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성에 갇힌 사람들

황금의 성에 갇힌 사람들

-안 재만 기자의‘한국의 나쁜 부자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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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범죄가 많은 도시는 뉴욕, L.A., 그리고 Houston을 꼽을 수 있다. 그중 뉴욕에서 제일의 우범지대는 ‘Wall street’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한국의 여의도도 그에 버금가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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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로스차일드가를 보면 거대한 부는 결국 전쟁의 와중에서 피와 업을 묻혀가면서 성장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초기 이들의 자본 축적 과정을 보면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열쇠인물’에게 ‘생활규칙’에 따라 뇌물을 제공하는 형태로 자신들의 부를 보호해 왔고 또한 지금은 많은 부분이 법으로 금지된 밀수나 주가조작 형태의 불법을 통해서 부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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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안 재만 기자의‘한국의 나쁜 부자들’을 읽으면서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범죄에 가까운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한번 정직한 노동과 노력으로 얻은 재화의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돌아볼 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사행심과 탐욕이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구렁텅이로 가는 길목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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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들은 시사성과 현장감이 넘치는 취재 기사들로 가득한데 책의 처음 시작되는 부분의, 조폭이 호텔 지하에 룸살롱을 하겠다고 접근해서 건축주가 계약위반으로 패소한 사건이나 계약 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고 편의점을 시작해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편의점 주인의 모습을 보며 한국의 경제 신화의 그늘에 가려 사라져 가는 약자들의 서글픈 모습들에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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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등쳐 먹는 작전꾼의 세계’에서 “개인 투자자는 도저히 정보력 자금력 때문에 작전세력을 이길 수 없다. 기업의 가장 속살 같은 정보가 떠도는 곳이 명동 사채시장이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약 8년 정도 투자해 오고 있는 한 바이오회사를 생각해보면 정말로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지난한 일이며 그래도 가장 승산이 높은 방법은 회사를 충분한 기간 동안 관찰하고 살핀 후에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때 4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적도 있지만 아직까지 그냥 관망만 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다시 회사를 선택하고 투자하는 초기의 위험을 굳이 다시 맞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차라리 수익 상태인 지금의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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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연예기획사가 먹고 사는 비결’에서 “연예기획사 대표라는 B씨는 초면에 이렇게 이야기 했다. ‘데뷔 중인 걸 그룹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스폰서(후원자)를 필요로 해요. 혹시 생각이 있으십니까?’ ”라는 구절이 있다. 그야말로 ‘성’이 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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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나 ‘이마트에서 사용하는 법인 카드’를 보면 과연 그렇게 살아서 진정한 즐거움이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돈이 삶의 수단이 아니라 삶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도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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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시골에서 고교까지 나온 후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시골 출신인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아마도 도시에서 냉대와 소외도 조금은 겪었으리라. 화려한 번화가의 불빛 속을 거닐다 보면 ‘시골 쥐와 도시 쥐’ 이야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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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태어난 1980년, 나는 한국과 일본, 미국을 드나드는 정기화물선에서 기관사로 근무하면서 때때로 상륙해서 마주친 미국의 모습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그 격차는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미국 서부 콜롬비아 강가의 조그만 도시의 마트에 가면 한국에서 만든 농구화가 1불에 팔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의 우리들이, 바로 공단 지역에서 만나는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처지가 아니었을까? 짐작이 된다. 그러한 격차가 불과 30년 사이에 외형적으로는 거의 사라진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한국의 경제는 고도의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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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기업주나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 고치고 개선해야할 점도 많은 것 같다. 2005년쯤 특허 출원을 하자 벤처회사를 만들자고 누군가 찾아와서는 ‘자기 돈으로 사업하면 바보’라는 말을 듣고 황당했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도 모 대기업에서 사원의 특허 개발에 대하여 제대로 보상을 하지 않아 소송까지 간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연구와 개발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에 어떻게 사원이 최선을 다할 수가 있으며 제대로 연구개발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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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배려 대상인 대기업 아드님 ’에 관한 글을 보면 아직도 한국에서는 판단을 잘못한 부모가 아이들의 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커서 다시 석⦁박사 학위도 엉터리로 취득할 확률이 높게 된다. 아이는 혹독한 학습과정을 거쳐 자아를 실현하고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애초에 박탈당하고 평생 어설픈 바보로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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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지 않으려면 법원을 두려워 마라’라는 글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법원이나 소송에 얽히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시간이 걸리고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확실하게 판결을 받아두어야 비로소 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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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쁜 부자로 산다는 것은 번잡하고 불안해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기에는 마땅치 못한 것 같다.

말미에 저자의 주장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모두에게 행복한 삶이다. 발 뻗고 편하게 잠들 수 없다면 진정한 의미의 부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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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금의 경제활동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다양한 부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사회생활에서 맞닥뜨리게 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사전에 검토해볼 수 있는 좋은 경제 안내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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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