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오후6시29분.경찰이112신고를접수했다.“서울중구주교동방산시장입니다.
이튿날아침에서야경찰은가까스로큰딸(50)과연락이닿았다.
다시작은아들(53)에게연락을취하자그는“여동생을불렀다니난안가겠다”고말했다.
결국경찰관3명이집까지찾아가아들을임의동행해온끝에아들부부와딸부부가경찰서에모였다.
할머니는20여년전남편과사별하고병으로큰아들마저잃은뒤딸둘과작은아들의집을전전해왔다.
정정한편에정신이맑았던그였지만자식들은늙은어머니를서로모셔가라며책임을떠넘겼다.3년전부터는다툼이더욱심해졌다.
급기야12일,지난해11월부터노모를부양해온큰딸은이날오후3시40분경노모의옷가지를챙겨들고방산시장에있는작은오빠의가게로찾아가노모를맡겼다.
그러나10분도지나지않아작은아들부부는노모를다시여동생의가게로되돌려보냈다.
재단사인작은아들의가게는역시재단사인큰딸가게와50m떨어져있다.
여동생은다시노모를데리고오빠를찾아가“어떻게이럴수있느냐”고따졌다.
견디다못한노모가작은아들의가게를나와바깥을떠돌던중
갈곳을잃고경비실앞에쪼그리고앉아있던노모를이날오후경비원이경찰서로보낸것이다.
이들남매는세련된옷차림에손가락엔번쩍이는보석반지를끼고있었고,
경찰에서이들은“서로가모셔갔을거라고생각하고집에간것이지어머니를버린게아니다”고해명했다.또뒤늦게서로“어머니를모셔가겠다”고주장하기도했다.
그러나경찰은작은아들과큰딸부부4명을존속유기혐의로불구속입건했다.
13일오후5시경경찰조사는끝났다.하지만이들은마지막까지도서로에게“어머니좀잘모셔라”며욕설과함께목소리를높였다.
작은아들의아내는시누이에게“유산을나눌때는아들딸구별이없더니어머니는왜아들보고모시라고하느냐”고언성을높이기도했다.이들이어떤유산을얼마나받았는지는확인되지않았다.
노모는경찰서의자에앉아이모든상황을말없이지켜봤다.
다가간기자에게그는“내가오래산게죄지애들은아무죄없다”고말했다.
“버리다니.자들은내보고이래가라저래가라안했심더.
할머니는쇼핑백속에들어있던요구르트를손에쥐고달게마셨다.
임우선기자imsun@donga.com
우리부모님은막노동을하셨다고한다.
일하는도중철근에깔리신어머니를구하시려다아버지는사망하고
집에들어가도어머니는아무말씀없으시다.난어머니에게한마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