리가계부가있더라구요.

    난그냥우리며느리가
    알뜰살뜰가계부도다쓰는구나싶은생각에
    가계부를열어읽어나가기시작을했는데.

    그순간이지금까지
    평생후회할순간이될줄은몰랐습니다글쎄,
    9월14일왠수40000원
    9월15일왠수20000원
    9월17일또왠수20000원

    처음엔이글이뭔가한참을들여다봤는데
    날짜며금액이내가며느리한테
    용돈을달래서받아간걸적어둔거였어요.

    나는그순간하늘이노랗고
    숨이탁막혀서자리에주저앉아
    한참을남편생각에..

    아니,인생헛살았구나
    싶은생각에아무것도할수가없었어요.

    한참을멍하니있다가
    들고들어갔던돈을다시집어들고나와서
    이걸아들한테이야기해야하나
    말아야하는가생각을했는데
    차마말을할수가없었습니다.

    왜냐하면내가이이야길하면
    난다시는며느리랑아들얼굴을보고
    함께한집에서살수가없을거같았으니까요.

    그런생각에더비참해지더라구요
    그렇게한달전내가슴속에
    멍이들어한10년은더늙은듯하네요.

    얼마전들은그90대노부부의
    기사를듣고나니깐
    그노부부의심정이이해가가더군요.

    아마도자식들짐덜어주고자
    자살을선택하지않았나싶어요.

    며느리랑아들한테평생의
    짐이된단생각이들때면
    가끔더추해지기전에죽어야할텐데
    싶은생각이들더라구요.

    그래도이제곧손자녀석도태어날텐데
    자꾸그때그며느리의가계부한마디때문에
    이렇게멍들어서더늙어가면안되지싶은생각에

    오늘도수십번도더마음을달래며고치며
    그가계부의왠수란두글자를잊어보려합니다.

    차라리우리며느리가
    이방송을들었으면참좋겠습니다.

    이젠자식뒷바라지에다늙고
    몸어디성한데도없고일거리도없이
    이렇게하루하루를무의미하게지내는일이
    얼마나힘든일과인지모르시죠?

    이세상부모로서꼭전하고싶은말이있습니다.
    세상에서자식한테받는소외감은
    사는의미뿐만아니라
    지금껏살아왔던의미까지도무의미해진다라고
    말입니다.

    이제라도이렇게방송을통해서
    가슴아팠던심정을털어놓았느니

    며느리눈치안보고곧태어날
    손주녀석만생각하렵니다.

    요즘은내가혹시치매에
    걸리지나않을까싶은두려움에
    책도읽고인터넷고스톱도치면서
    그렇게열심히살고있습니다.

    -이글은MBC라디오여성시대에서스크랩한글입니다.

더보고싶으면해적선~클릭!!!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