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의 7일 (1) – 적과의 동침

저의여행기간은대부분열흘안팎의짧은여행기간이라항상날씨가여행의성패를좌우하게됩니다.특히여행과함께사진촬영을취미로하기에더욱날씨가중요합니다.티벳여행을준비하면서수시로체크한티베트의날씨는다행히도기온도생각보다높았고그외별로나쁜징조는없었습니다.그동안애를태우던티벳여행허가서도티벳에정통한한대한항공직원의도움으로사전에신청하여중국의쳉두에도착하는다음날티베트로출발할수있게되었습니다.

<중국자치구인티벳을여행하려면사전여행허가서가있어야한다.>

2004년4월,서울에서아시아나항공으로중국쓰촨(四川)성수도청두(成都)에도착하니이곳은벌써초여름이었습니다.중국을찾을때마다느낀대로중국의급성장과그들의저력에놀라며호텔에도착하여짐을풀필요도없이카메라가방만메고시내관광에나섰습니다.시내관광이라해도사실이번여행이티벳에중점을둔것이고,쳉두는경유지에불과하였지만이곳이삼국지의무대가된곳이라유비,장비,제갈량등귀에익은위인들을모신무후사와당대의시인두보의초당정도를둘러보는것으로마쳤습니다.

<중국쓰촨성청두시의두보초당>

<중국쓰촨성청두시의삼국지의영웅들을모신무후사>

다음날아침일찍아침식사도거른채티벳라싸(Lhasa)행비행기를타러일찌감치공항으로나섰습니다.이날아침에서두른이유는은둔의땅티벳으로간다는설레임때문만은아니었고다만이왕이면비행기에서티베트고원의히말라야산맥을촬영하러창가의좋은좌석을차지하기위해서였습니다.

쳉두공항의국내선청사는전날입국한국제선청사와는비교가되지않았습니다.국제선이라고해야노선은우리나라인천공항과홍콩,마카오세곳이전부이니국제선청사가그리클필요는없고시설도낡았지만,국제선청사옆에새로지은국내선청사는우리나라의김포공항이나부산,제주공항과는비교가되지않을만큼규모가크고최신식시스템으로무장하였습니다.

<청두공항의국내선터미날>

그런데아무리국내선전용터미날이라고는하지만모든check-incounter의모니터에는영어안내가없이한자어로만표기되었으며영어안내방송도거의들을수가없었습니다.결국이는국내선항공객이외국인여행객이나사업가가아니라내국인들이절대다수를차지하고있다는얘기가될것같았습니다.얼핏우리생각에는중국의국민소득수준을생각한다면항공수요가많지않을것같지만경제라는것이꼭수치로만비교할수있는것은아니란것이제가지구촌을돌아다니면서느낀것중의하나입니다.

공항에는이른아침이라별로사람이없을줄알았는데꽤줄이길었습니다.앞에서수속을밟고있는사람들과카운터의직원들이큰소리로주고받는소리는들렸지만조금씩줄이줄어들고있는것으로보아출발은순조로울것같았습니다.30분남짓제차례가되자저는날개를피해서왼쪽창가쪽좌석을달라는주문을하고짐을붙치고보딩패스를받는데항공권cover안에보딩패스뿐만아니라몇장의쿠폰이들어있었습니다.그런데이게무슨낭패입니까!전날의티벳행항공편이결항되어서오늘은어제항공권을가진승객이출발한다며오늘출발하는항공권을가진승객들한테는다음날출발하는보딩패스를주고,호텔숙박권과식권을함께준것이었습니다.아니그러면미리얘기를해야지짐은이미붙쳐서세면도구나갈아입을옷도없는데…..

참이상한시스템입니다.보통항공편이결항되더라도당일날출발하는항공권을가진승객이우선인데여기서는결항이생기면연쇄반응이일어나는모양입니다.그나마좋은좌석을받으려고일찍나와서내일출발하는보딩패스나마받을수있었지그렇지않으면며칠묶일뻔한것이었습니다.중국항공사직원의안내로공항근처의호텔에방을배정받았지만이날은하루종일방에서잠이나잘수밖에없었습니다.

낮잠을좀자는데점심식사를하라고깨우기에식사를하고산책을나갔다왔습니다.호텔방문을키로여는데웬걸,방안에서인기척이들리는데문을여니짧은머리의젊은이가화장실에서나오는것이아닙니까!

"너누구냐?뭐하는놈야!"(물론영어로…)

저는노트북이며,새로산CanonDica,그리고Camcorder등구입가만무려800만원이넘는고가장비가호텔방에있는터라가슴부터덜컥거려그친구를다구치니태연하게화장실에서나오던그는갑자기당황하며중국말로쏴대다제목소리가점점커지자그의주머니에서항공권과보딩패스를보여주는것이었습니다.

그렇군요!그젊은이도비행기를못타서방을배정받은것이었습니다.하지만저는호텔에서생전처음보는친구를제방에배정하리라는것은정말생각지도못하고분했지만별도리는없었습니다.

<공항호텔에서하루를같이지내게된중공군군인과함께>

저녁을먹고낮의일때문에서로서먹서먹해져서,제가상점에서맥주를사와서한잔권했습니다.그도마음이풀어졌지만외국인과함께있다는것이영분위기를맞추기어려운모양이었습니다.우리는서로필담으로이름을묻고직업을물었는데……

왠걸!이젊은이는티벳에서근무하는휴가를마치고귀대하는군인이었습니다.그렇다면중국공산당군인이니다시말하자면오랑캐였습니다!

문득국민학교때자주불렀던노래가생각났습니다.


"무찌르자오랑캐…몇백만이냐..???…

대한남아가는데승리뿐이라…

나아가자나아가승리의길로…"

그렇다면오늘은비록6.25동란이끝난지반세기가흘렀지만우리민족의철천지원수인중공오랑캐와한방에서잠을자야한다는얘기가되는것이었습니다.

맥주한잔권하여저의마음을열어놓자이젠젊은이가제옷소매를끌었습니다.자기가한잔살테니호텔은비싸고나가자는눈치였습니다.어차피그날은오랑캐와동침할수밖에없는날이니이왕이면중국인젊은이들의방식대로놀아보고싶은충동이생겨생겨카메라하나만챙겨서따라나섰습니다.

그가저를데리고간곳은포장마차였습니다.주변에는근무를마친제복입은직장인들이(중국은사회주의국가라그런지제복입은근로자들이참많다.)많았습니다.우리는저녁은이미먹었지만이친구는포장마차에서중국맥주를세병시키더니닭튀김,꼬치,죽등을저의동의도구하지않고잔뜩시켰습니다.저는속으로한국에서온사람이니저한테바가지를씌울려고하나하는생각도들었지만큰액수는아닐것같아서그가하는대로내버려두었다.

중국의사천성은중국에서도남쪽으로치우쳐있고,서남아시아와왕래가잦은지역인지이곳의양념들은마치인도나파키스탄에서식사를하듯좀독특하였습니다.몇잔걸치자피곤하여들어가려고내가계산을하려니이친구가갑자기일어나더니중국말로뭐라뭐라하고,포장마차주인한테자기가낼거라는듯한얘기를하며맥주몇병을더시겼습니다.

이오랑캐가군관동무인지사병인지…월급이얼마나되는지는몰라도그한테는꽤부담이될것같지만별도리는없었습니다.

이번에는저보고발바닥이아프지않냐는표정을지으며길건너足浴保健이란간판이켜진가게를가리키고그리로끌고갑니다.아이곳이중국발맛사지해주는곳이구나!저도좀호기심도생기고그친구한테얻어먹은것도미안해서함께발맛사지하러갔습니다.태국이나중국의다른도시에서도발맛사지간판을보기는했지만냄새나는발을남한테내민다는것이그리점잖은것은아니란생각이들어이용하지않았는데이번에는직접체험하기로하였습니다.

나무로만든물통에다뜨거운물을채우고그안에이름모를꽃잎을띄워발을넣고불리는동안발맛사지를해주는데……별것은아니었지만발냄새를없애는것은효과가있는듯하였습니다.요금은일인당30元(한국돈으로4500원),이것을내가내자이친구가또자기것은자기가내겠다고우기다가결국은잔돈때문에내가두사람요금을지불했더니이친구가또다른곳에서한잔더하자고나섭니다.웬만한체험은했고해서내빼려는데도대체이오랑캐를당할수가없어다시따라나섰습니다.

<생선머리와같이나온돼지뇌요리>

중국에서는네발달린것은책상다리빼놓고는모두음식재료라는얘기가있습니다.그만큼음식의종류와조리법이다양한것은잘알려진얘기입나다.하지만이번에는또맥주와함께오댕같은것을시키는데갑자기눈이확띄는것이나오게되었습니다.그와말이통하지않았고필담도서로사용하는글자체가다르고,주변에도영어를하는사람이없어서결국은그이름을알아내지는못했지만,사람주먹만한크기의어느동물의뇌가접시에담겨져나온것이었습니다.개의뇌라고하기에는크기가작고중국에서원숭이뇌요리가있다는얘기는들었어도길거리의식당에서나올정도로싸구려음식은아닐것입니다.

<2차로간포장마차에서먹은주문표,1위안=130원>

어쨋든이날오랑캐와의하루는그리싫지만은않은채새로운체험으로마감을하였지만…

문제의요리는여행에서돌아온후에돼지의뇌라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

http://www.drkimsworld.com
<김동주원장의여행이야기에서-Dr.Kim’sTravel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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