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2세와 모세의 출애굽이야기 ……

얼마 전 연합뉴스에 의하면 이집트에서 비운의 파라오 투탕카멘의 정밀진단에 이어 람세스 2세의 정밀진단도 시작된다고 한다. 투탕카멘의 경우야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3300년 후 미이라로 이 세상에 부활(?)하는 과정까지도 미스테리에 쌓여서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지만 람세스 2세는 모세의 출애굽과 관련된 이야기로 흥미거리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성경에 기록된 창세기부터 아브라함시대를 거쳐 내려오는 일화는 어쩌면 일반인들로서는 종교적인 신화로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불가사의한 수많은 기적을 보여왔다. 그 중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노예로 일하던 히브리 사람들이 이집트를 탈출하면서 홍해에서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으로 일반인들은 신화에나 나오는 허구로 생각하겠지만 신앙인으로서는 하나님이 일으키신 기적의 대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서 종교적인 문제를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성경에 기록된 여러가지 기적은 사실 신화로만 몰아 세우기에는 상당한 과학적 증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도 터키 지방의 아라라트산에서 그 흔적으로 보이는 물체가 빙하 속에 파 묻혀 있는 것이 알려지고 수 차례 탐험단이 아라라트산을 올라갔지만 정확한 판단은 유보한채 종교적인 관점에서는 그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히브리사람들이 이집트군대에 쫓겨 홍해에 몰렸을때에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도 마찬가지다.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종교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과학적으로 입증될만한 일은 기적이 아닌것인만큼 기적이란 것 자체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니, 일단은 홍해의 기적을 기정사실로 하여 람세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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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0계의 한 장면, 왼쪽이 파라오 세티, 가운데가 모세, 오른쪽이 왕자 람세스. 영화 속의 장면 캡쳐한 사진.

모세가 출애굽을 단행할 때의 이집트왕국의 파라오는 그동안 아멘호텝(아메노피스) 2세라는 주장과 람세스 2세라는 주장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멘호텝 2세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몇년 전 우리 나라에서도 발간된 인기를 끌었던 프랑스의 작가 크리스티앙자크의 소설 <람세스 2세>에서는 람세스 2세를 모세의 출애굽 당시의 파라오로 묘사하여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 창작성이 가미된 소설 <람세스 2세>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종교영화<십계>와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십계에서 대머리 배우 율브린너가 맡은 배역이 바로 람세스 2세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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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에서 파라오를 위한 신전 건설 장면과 실제 영화의 배경으로 추측 되는 룩소의 룩소신전 Luxor Temple

 

실제 영화에서 나오는 배역을 보면 당시 파라오는 세티, 대머리 배우로 유명한 Yul Brynner가 람세스,  주인공인 Charton Heston이 모세로 나온다.  역대 파라오의 리스트를 조회해 보면 세티는 Seti I세, 그의 아들 람세스는 Ramses II세가 된다.  십계 영화에서 어떤 근거로 당시 이집트의 파라오들을 Seti I세와 Ramses II세로 결정했는지 모르지만 성서학자들도 이는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하며 고대이집트 신왕국 시기라는 정도에 근거하여 당대의 파라오 중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Ramses 라는 이름에 촛점을 맞추어 그리 정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이집트의 고유물위원회의 하와스 위원장이 람세스 2세가 모세가 이끄는 히브리인들을 쫓아가다 홍해에서 익사한 파라오라고 주장하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람세스 2세는 룩소의 수 많은 신전들과 아부심벨의 신전 등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을 남겨 파라오들 중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알려진 파라오다. 이제 그가 이집트 하와스 위원장이 기대하는 대로 모세의 출애굽 당시에 홍해에서 수장된 파라오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면 투탕카멘에 이어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 이집트의 관광산업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는 불과 100년 도 채 못되는 역사를 가지고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위를 구성한다고 난리를 쳤는데 3300년전의 일을 가지고 <과거사진상규명>을 한다고 나서는 이집트의 얘기를 들으니 참 초라한 생각도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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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세스2세가 아부심벨에 세운 아부심벨 대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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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심벨 대사원에 새겨진 벽화, 목에 사슬이 묶여져 있는 것으로 보아 공사에 동원된 히브리 노예의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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