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의 보물, 벅스킨 걸치

 

미국 남서부, 특히 유타주와 애리조나주에는 많은 캐년들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그랜드 캐년이나 자이언 캐년 등 웅장한 협곡과 계곡이 있는가하면,

앤텔로프 캐년과 같은,  좁고 꼬불꼬불한 캐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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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가장 좁고 깊은 최고의 협곡은 어디일까?

바로 애리조나주의 북부와 유타주의 남부가 만나는 곳에 있는

파리아 계곡(Paria Canyon)의 상류에 있는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이다.

Bucksikn Gulch는 지구상에서 가장 깊고, 좁으며 긴 슬롯 캐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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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킨 걸치는 차를 타고 갈 수도 없으며,

말도 타고 갈 수 없는 곳,

오로지 내 두 발로만 걸어서 갈 수밖에 없는 오지중에 오지이다.

또 협곡 전체를 모두 탐험하려면

최소 2박3일 이상의 Canyoneering과 백팩킹의 모험이 필요한데

사전 준비물로는 충분한 식수와 음식, 각종 캠핑 준비물, 안전에 필요한 장비들을 챙기고

무엇보다도 튼튼한 체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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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페이지(Page)에 있는 앤텔로프 캐년과

자이언 국립공원의 내로우(The Narrows) 계곡을 합쳐 놓은 것과 같은 이곳은

경험이 많은 베테랑 하이커들조차 마음놓고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하여

나는 오지여행 전문가이드와 함께 2박 3일간 하이킹을 하였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좁고 긴 협곡을 걸으면서,

때로는 긴 협곡이 하늘을 가로막아 햇살이 들어오지 않아

어둡고 좁은 협곡을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통과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답고 독특한 여행을 하였다.

 

벅스킨 걸치로 향하는 입구(Trailhead)는 동쪽에 한 군데,

그리고 서쪽에 두 군데 모두 3곳이 있는데,

동쪽에 위치한 입구보다는 유타주 캐납의 남쪽에 있는 ‘벅스킨(Buckskin)’이나

‘와이어 패스(Wire Pass)’ 입구를 많이 이용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와이어 패스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가장 빨리 좁은 협곡에 다다를 수 있기에 비록 거리가 좀 멀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곳 와이어 패스 입구을 이용해서 오지탐험을 시작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루트는 와이어 패스 입구를 출발해

파리아 강과 만나는 지점(Confluence of Paria River)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코스이다.

와이어 패스를 통해 협곡 속으로 들어가 벅스킨 걸치를 지나

파리아 강의 합류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다면

왕복 27마일 코스이니 하루만에 다녀오는 대단한 사람도 있다고….^^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오지여행 전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협곡속 깊숙이 들어가

자연의 위대함속에서 원시 시대의 고독을 맛보리라….하고,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었었고, 이제서야 실행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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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을 같이 할 일행은 뉴욕, 애틀란타, 캘리포니아에서 온 세 사람과

나와 안드레아 그리고 가이드, 모두 6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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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애리조나주 스카츠테일에 있는 한 호텔에서 전날 투숙하고

새벽 5시에 모여 유타주로 가는 중간에 아침식사하러 잠시 쉰 다음에

유타주에 있는 BLM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침 10시40분이었고,

가이드가 퍼밑을 받으러 사무실에 들린다고해서 따라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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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소에 관한 상황을 적어 놓은것을 보고 이제 드디어 시작이구나 싶었다.

이곳에 가기 위하여 내 체력을 연마하였던 지난 시간들이 잠시 떠올려졌다.

가이드가 이곳 BLM 사무실에서 받은  wag bag을 각자에게 나누어 주었다.

트레킹 기간중에 각자의 똥은 이 wag bag에 담아 다시 가지고 나와

이곳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려야한다고 하는데

절대로 인간이 자연을 오염시켜서는 안된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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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13분.

트레킹의 시작점인 White House Trailhead에서

가이드가 방명록에 각자의 이름을 적어 놓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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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45분.

이쯤부터 Navajo Sandstone이 시작되었고

오늘의 일정은 7 마일을 걸어 내려가

협곡속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자는 것이라고.

시월 초의 날씨는 걷기에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걷기에 아주 안성맞춤이었고

나는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곳을 향하여

기대가 가득한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힘차게 내딛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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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ing it Wild

 

애리조나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벅스킨 걸치는

Paria Canyon – Vermilion Cliffs Wilderness에 있다.

1984년 미 의회는 이곳의 뛰어난 경치, 사막의 야생 생물, 색채가 다양한 갖가지 암석,

이러한 모든 것들이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미래의 세대를 위해 보호하기 위하여

112,500 에이커에 달하는 Paria Canyon-Vermilion Cliffs Wilderness를

개발하지 않은 상태로 계속 유지하고 영속적인 자연상태로 유지할 것을 표명하였다.

그리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오늘날의 바쁜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독과

갖가지 암석 사이에서 가장 원시적인 생활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캠핑장에서조차 최소한의 편의 시설조차도 전혀 없고,

내가 만든 쓰레기는 하나도 흔적을 남기지 말고 다 내 배낭에 넣어야 했으며,

내가 싼 똥까지도 wag bag에 넣어 내 배낭에 짊어지고 다시 걸어 나와야하는,

말 그대로 100% 오지인 곳이다.

마치 10,000 년 전 고대 인디언들이

이곳에 살았던 원시 지구의 상태속에서 지냈던 시간은

내 일생에 있어서 그 나름대로의 최고의 추억을 남겨 주었다.

 

Weather

 

아무리 체력이 충분하다해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 이곳이다.

이곳의 협곡은 수 만 년 동안 강물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에

지금도 비가 많이 오거나 강물이 불어나면 꼼짝없이 급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곳이다.

여름은 애리조나의 몬순시즌이라 비가 내려 홍수가 지기 쉽고

한 겨울은 매우 춥기때문에

이곳을 방문하기 좋은 때는

3월에서 6월사이, 그리고 9월에서 11월 사이인 봄과 가을이 가장 좋다.

협곡의 곳곳에는

발을 디딜수록 깊게 빠져드는 마치 늪과 같은 진흙구덩이(Quicksand)가 도처에 있어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다.

‘파리아(Paria)’란 말은 Paiute 인디언의 언어로

‘Muddy Water(진흙탕)’나 ‘짠맛이 나는 물’이란 뜻이라고 한다.

따라서 벅스킨 걸치의 협곡에는 오랜 옛날부터 지금까지

진흙의 강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Paria Canyon 하이킹은 Wet-Hike일 수 밖에 없다.

 

Permit Information

 

Buckskin Gulch 역시 Day hiking이나 Overnight hiking 모두 허가가 필요하다.

Day hiking은 인원 제한은 없으며 한 사람당 $6.00 이고

각 트레일 입구에서 self pay를 한다.

Overnight hiking은 여행 4개월전에 BLM Online을 통해서만 할 수 있으며

한 사람당 $5.00 이고, 자연보호를 위해서 하루에 20명만 허가를 내준다.

Day hiking이나 Overnigt hiking에

개를 데리고 갈 경우에는 사람과 똑같이 지불해야하고,

Overnight hiking일때에는 20명중에 한 명으로 카운트를 한다.

 

Camping

 

이곳의 최고 캠핑장은

Paria River Confluence에서 0.25 마일 떨어져 있는곳으로 알려져 있다.

협곡에서 조금 언덕에 있기때문에 물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안전하고

몇 그루 있는 나무 아래의 공터에 텐트를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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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14분.

이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트레일을 걷기 전에 심호흡을 하면서…^^

이제 점점 더 깊은 계곡을 향하여 내려가면서 주위의 멋진 풍광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2017. 10. 7(토)

Buckskin Gulch Hiking 첫날에

느티나무

 

애리조나의 보물, 벅스킨 걸치”에 대한 1개의 생각

  1. 도전과 모험정신이 없으면 힘들겠습니다.
    보통 한국인들이 관광으로 캐년을 가면 겉보기만 살짝…. 이런 식이거든요.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을 가긴 갔지만 별로 많이 걷지도 못했어요.
    가이드가 어디까지만 갔다가 빨리 되돌아 오라고 해서.

    동부쪽은 한 1년 살았기에 여기저기 자유로 다녔지만 서부는 여행사 상품으로 딱 한번 다녀왔거든요.
    느티나무님 위블로 오시니 참 좋아요.
    넓은 미국땅 구경 많이 하게 생겨서 더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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