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저 反美의 대상인가

어제청와대의기자회견을마치고재미있는얘기가나왔군요.외국기자의질문도한국어로받아야되는것아니냐는것입니다.일본기자는한국어로질문했는데미국기자는영어로질문했다는것을꼬집으니미국기자는졸지에예의가없는기자가되었습니다.

물론좋은얘기이지요.일방적인바램일수도있구요.하지만세상살이가모두자기바램대로만될수없는것이란것은더잘아실텐데요.그런데청와대에서그런주장을한다는얘기를들으니그들의자주적인정신이자랑스러워지는것이아니라저스스로가부끄러워지는것을느끼게되는것은왜그럴까요?

제가외국여행을하게되면서툴지만영어로만대화를하게됩니다.서툴고유창하고는따질필요가없습니다.서툴은영어지만그것만이유일한방법이기때문입니다.그런데저뿐만아니라서로국적이다르다는것을알면서대화를하게될때에는예외없이영어로말하는것을보게됩니다.독일사람들도서로모르는사람이만나면영어로얘기를시작하다국적이같다는것을알게된다음에독일어로대화를이어가는것을볼수있습니다.

인도에서도,이집트에서도,태국에서도공항이나호텔등에서국적을막론하고영어를제외하고는자기나라언어로말하는외국인은거의없습니다.간혹있다고해도상대방이자기나라언어를알아주기를바라는것보다는영어를한마디도할줄모르기때문일것입니다.

우리의자주성을강조하여외국기자들도한국의대통령과기자회견을할때에한국어로해야한다면우리나라의기자들도다른외국의대통령과회견을할때그나라의언어로하는것이예의이겠지요.아랍에서는아랍어,동아프리카에서는스와힐리어,인도에서는힌디어……그렇다면우리나라의기자들의실력을폄하하는것은아니지만해당국가언어로그나라의국가원수에게질문을할수있는기자들이몇이나될까요?

이제영어는특정국가의언어가아니라세계인들이가장쉽게대화를할수있는언어로자리잡았다는것은부인할수없는일입니다.일본비행기에서도태국비행기에서도심지어자존심이강하다는에어프랑스를타도기내방송은반드시취항해당국가언어와영어방송이포함되고있습니다.

청와대회견에서미국기자가껄끄러운한미문제를질문했다고해서,북한의위조지폐와관련된한국과미국의시각차이가있다고해서,전통적인한미동맹이이젠바뀌어야한다는새로운시각의대미관계에따라영어를세계인들이의사소통으로이용하는언어라는것을접어두고미국인이사용하는언어로만보고그런주장이나오지않았는지모르겠습니다.

그리고그런주장을당당하게하는청와대사람들의자주성이자랑스러운것이아니라속좁게그런생각을하였다고생각하니그런사람들이우리나라를이끌어가는최고집단안에있다는것이걱정스럽군요.

이젠앞으로청와대회견에미국기자뿐만아니라한국어를모르는외국기자들은입을다물고만있어야할지도모르겠습니다.그래도미국기자들은자기나라언어로얘기하고있지만프랑스기자,독일기자,이탈리아기자들이영어로질문하면그들은자기나라의언어를두고서남의나라언어로얘기하는배알도없이주체사상도모르는사람이될테니까요.

혹시제가그분들의깊은생각을모른채속좁게생각하는것이아닌지도모르겠습니다.

아니차라리제가잘못판단했기를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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