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글 보관함: Pine Island (松島)

햇살이 눈부신 이른 봄입니다.

햇살이 눈부신 이른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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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산의 남쪽 끝, 암남반도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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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하얀 모래가 아름다운 송도 바다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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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직장과 집이 있으며 제가 늘 다니는 산책로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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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초입에 들면

멀리 해운대의 마리시티와 부산항대교 용두산 공원 그리고 남항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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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의 2월은 떠나보내고 맞이하는 행사가 많답니다.

어제는 아침에 동문이 후배들을 위해 마련해준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고

오후에는 시내 병원의 연구심사와 저녁에 있을 사은회로 때문에

오랜만에 낮 시간에 산책로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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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는 솔향기와 흙 내음이 가득했으나

아직 봄을 찍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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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뿌리와 줄기에는 더 많은 자양분과 수분을 가득 머금고

움이 트는 가지 끝에는 벌써 분홍빛의 강렬함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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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곳을 거닐다 보면 사소한 변화에도 곧 눈이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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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그저 평범하나 한적한 이곳에는

젊은 시절, 고뇌와 번민의 발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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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다리는 것을 가르쳐 주던 100년이 넘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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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길을 잘못 들거나 호기심에 숲길을 찾던 Vancouver나 LA에서

왔다던 외국인 여인들이 있었고,

인근 감천항에서 올라온 러시아 선원들이 지나 다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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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그 소나무는 간벌작업의 대상이 되어

이제는 그루터기만 남았지만

언제나 내 마음 속에는 그 소나무가 살아 있어서

그곳을 지날 때마다 아직도 ‘너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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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는 저녁이면 산등성이 위로 남중하는 오리온자리를 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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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산에서 바라보는 을숙도와 가덕도 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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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제도의 모습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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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하루의 끝자락을 넉넉함으로 꾸며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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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사은회 모임에서 만난

졸업생들은 이제 의료의 길에 입문을 해서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것이고

학생 때 담임교수를 하셨던 노교수님은

8월에 정년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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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든 인연들이 모여서 이곳 송도에서의 약 30년 가까운 세월들이 엮어져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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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18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인어공주 이야기

20150202_083436_19717543b534d4d19f51b5035d2562c3인어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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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바닷가에 인룡공주가 나타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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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바닷가에 내려가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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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기사에서 본 인룡공주를 보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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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동백섬에서 찍은 인어공주가 떠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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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199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만났던 인어공주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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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정도 자료를 찾다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인어공주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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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여름 그리스 아테네 근교 포세이돈 신전이 있는 수니온 곶에 만났던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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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찾아가면서 만났던 그리이스의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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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산토리니 섬에서 만났던 석양의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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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호주 프레이즈 섬에서 만났던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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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케이프타운, 캠스 베이에서 만났던 네덜란드에서 온 인어공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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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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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3318바닷가에서

 

정박등이명멸하는외항선을보면

언제나내가슴은뛰었네

비개인들판에서무지개를만났을때처럼.

수평선 너머 아득한 꿈을 찾아

오랜 항해를 마치고

이제 다시 돌아와

바닷가에서 그리운 모습들을 만나면

지난날 형형색색의 추억들이

요정들 처럼 오롯이 하나 둘씩 떠올라

다시 무지개를 쌓아올리네.

 

 

 

 

 

 

TIME –DISTANCE

TIMEDISTANCE.

 

성은 시공간과 무의식을 넘어설 수 있는 통로이다.

육신의 완전한 휴식에 의해

마치 꿈처럼

영혼은 의식에 의해 왜곡되지않은본성을드러낸다.

 

감각이 완전히 연소된 그 허무의 자리에

비로소 완전한 고요가 찾아들고

그것이 비록 찰나이지만

깨달음의 편린을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휴식과 깨달음에 대하여 명상하라.

관념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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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중국의 모습

작금의 중국의 모습

-‘후진타오 이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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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송이의 장미 꽃망울로 시작된 5월은 격일로 매일 4시간씩 계속되는 약리학 강의와 연구비 심사, 연구 윤리 심사, 학술대회, 교수 연수회 등으로 경황없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뜰에는 난만한 장미와 새로 핀 수선화의 노오란 빛깔이 아름답고 뒷산에는 아카시아의 향기가 저녁 노을 속에 눈발처럼 흩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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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받은 반공 교육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여행을 좋아해서 젊은 시절 정말로 종횡으로 많이도 다녔지만 중국에 발을 디딘지는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2003년 가을 학기에 한국해양대학교의 실습선 ‘한나라’호의 선의(Ship’s Doctor)로 한 달간 동승을 하면서 입항했던 샤먼(廈門)이 처음으로 가본 중국의 여행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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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2004년 겨울에는 약 2주 동안 운남성의 쿤밍, 대리, 리짱을 여행한 적이 있으며 그리고 정말 오지 중에 오지인 양쯔강의 최상류에 속하는 금사강(金沙江)이 흐르는 봉과(奉科)라는 곳에서 의료지원 팀의 일원으로 3일 동안 머무른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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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 2006년 북경에서 세계약리학회가 열려서 다시 2주 정도 북경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후에도 상해를 두 번 더 방문한 적이 있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한마디로 감상을 적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복합적인 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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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제목이 좋아서 사 모은 책 중에 펄 S. 벅이 쓴 ‘어머니’라는 책이 아직도 이층 서재의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데 배경은 흙먼지가 사시사철 날리는 황하의 어느 시골이었다. 아이는 자주 씻지를 못해서 안질을 항상 눈에 달고 다녔다. 또 하나 중국에 대한 상념이 머무는 자리에 외항선 해기사로 근무할 당시에 보았던 1910년경의 중국이 배경이 되었던 ‘sand pebbles’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그 이후 비교적 최근에 보았던 ‘마지막 황제’에서도 중국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받고 있는데 무엇인가 쉽게 접근하기가 꺼려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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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이야기’를 읽으면서 2004년 발간된 션판(沈凡)이 쓴 자전적인 기록인 ‘홍위병’과 많은 장면들이 서로 섞이는 것을 느낀다. 타도의 대상이 되면 죽여서 내장을 꺼내 잘라서 한 조각씩 기름에 튀겨 먹는 군중들의 광기를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러한 광기의 시대를 인내와 자중으로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에 많은 감명을 받게 된다. 대약진운동 때의 중국의 기근과 관련된 일화 하나가 떠오른다. 먹을 것이 모자라게 되자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 굶어 죽으면서 자신의 시신을 아이들에게 먹이라고 유언을 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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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아버지도 자신의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을 공산당에 바치면서 서운한 내색 한번 하지 못한다. 그리고 후진타오 자신도 상처받은 영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마도 그 시대의 중국의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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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훌륭한 인품의 지도자이지만 1989년 라싸의 독립요구를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은 이해는 가지만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북경의 천안문 광장을 거닐어 본 적이 있지만 나는 등소평이 “20만 명을 죽여 20년을 안정시키자.”고 한 말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인명 경시 풍조는 아직도 중국의 역사에 연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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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1900년대 이후의 중국의 현대사를 개괄하는데 매우 유익하며 저자는 매우 객관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고 있어서 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고 보다 인내하고 자신의 내실을 기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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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7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철없는 우리들은 모두 부끄럽다.

철없는 우리들은 모두 부끄럽다.

– ‘불멸’ 소설 안중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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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1일 가족들과 함께 상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과 지금은 로신(魯迅)공원으로 개칭된 홍구(虹口)공원을 둘러 본적이 있다. 보경리(普慶里) 다세대 주택의 한모퉁이의 남루한 3층 건물의 비좁은 임시정부 청사 유적과 로신공원의 매정(梅亭)내의 기념관에서 윤봉길(尹奉吉) 의사의 총살형이 집행된 모습을 보면서 여행의 즐거움보다는 선열들의 조국 독립을 위한 헌신과 희생에 숙연해지며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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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을 가 보지는 못했지만 안중근(安重根)의사의 의거 또한 홍구공원에서 1932년 4월 29일 일본의 상해사변 전승 축하식장에 폭탄을 투척한 매헌 윤봉길(梅軒 尹奉吉) 의사의 의거와 다르지 않았으리라고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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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해외여행이 자율화 되면서 빈번한 왕래로 외국에서 태극기를 보아도 별다른 감회를 느끼지 못하는지는 모르겠지만 1980년대 초에 외국의 항구에서 태극기가 꽂힌 배들을 보면 한참을 서서 바라보면서 가슴 뭉클한 감격에 젖었던 때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그때는 내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도 대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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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생각을 해보지만 현재 한국의 난맥상을 보면 1970년대 가족계획의 영향으로 한집의 자녀수가 하나 또는 둘이 되면서 그리고 산업화와 핵가족 중심의 사회가 되면서 국가나 가족 모두의 안위나 이익보다는 개인 중심의 사고가 너무 팽배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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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이익집단의 이기주의를 해괴한 논리로 포장해서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국가의 안보를 해치는 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것을 보면 우리 모두 너무 철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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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나 서인도 제도 그리고 남미 대륙의 개도국을 돌아보면 사회와 국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그 혼란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의 고통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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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에 대하여서는 배에 일곱 개의 점이 있어서 어릴 때 아명이 ‘응칠’이였고 하얼빈에서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저격했다는 정도 밖에 알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문열 선생님의 ‘불멸’을 읽고 국사시간에 건성으로 외었던 구한말의 동학혁명, 갑오경장, 을미사변, 아관파천, 청일전쟁, 러일전쟁, 을사늑약, 한일합방의 과정 그리고 구한말의 천주교 전래와 의병 활동에 대하여 비교적 사실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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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한말의 무능한 왕정체제와 외세의 유린 속에서도 지방 향리들의 백성들에 대한 가렴주구와 국가나 민족의 안위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위하여 나라와 양심를 팔아먹는 일부 지식인과 정치 모리배들의 몰염치함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또한 안 의사의 러시아와 간도지역에서의 풍찬노숙의 고통 속에서도 분연히 일어나 적국의 침략 원흉을 처단하기 위하여 일신과 가족의 미래까지 초개 같이 버리는 모습을 거울삼아서 우리들은 모두 깊이 반성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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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에서는 피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외국에 머물러 보면 조국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중요하며 국가의 위상이 바로 그 개인의 위상이라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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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십여 년간 해괴한 정치 논리를 앞세워서 개인의 영달과 안위를 위하여 국가와 국민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도탄에 빠지게 했던 세력들이 안중근의사에 대한 글들을 읽고 다시 한번 자신의 과오와 옹졸함을 되돌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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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의 말처럼 ‘그 누구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세치 혀로 자신의 야욕과 치부를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우리 모두 진정으로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반성하고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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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5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중심을 잃지 않은 방황은 항상 삶을 풍요롭게 한다.

중심을 잃지 않은 방황은 항상 삶을 풍요롭게 한다.

– ‘너의 이름보다는 꿈을 남겨라’의 이병철 회장 전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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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아닌 것이 없으므로 저의 꿈 이야기를 조금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3월 18,19일 양일간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주최로 ‘2010 생명의학연구윤리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오랜만에 대구에 와서 학회일정과 금호강 주변의 경관과 예술품들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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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에 도청에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서 지난 2년 동안 문제가 되고 있는 시골의 도시개발계획에 강제 수용될 위기에 처한 농지 문제를 논의하였다. 그간의 서류와 내용증명 그리고 답신을 훑어보던 친구는 모든 의견의 표시는 서류로 하고 전결사항은 직접 책임자와 면담신청을 해야 하며 단체로 모여서 의사전달을 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직접 도청의 담당과에 전화를 해서 면담을 주선해준 친구에게 사의를 표하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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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6학년인 딸의 부산 사하구 영재교육원 입학식이 있어서 낙동초등학교에 가는 차안에서 배달된 책을 펼쳤다. 고교 시절부터 누구보다도 오랜 방황과 많은 좌절을 겪어 보았던 나는 책을 읽어 갈수록 깊은 감동과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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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새벽에 자료를 첨부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 신청을 한 후에 시골의 시장님과 면담 신청을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비서실의 안내로 도시과에서 면담을 하였다. 30분 이상 그간의 서류를 놓고 따져서 결국 시청에서 도지사의 조합 승인 신청 시에 올려야 할 토지소유자들의 반대의견이 묵살되었다는 것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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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이전에 시에서 재정이 없다고 해서 77평의 땅을 1,600만원에 도로 부지로 쓰라고 시에 매도하니까 세무서에서 ‘왜 엉터리로 매매 계약을 하였냐?’고 다그치길래 ‘시에 재정이 없어서 그랬다.’니까 ‘좋은 일 하셨다고 돌아가시라.’고 한 적이 있다.” 당신들은 주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시의회의장이라는 사람이 도시개발조합장을 겸임하면서 ‘정관’을 의결정족수도 되지 않는 것으로 허위로 통과시켜 놓고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하느라고 평생 농사만 짓고 있는 촌부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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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도시계획과와 변호사사무실을 들러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차안에서 지난 수백 년 동안 백성들의 재산을 수탈하고 그들의 삶을 도탄에 빠지게 한 탐관오리와 토착향리들의 횡포와 횡행은 아직까지도 연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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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을 구구하게 한 이유는 책을 읽어 가면서 나는 호암 선생의 고뇌와 좌절 그리고 배신감에 대한 분노를 마치 내 일처럼 느낄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깊은 위로와 희망을 맛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한국의 발전에 호암 선생의 희생과 기여가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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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삼성에 대하여 겪은 두 가지의 인상적인 경험이 있는데 하나는 1997년 여름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터어키의 서단 즉 소아시아 지방과 그리스의 섬들을 여행하는 중에 파묵칼레의 day tour team에 Colombia에서 온 커플은 panasonic 흑백 캠코더를 가지고 촬영을 하고 있었고 나는 삼성 칼라캠코더로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온 노부부가 물끄러미 보더니 어디서 만든 것이냐고 물어서 Korea라고 하니까 훌륭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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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겨울에 집사람이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서울 병원에서 공동구매를 하였다면서 Sens 500 노트북을 보내왔다. CD-ROM이 작동되지 않아 서비스를 요청했는데 기사가 작동을 시키자 전선 타는 냄새가 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잠시 다녀오겠다며 30분 후에 다시 온 기사는 새로운 드라이버로 교체해 준 후에 부품의 오류라며 수리가 다 되었다고 했다. 나는 그 서비스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그 후에도 한권의 노트북과 4개의 데스크 탑을 삼성제품으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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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삼성을 비롯한 유수의 전자제품에 대한 사후보증제도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좋은 점을 공직자들도 좀 본받았으면 한다. 그것이 결국은 자신과 나라 발전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호암 선생의 유언은 ‘사업보국(事業報國)과 목계(木鷄)’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건희 회장의 걷는 모습은 영락없는 목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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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지만 평범하고 안온한 삶을 거부한 그리하여 더 많은 세파와 고뇌와 배신과 좌절을 겪어야 했던 그러나 자신의 꿈과 이상을 추구하여 우리들에게 희망과 풍요를 안겨준 호암 선생의 업적과 삶을 돌아보며 깊은 감사와 존경의 염을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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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66세라고 밝힌 택시 기사분이 “요사이는 자식 놈들도 하는 짓거리를 보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죽을 때까지 재산을 가지고 있다가 남는 것은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젊은 놈들이 죽으라고 고생하고 전쟁 겪으면서 노력해서 잘 살도록 만들어 주니까 저희가 잘나서 그런 줄 알고 노인들을 우습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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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들도 그러했을 터이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너무도 유약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그리고 역경과 좌절을 헤쳐 나가려는 투지가 없고 무엇보다 노동운동은 좋아하나 노동을 싫어하는 것 같다. 나는 이러한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투지와 야망을 불태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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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료’는 지금은 ‘삼성정밀화학(주)’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한국비료를 이러한 방식으로 위계에 의하여 사유재산을 몰수한 것에 대하여는 결코 지울 수없는 너무도 크나큰 과오라고 생각한다. 또한 수년전 이건희 회장이 중국에서 언론에 ‘청치 3류 기업 2류’라고 하여서 물의를 일켰던 심정적인 배경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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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10년 이후의 현대사의 격동기에 많은 굴곡과 사건들이 개인의 삶과 얽혀 가는 과정이 비교적 담담한 작가의 필치에 녹아 나오고 있으며 망국의 젊은이가 감수해야 하는 좌절과 도전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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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해방, 6.25, 4.19, 5.16,을 거치면서 전개되는 마산정미소, 히노데 자동차회사 인수, 김해일대의 농지 매수의 실패, 1938년 삼성상회, 조선양조 인수, 부산에서의 삼성물산주식회사, 1953년 제일제당주식회사, 1954년 제일모직주식회사, 1967년 한국비료공장완공 및 국가헌납, 1983년 반도체 공장 제1라인 걸설 등 사업의 흥망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집념과 결실에 대하여 많은 지혜와 용기 그리고 호암 선생의 불굴의 투지가 너무도 또렷이 그려져 있으며 그 사이사이에서 노련한 삶의 혜안과 따뜻한 조국애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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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짐을 싸서 잘 포장해두면 가방 들고 가는 놈이 있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혼신의 힘과 재력을 쏟아 부어서 만든 한국비료를 빼앗기는 호암 선생의 심정이 그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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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운전 기사였던 위대식의 도움과 대구의 삼성상회와 양조장에서의 경험이 평생 인재와 신뢰를 중요시하는 경영관이 뿌린 내린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현대의 각박한 인심에 비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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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호암 선생은 세 가지 질문을 잘하셨다고 한다. ‘문제는 무엇인가?’ ‘왜 그런가?’ ‘해결책은 무엇인가?’

다시 한번 더 호암 선생님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2010년 3월 24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언어습득은 언중들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언어습득은 언중들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2010/02/16 10:26 추천0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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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습득은 언중들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영어 리딩 무작정 따라하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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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에 내려서니 며칠 사이에 내린 봄비와 훈훈한 바람에 젖은 담쟁이가 120살쯤 된 모과나무의 줄기를 타고 내려와, 어둠 속에서 이마에 닿는 덩굴 잎의 감촉이 촉촉하다. 지난 주 2월호에 출판될 논문의 최종 수정 본 원고를 마무리하느라 미루어 두었던 ‘영어 리딩 무작정 따라하기’의 남은 부분을 설 연휴 동안 모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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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를 시작하면서 부터였는데 일학년 몇 주 동안 알파벳 인쇄체 대문자 소문자와 필기체 대문자 소문자를 배우는데 몇 주가 지나갔다. 그리고 발음기호를 배웠는데 그때는 영어의 음운체계가 생소하기만 해서 고모에게 알파벳 말고 또 다른 하나의 영어 철자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던 생각이 난다. 고모는 내가 영어 발음기호에 대한 질문인 줄을 모르고 무엇을 묻는지 몰라서 난감해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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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영어 교과서는 ‘Gateway’였다. 고교 시절 영문 독해를 하다가 ‘미국에서는 자동차로 한 시간 걸리는 120 마일까지를 이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참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이학년 국어 시간에 전화걸기와 받기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하얀 다이얼전화기를 하나 가져와서 학생들에게 교탁에 나와서 실습을 해보게 하셨다. 지금의 학생들에게 그때의 일을 이야기하면 불과 35년 전의 그 일들이 마치 뉴기니나 아마존의 원시인들의 생활처럼 여겨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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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고교에 진학해서 FM 방송을 듣다가 팝송이 나오면 신경질을 내면서 다이얼을 돌리던 기억이 새롭다. 그렇게 시작된 영어와의 인연은 1980년 6월 2일 여수에서 미국의 동부와 일본 한국을 오가던 M/V PAN FORTUNE호에 3등기관사로 승선해서 근무하면서 영어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산업혁명과 대항해 시대의 유산인 150 m가 넘는 선체와 추진 기관인 만 2천 마력의 주기관(main engine)과 발전기를 비롯한 약 150여 종 이상의 각종 보조기관들에 대한 부품 명칭과 정비 공구들 그리고 사용 설명서는 모두 그들의 고향에서 사용하던 영어로 기록되어 있었으며 4시간마다 기록하는 기관일지(engine log book)와 항차보고서(voyage report)를 모두 영어로 기록하고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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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동안의 승선 근무 중 북미와 중앙아메리카 그리고 카리브에서의 여행 경험은 그나마 서툴었던 발음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간의 경험으로 느낀 바는 영어에서도 국어의 모음조화와 자음접변같은 음운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언어를 익힐 때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언중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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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다시 의학을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의학 지식의 습득을 위해서 다시 영어와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었는데 일반생물학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유기화학 물리화학 유전학 면역학 해부학 조직학 발생학 병리학 약리학, 이 모든 교재가 영어로 쓰인 원서였다. 게다가 모두 천여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라 잠을 줄이고 세수하는 시간을 포기해도 항상 시간이 모자랐다. 그러나 그처럼 혹독하게 학부생활을 치른 보답을 지금도 향유하고 있다. 가끔씩 그때 공부했던 책들을 찾아보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처절하게 공부할 수 있었는지 교수님들께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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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교훈은 지금도 이어져서 학생들이 고통스러워 하기는 하지만 나는 지금도 약리학 교재를 학부시절 사용하던 ‘Goodman & Gilman’s The Pharmacologic Basis of Therapeutics’를 사용한다. 그리고 각 section의 총론은 강의를 해주지만 각론은 각자의 범위를 정해주고 공부해서 발표하고 토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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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교단에 세우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학생들이 많고 지식의 파악과 습득이 그렇게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 책의 리뷰를 신청한 이유도 그렇지만 현재의 학생들은 발음과 듣기 훈련은 이전 세대에 비하여 매우 뛰어나나 책과 사전을 주고 책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여 요약하고 발표하거나 실행에 옮겨보라고 하면 학습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되는데 많은 원인 중의 하나가 어릴 때부터 학습활동이 학원에서 이루어지고 항상 누군가가 앞에서 이끌어 주었고, 학습한 내용이 습득하기 쉽게 요리되고 잘 포장된 것만을 섭취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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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러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준비 단계로서 이 책을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스스로 노력해서 학습을 해야 하나 그러한 과정에 진입하는 중간 과정으로 이 책의 장점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모두 60개의 주제에 걸쳐서 한 페이지에 걸친 단문의 해석과 이어서 그 문장에 대한 분석 그리고 해당 문법에 대한 간단한 선택형의 문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는 각 topic들을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최근의 흥미로운 표제로 구성해서 계속해서 학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책의 구성과 디자인도 학생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또한 듣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듣기교제로 CD를 사용할 수도 있도록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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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영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경험이 있었는데 나는 1994년 석사논문을 작성하기 위하여 맥킨토시 LC475를 구입했다. 그야말로 컴퓨터에게 사정을 해서 천신만고 끝에 석사학위를 그해에 마칠 수 있었다.

그 논문을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에 1996년 발표를 했는데 약 1년 뒤에 미국 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의 Entrez에 access number p14780의 reference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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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여름 본교의 교수 연구실에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그때 NCBI에서 방대한 정보를 접한 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보를 채집하고 정리하여 습득해 갔다. 이제 영어는 다시 정보의 습득이 아니라 정보의 처리를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수단이 되었고 영어는 인터넷상의 기본 언어로서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물론 이제는 한국의 포털 사이트도 일반적인 지식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으나 기초과학과 의학을 비롯한 전문지식을 접하는 데에는 정보의 량과 정보의 정치함을 다소 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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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앞으로도 비록 학생들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하겠지만 원서를 약리학 교재로 사용할 생각이다. 어차피 국경의 한계가 없어진 지구촌에서의 삶이라면 비록 한글만큼 훌륭하고 실용적인 언어가 없겠지만 영어를 제2의 통용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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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현실은 영어를 사용해야 더 선진화되었다고 여기고 불필요하게 영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자세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79년 실습기관사로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 San Pablo Bay의 북쪽 해안의 Venecia에 들렀다가 다시 북쪽 Columbia 강의 Astoria에 입항해서 저녁에 산책을 하면서 어떤 아이는 태어나면서 자기 차가 있고 어떤 아이는 단지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아라고 생각하는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하고 골똘히 생각하던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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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기관사의 월급이 지금으로 따지면 2천만 원은 족히 되었지만 하루에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지수당은 1달러였다. 그러하였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이제는 외국여행을 하면서도 그때의 괴리나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급격히 부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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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지금은 노인세대라고 치부되는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의 노고와 희생으로 구축되었다는 것을 나는 산업현장에서 보고 경험했었다. 그 아버지들이 당신들의 일과에 바빠서 우리들은 언제나 먼발치에 있었지만 우리들도 뒤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쳐 왔다. 이제 동생들의 세대를 보면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눈과 입은 발달되었으나 손발이 그만큼 따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움과 연민이 더해진다. 아무튼 나는 많은 후학들이 이 책을 활주로 삼아 더 넓은 영어의 세계로 이륙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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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6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즐거운 경제학 – ‘미네르바의 생존 경제학’을 읽고

 

즐거운 경제학

‘미네르바의 생존 경제학’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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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산책에는 가족모두가 길을 나섰다. 길가에 노오란 개나리가 점점이 피어서 앞에 걸어가는 아이들에게 살펴보라고 일러 주었다. 쉼터에 걸린 훌라후프를 하는 딸아이를 보다가 대마도가 보이는 수평선을 배경으로 벚나무에도 이미 물이 올라 움이 풀빛을 띠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암남 반도의 산모퉁이를 돌아서니 거제도와 을숙도 너머로 붉게 물든 석양아래 땅거미가 고요히 내려앉고 있었다. 세상이 어렵다고는 하나 그래도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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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오랜 기다림 끝에 ‘미네르바의 생존 경제학’을 받아서 오늘 새벽에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경제학에 관한 지식이라고 해봐야 중고교 시절 사회 정치 경제에서 배운 것이 고작이고 그 후로 몇 권의 책을 읽은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2004년 ‘1억 원을 1년 동안 정기예금하면 실질가치는 72만원을 손해 본다.’는 신문 기사를 보다가 정기예금을 찾아서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다. 꼭 수익을 내려는 생각보다는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약 5년간의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큰 실수 없이 약 15%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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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KBS에서 아이티 관련 특집에서 포르토프랭스의 지진을 보다가 해기사 시절에 들렀던 기억을 더듬어 항해노트를 들춰서 1984년 7월 23일 밤 11시 25분에 Port of Prince에 입항했던 기록을 찾았다. 그때 선명이 M/V Pacific Hunter였는데 그 배의 도서관에 김병총 선생님의 ‘내일은 비’라는 소설이 있었는데 그 소설의 여 주인공 이름이 ‘미네르바’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도 선친의 보증 사고로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경험한 바가 있어서 IMF 시절 부친의 보증 사고로 가족이 큰 피해를 입고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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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7장에 걸쳐서 생활경제, 부동산, 금융, 증권, 정부정책, 세계경제, 2010년 한국의 경제 전망 그리고 마지막 부록으로 2009년 10월 미국 서부의 몇 개 주를 여행하면서 행한 인터뷰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다. 각 장마다 풍부한 도표와 그래프 그리고 최근의 자료들로 저자의 관점을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경제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의 문제와 작전주에 대한 설명 그리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현지인들의 시각과 전망 그리고 펀드와 보험, 사교육과 저출산의 문제점들은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왔고 일반인들에게 매우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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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인을 먹이로 삼는 정부와 기업’이라는 시각은 다소 선동적이라는 인상을 가지게 하며 근로 빈곤층이나 청년 실업 문제가 모두 정책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된다. 또한 대북 정책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개인적인 사견으로만 피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가계부채이나 실업의 문제를 포함한 각종 사회 문제 중 많은 것은 개인의 도덕적 해이와 신용관리의 안이함, 무절제한 과소비 등이 많은 원인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며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1993년경부터 시작된, 최소한 이미 십수년 전부터 쌓여온 문제점들이 지금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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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는 마지막 부록의 철허(Chull Huh)라는 분이 지적한 ‘야바위꾼 경제’라는 말처럼 탐욕과 도덕적 해이가 버무려진 전형적인 신용 사기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을 몇 마디 덧붙인다면 현재의 우리들은 뚜렷한 주관과 철학을 가지고 산다기 보다는 그저 시류에 떠밀려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그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특히 도시에서는 주거 생활이 아파트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개인의 주거공간이나 활동이 끊임없이 이웃과 비교되고 계량화되고 있으며 또한 정을 붙일만한 자연이나 환경이 갖추어지지 못해서 쌓이는 스트레스나 정서적인 긴장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물질적인 소비를 하면서 그러한 긴장과 갈등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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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살아야 기업과 나라가 산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공감하나 그렇다고 개인과 사회 사이의 갈등이나 반목이 조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포용으로 더욱 건전하고 밝은 사회와 개인으로 이끌어 줄 ‘즐거운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 1월 25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언제나 마음은 그 자리에

 

언제나 마음은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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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저녁쯤으로 생각된다. 요즘은 일찍 날이 저물어 5시를 좀 지나서 산책을 시작하면 이내 날이 저물어 달이 뜬다.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문득 올려다보니 아름드리 해송의 실루엣 사이에 달이 걸려 있다. 어느덧 또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서 그 자리에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금강경의 ‘過去心 不可得 現在心 不可得 未來心 不可得’이라는 구절의 의미가 너무도 또렷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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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공전 궤도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언제나 지금뿐이고 시간이라는 것은 단지 정보가 전달되는 속도의 한계 때문에 흐르고 있는 것처럼 여겨질 뿐이며 단지 색이 시공에 반연(攀緣)해 있는 것처럼 보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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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회귀선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지구과학’ 노트를 꺼내 들었다. 표지 안장에 ‘Over the mountain lies the plain. (태산을 넘으면 평지가 보인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첫 수업이 1986년 2월 15일이었고 金 海錫 선생님의 존함이 적혀 있다. 천구적도 와 황도면이 23.5도로 기울어지고 그 교차점이 춘분과 추분점이 되며 이러한 겉보기 운동을 연구하는 것이 ‘구면 천문학(球面 天文學)’이며 책력(冊曆)의 바탕이 된다는 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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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우신 선생님, 노량진에서 학원에 다닐 때 조그만 뒷마당에 은행나무가 두 그루 있었다. 봄에 그 녹색의 잎을 보면서 저 잎이 노오랗게 물들 때면 이제 들판에서 추수를 하듯이 일년 농사를 거둬들이겠지 하고 마음을 다잡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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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에 배웠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도 결코 잊을 수 없다. 연구실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은행이 있어서 가을이면 온 길가를 노랗게 물들이는데 그때마다 ‘…이제 집도 짓지 않고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길게 편지를 쓰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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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주록(趙州綠)을 읽다가

한 스님이 “누가 비로자나불의 스승입니까?”라고 묻자

“흰낙타가 왔느냐?”

“왔습니다.”

“끌고 가서 풀을 먹여라.”

라는 구절을 보다가

‘아! 업이 생을 끌고 오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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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刀兩斷

한칼에 내 목이 떨어졌네.

그렇다면, 나는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있다면 무엇이 있는 것이고,

없다면 이전에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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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은 그 곳에

일찍 뜬 달이 온 산을 따라 다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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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이 저문다.

지하도 모퉁이에서 섶을 깔고 잠을 청하시는 분들과 원서를 들고 찬바람 속에서 헤매는 많은 수험생들 그리고 숙환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랑을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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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을 찾아 주시는 모든 이웃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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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