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강이 만든 걸작품

 

미국 서부의 협곡중에서 콜로라도 강이 닿지 않은 곳이 있을까요?

미국 중심부인 콜로라도주의 록키 산맥에서 만년설이 녹아 흐르며 시작한 콜로라도 강은

콜로라도 고원을 가로질러 흘러 내려가 유타주를 거치고

애리조나의 그랜드 캐년을 통과하여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도 살짝 거쳐서

멕시코로 흘러 들어가 Gulf of California 와 합류하며

거대한 태평양과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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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강의 길이는 1,450 마일(2,330 Km)인데

이 강이 흘러가면서 만들어 놓은 최고의 걸작품은 바로 그랜드 캐년 협곡이지요.

하지만 오늘은 콜로라도 강이 굽이쳐 흐르며 만들어 놓은

위대한 조각품중 두 곳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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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rseshoe Bend –

 

애리조나주 북부에 있는 페이지(Page)에서

남서쪽으로 하이웨이 US 89 번을 타고 약 4 마일(6.4 Km)을 달리다보면

하이웨이 길에 있는 Horseshoe Bend 싸인판이 있고

안내문이 가리키는 곳으로 들어가면 바로 주차장이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아침 11시에 템피에서 떠나면서

Page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하니 꼭 300 마일이 나왔는데

이곳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오후 4시 48분이었습니다.

이번 2박 3일의 여행은 혼자 떠나게 되었는데

워낙 날씨가 뜨거워서 자동차가 오버힛이 될까봐

일부러 2시간에 한 번씩 잠깐잠깐씩 쉬면서 도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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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슈 밴드는 파킹랏에서부터 왕복 약 1.5 마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짧은 트레일이지만

트레일이 거의 붉은 모래밭이라 걷기에 불편합니다.

게다가 이 날 불가마속의 기후는 화씨 110도를 가리키고 있었으니

왕복 1.5 마일이라고해도

나무 그늘이 하나도 없는 완전 사막의 평원이라 단단히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저는 애리조나에 살면서 여름에 하이킹을 하다가

이미 여러번 heat 의 공격을 받았었던터였고

이번에는 짧은 트레일이지만 홀로 여행이라 더욱 조심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파킹장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었고

미리 물을 담아 왔던 배낭 물주머니속에는  아이스큐도 집어 넣었고

아이스 타올을 깜박 잊고 가져오지 않아서

아이스박스에서 찬물을 꺼내 작은 타올을 전부 적셔 목에 두르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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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에 올라와서 뒤돌아 파킹랏을 담았습니다.

사진 중간에 보이는 하얀 트럭이 가고 있는 길이 US 89 번입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도 너무 강열한 뜨거운 기운이 땅 위에서 솟구치고,

하늘에서 쏟아져내리고….^^

물에 적셔서 목에 두른 타올의 양쪽끝으로

양쪽 뺨을 감싸쥐며 걸었더니 한결 뜨거운 기운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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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캐년 국립 레크레이션 지역(Glen Canyon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있는

글렌 캐년 댐과 파웰 호수에서는

약 5 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데도 멀찌감치 파웰 호수와 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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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 맨 아래에는 여러나라 언어로도 꼭 필요한 말을 간단하게 써 놓았는데

한국어로도 ‘가장 자리에 서 있지 말고’ 라고 써 놓았네요.

언제 바위가 깨질지 모르기때문에 가장자리에 서 있으면

추락의 여지가 있다니 조심하라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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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햇살이 내리비키는 것, 보이시나요?

암튼, 엄청 뜨거운 기운이 쏟아 내렸으니까요.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앞을 바라보면

중간쯤에 바위가 움푹 파인것만 보이는데 엄청 커서 한꺼번에 담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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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중간의 하나로 보이는 바위를 중심으로해서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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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을 따로따로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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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도착해서야 아찔한 낭떠러지 계곡과 함께

말발굽 모양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흐르고 있는 청록색의 콜로라도강이 보입니다.

저는 오늘 딱 알맞은 시간에 온 것 같습니다.

청록으로 빛나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콜로라도 강을 볼 수 있었고

또 강 위에 암벽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은 사진을 담을 수 있었으니까요.

콜로라도 강이 이런 멋진 조각을 하였다니

놀랍지 않으세요?

정말로 자연의 위대한 힘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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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햇살에,

수줍은듯이 분홍빛 속살을 보여주는 샌드스톤의 절벽입니다.

이 호스슈 밴드 오버룩은 해발 4,200 ft (1,300 m) 이며

콜로라도 강은 해발 3,200 ft (980 m)에서 흐르고 있기에

저 절벽의 높이는 1,000 ft (300 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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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강이 270도 휘어져 U자 형태로 흘러가면서 만들어 놓은 모양이

마치 말발굽을 닮았다하여

Horseshoe Bend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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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오렌지색 바위는 나바호 샌드스톤입니다.

당연히 미국에서 가장 큰 샌드스톤이며

쥬라기 시대(Jurassic Age)때부터 만들어진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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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캐년 댐에서 빠져 나온 콜로라도 강은

오른쪽으로 흘러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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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앞 쪽으로 빙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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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급격하게 굽이쳐 흘러 나가

그랜드 캐년으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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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곳에 가면 여러번 놀라게 되는데요,

첫 번째는,

호스슈 밴드 주위 전체가 까마득한 낭떠러지인데도 안전 난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인데

알아서 하라는것이겠지요.

두 번째는,

미국의 웬만한 곳은 다 입장료를 내는데 이곳만큼은 입장료가 없는 공짜라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그 날 저녁 캠핑장에 들어가는데도 입장료를 받더군요.

물론 저는 국립공원 시니어패스가 있어서 내지 않았지만요.

세 번째는,

안내문에 바위가 깨질수도 있으니 가장자리에 서 있지 말라고 써 있는데도

모두들 한결같이 일생일대의 기념사진을 꼭 담아야 겠다는 굳은 결의로

가장자리에서 앉아 있거나,

호스슈를 바라보며 엎드려 있거나,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을 보면서 놀라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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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쩌다 이 앞에 서 있었는데

두 모녀가 참 이쁘게 웃고 있더라구요.

제 뒤편에 있는 바위위에 서서 부인의 남편이 사진을 담아주고 있었구요.

어디서 왔냐고 물었더니 필라델피아에서 여름 휴가를 왔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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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저도 이 사진을 그 남자분에게 부탁해서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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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호스슈 밴드.

뒤편 저 멀리 버밀리언 클리프까지 보이는것이 아무래도 합성같은데,

구글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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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곳은 유타주 캐년랜드 국립공원 부근에 있는

Dead Horse Point State Park 입니다.

역시 콜로라도 강이 270도 흐르면서 만들어 놓은 협곡입니다.

2010년 9월 이곳을 방문하였을 때,

저 곳을 내려다보면서 감탄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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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슈 밴드를 둘러본 다음에

다시 돌아갈 저 둔덕 위가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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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를 지나고 글랜 캐년 댐을 거쳐서

Glen Canyon National Recreation Area 에 있는

Wahweap Campground로 막 들어섰는데

진홍빛의 강렬한 태양을 보았습니다.

저녁 6시 20분쯤의 석양이었는데요,

평소에는 잘 볼 수 없었던, 터질듯이 붉은 태양을 보자마자

한 켠으로 차를 세워 놓고 사진을 담았지만,

내가 감동으로 본 만큼의 아름다운 해를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는 내 실력,

이럴땐 정말로 속상해집니다.

 

 

2017년 6월 23일 (금)

여행 첫 날에

호스슈 밴드에서

느티나무

 

 

콜로라도강이 만든 걸작품”에 대한 2개의 생각

    • 데레사님,
      크리스마스 잘 지내셨지요?
      저는 크리스마스를 손자손녀랑 지내려 시카고에 갔다가
      어젯밤 늦게 돌아왔답니다. 이곳은 사막이라 눈구경이 어려운데
      시카고에선 24일 아침부터 눈이 내리기시작하여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답니다.
      역시 저를 반겨주시는 분은 큰언니네요.ㅎㅎ
      시카고가기전에 조선일보미디어 담당자님으로부터 이멜을 하나 받았어요.
      내년 1월 21일까지 새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휴면계정 자동탈퇴’가 된다는….
      그래서 부랴부랴….돌아오자마자 글 올리고 있어요.
      아무래도 조선일보에서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하였던 첫 정땜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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