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문명을 찾아서 힌두교순례객의 모습

[힌두문명을 찾아서] 힌두교 순례객의 모습 <4편>

입력 : 2004.11.10 09:20 16′

 

▲ 사르나트 SARNATH. 이곳은 석가모니가 처음으로 설법을 한곳으로 불교도의 성지.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카주라호에서 같은 비행기로 온 일본인 신혼부부의 제의로 택시를 전세내어 바라나시에서 약10KM 떨어진 사르나트 SARNATH를 방문하였다. 이곳은 석가모니가 처음으로 설법을 한곳으로 불교도의 성지이다. 불교는 인도에서 발생하였지만 지금은 인도에서의 교세는 미미하다. 힌두교에서는 부다를 비슈누신의 화신으로 여기는 정도이며 불교와 힌두교는 윤회사상을 신봉하는데 비슷한 점도 있으나 불교에서는 힌두문화의 양대 지주인 캐스트제도와 다신교를 부정하는 큰 차이점을 보이고있다.일본인 신혼부부는 불교신자로 이곳에 온 감회가 남 다른듯 하였다. 그들은 나를 깍듯이 “센세이”라 부르고 나도 같은 동향사람을 만난 것처럼 이곳에서 이틀을 같이 지냈다. ARAKI는 자신이 먼저 한일관계에 대해 언급을 하며 자기 아버지세대의 잘못을 알고 있다며 일본이 한국에 대해 사죄하여야 된다며 자기가 먼저 대신 사죄한다며 허리를 굽혔다.

그들이 2년씩이나 세계여행길에 오를 수 있는 처지가 부러워 여행경비는 어떻게 하냐고 묻자, 여행 중에 들르는 대도시의 은행에서 수시로 AMEX CARD로 BANK LOAN을 하면 일본의 아버지가 그 잔액을 메꾸어 주시고 여행후 취직하면 갚을 거라며 2년간 약 USD.30,000 정도의 경비가 들것이라고 한다. 아라키는 그 후 여행도중에도 그림엽서를 내게 보내주었는데 불행히도 6개월 후의 마지막 편지는 이들 부부가 호주에서 교통사고로 부인이 사망하여 비극적으로 여행을 마쳤다는 소식이었다.

▲ 새벽 갠지스강의 힌두교 순례객의 모습.

다음날 새벽에 갠지스강으로 나가 힌두교 순례객의 모습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동이 트기 전 길거리를 지나니 곳곳에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집 없는 사람들이 노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 건너로 붉게 동이 트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강가에는 가트 GHAT라고 부르는 계단이 강물로 이어지고 있으며, 주변에는 아직도 일어나지 않은 순례객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순례객들은 하루 100루피정도의 (약 3,000원)숙박비를 지불 할 능력이 없는지, 있어도 노숙이 더 편한지 강가의 GHAT에서 잠자고 있었다.

▲ 한쪽 강가에서 빨래하는 남자들이 돌로 만든 빨래판에 옷을 내려치는 독특한 방법으로 빨래하는 모습.

한쪽에서는 강가에서 빨래하는 남자들이 돌로 만든 빨래판에 옷을 내려치는 독특한 방법으로 빨래를 하고 있었으며 강변의 한쪽에서는 장작더미를 쌓아놓고 화장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헝겊으로 감싼 들것에 실린 시신을 물끄러미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유가족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는 강으로 생활오수가 쏟아져 나오는 하수구가 열려져 있다. 성스러운 강이라고는 봐주기 곤란 할 정도로 깨끗하지 못한 면이 많았다. 4명의 꼬마 얘들이 아랫도리를 벗어 제끼고 마주앉아 볼일을 보고 있었다. 얘들 뿐만 아니라 가만히 쪼그려 앉아 있는 사람들은 재주 좋게 용변을 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환하게 동이 터 오자 많은 순례객들이 옷을 벗고 강물에 몸을 던지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옷을 입은 채로 들어가며 일부는 젖가슴을 드러낸 채로 상반신은 완전히 벗은 사람도 있었다. 남자들은 가느다란 천으로 가운데만 겨우 가린 채로 물속에 들어간다. 이마에 쉬바신의 제자임을 나타내는 표시를 한 노인이 아주 엄숙하게 물속에 몸을 반쯤 담그고 합장을 하며 명상에 잠기고 있었다.

▲ 순례객들 모습.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모시고 온 사람들은 그들의 부모를 강물로 몸을 씻겨주며 얼마 남지 않은 부모의 내세로의 여행을 위해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서 항아리에 물을 담아 성수를 집으로 가져가려는 사람들도 보인다. 노부부가 손자로 보이는 아이들을 앞에 세우고 물 속에서 의식을 가지지만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눈을 감은 채로 주문을 외우는 동안 옆에서 자유롭게 발가벗고 노는 얘들이 부러운 듯이 한눈을 팔고 있었다.물 속에서의 의식을 끝낸 신자들이 GHAT에 앉아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기고 있었다. 힌두신앙에 의하면 강가에서 성스러운 물로 목욕을 하면 모든 죄가 씻기며 죽어 그 재가 이 강에 뿌려지면 윤회로부터 해탈을 얻는다고 한다. 그 성스러운 강이 바로 이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이며 갠지스는 영어식 이름이며 실제로는 힌두어로 우리말과 비슷한 “GANGA강가”라고 부른다.

물 속에서 명상에 잠긴 사람들 옆에는, 동네사람들인 듯한 여러 사람들이 비누칠까지 하며 공중목욕탕에 온 듯이 목욕에 열심이었다. 성수일지는 몰라도 결코 깨끗하지는 않은 강물로 양치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강가의 계단에는 목욕을 마치고 탈의실도 없이 룽이라는 천으로 허리를 두르고 옷을 갈아입는 사람들과 목욕하러 옷을 벗는 사람들이 점점 눈에 띄게 늘어만 갔다.

곳곳에서 피리소리에 춤추는 코브라를 바구니에 들고 다니며 “백시시(동냥)”를 구하는 사람도 나왔다. 강 건너편에는 멀리서 온 사람들이 강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대규모 상륙작전을 앞둔 군인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배를 빌려타고 강 한복판으로 나가니 이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 모든것이 같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다.이러한 광경을 보고 있는 내 머리 속은 혼돈에 빠지게 된다.

▲ 관광객들

오래동안 내려온 카스트의 문화가 서로의 계급을 감히 넘보지 않으며 전생의 업보에 의해 타고난 신분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하층계급은 그들의 불만을 삭이고 현세에서 선하게 살면 내세에는 좀더 나은 신분으로 환생하고, 상층계급 카스트는 없는 자에게 자비를 베품으로서 그들의 신분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에서 특히 축제일에는 부자들이 길거리의 거지들한테 “백시시(희사금)”를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배를 강가로 좀 가까이 접근 시켜서 강가에 나와있는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자세히 지켜보았다. 행여 명상에 잠기고 주문을 외우는 그들에게 방해나 되지 않을까 하여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조심을 하였지만 그들은 전혀 이런 것들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 강가에 걸터앉아 목욕을 하는 사람들의 두 다리 사이로 희끗한 물건이 보여 오히려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여도 이들은 신경을 쓰지도 않았는데, 강에는 나말고도 남녀 순례객 및 관광객을 태운 보트가 무수히 강변을 따라 오가는 데에도 태연하였다. 배를 타고 다시 강가로 돌아오자 아까 시작했던 화장이 거의 끝나고 있었다. 그 옆의 젊은남자는 삭발을 하고 흰 천으로 된 옷을 둘러 입어 상주임을 손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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