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orde와 Konkordski

소련의 Tu-144가 초음속여객기 SST(Supersonic Transport) 개발경쟁에서 영불합작의 Concorde에 앞서 1968년12월31일 첫 비행에 성공하였으나 그 외형이 Concorde와 너무 비슷하여 많은 뒷얘기를 남기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서방세계가 Tu-144에 붙여준 별명 Concordsky, 러시아식 표기로 Konkordski 였다. 콩코드 이름 뒤에 러시아의 유명한 음악가 Tchaikovsky 등 러시아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름인 …sky를 붙힌 것이다.  Tu144가 Concorde를 복사한 것이라는 비아냥 거리는 별명 이다. 정말 TU-144가 Concorde를 베낀 것인지는 산업스파이와 관련된 것으로 쉽게 들어 나지 않기 때문에 미확인 정보에 근거를 둔 많은 추측과 풍문이 돌았지만 두 명의 소련첩자가 프랑스당국에 의해 체포되어 일부가 확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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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드골공항에 전시된 콩코드기. Air France  F-BVFF, 2007년 드골공항에서 촬영.  

 

1950년대 말 시작된 SST개발경쟁에서 가장 앞선 것은 영국과 프랑스였다고 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처음에는 독자적인 SST개발에 나섰다. 영국은 STAC Supersonic Transport Aircraft Committee와 프랑스의 Sud-Aviation은 처음에는 독자적으로 개발에 나섰으나 막대한 개발비 때문에 1962년11월말에 영국과 프랑스는 SST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협정을 맺고 Concorde로 불리는 Anglo-French SST개발에 나섰다. 소련의 공산당서기장 후르시쵸프는 소련의 SST개발팀인 Tupolev에 SST개발에서 서방세계에 뒤지면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때는 미소냉전체제가 한창일 때로 서로 우월하다는 자존심 경쟁이 있었다.한편 미국은 환경문제로 SST개발을 포기한 상태였다. 미국의 보잉사는 B707의 성공을 바탕으로 초음속여객기 B2707의 개발계획에 세웠으나 일찌감치 주판알을 튀겨 포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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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항공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영국항공 소속 콩코드기 G-BOAG, 2011년 9월 촬영.

 

당시 Tupolev팀은 영불합작의 Concorde팀에 비해 2~3년 뒤지고 있었는데, 1963년 소련의 첩보조직에 콩코드개발에 대한 정보수집의 지시가 내려졌다. 이때부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첩보전이 전개되었다. 1964년 프랑스의 방첩부대는 이런 정보전을 눈치 채고, 관련기관에 정보가 누출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소련국영항공사인 Aeroflot의 파리 책임자인 Sergei Pavlov를 주목하고 있었다. Pavlov는 프랑스 방첩부대에서 자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고 프랑스측은 그한테 엉터리 정보를 넘겨주기도 했다. 결국 프랑스는 Pavlov가 정보원을 만나러 나가는 날 체포하여 본국으로 추방하였는데, 그때 압수한 그의 가방에서는 콩코드의 랜딩기어 도면 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한편 소련은 콩코드정보를 수집하던 또 다른 첩자 Sergei Fabiew가 있었는데, 1977년 체포될 때까지 프랑스당국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때 압수한 그의 서류에는 완벽한 콩코드청사진을 빼돌린 것을 축하하는 모스크바로부터 온 축전도 있었다. 비록 소련은 프랑스로부터 콩코드 정보를 빼돌렸지만, 영불합작의 콩코드를 제치고 Tu-144를 세계 최초로 SST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콩코드와 Tu-144는 비슷한 점은 외형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콩코드의 날개는 S 곡선의 삼각형(ogival delta), Tu-144는 2중 구조의 삼각형(compound delta)으로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4개의 엔진이 각각 양쪽에 2개씩 덮개(nacelles)에 쌓인 것과 이착륙 때 조종사의 시야확보를 위해 기수가 앞으로 구부려지는 것이 같다. 조종사가 3명인 것도 같은 점이다. 외형에서 큰 차이점은 Tu-144의 조종석 바로 뒤에 부착된 Canard(先尾翼機)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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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TU-144기가 파리 에어쇼에서 추락하기 직전의 모습. 출처 wikipedia 저자 RuthAS

 

콩코드가 1976년 정식 취항한 이후 2000년 까지는 무사고 기록을 세웠지만 Tu-144는 불행하게도 1973년 파리에어쇼에서 추락하여 세계최초의 SST라는 자랑스런 명예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게 되었다. 1973년 파리드골공항 옆에 있는 Le Bourget 공항에서 열린 파리에어쇼 3일째, Concorde와 Tu-144기가 시범비행 대결을 하는 날이었다. Concorde는 Tu-144에 앞서 이륙하여 시범비행을 멋지게 마쳤다. 그런데 하늘에는 Concorde기와 Tu-144기 외에 어느 정도 안전거리 밖에서 프랑스의 미라쥬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Tu-144기가 이륙하여 4,000ft 고도에 올랐을 때 갑자기 미라쥬 전투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Tu-144기는 급히 피해 급강하할 때 실속하여 엔진을 재점화 하는 과정에서 공항근처의 마을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Tu-144 승무원 6명 전원과 지상에 있던 8명 등 14명이 사망, 60명이 부상하고 가옥이 15채가 파괴되었다. 이 사고가 Tu-144 승무원 전원 사망하고, 이해 당사자인 프랑스와 소련이 SST를 두고 첩보전을 벌였던 만큼 대립하는 관계여서 합동으로 사고조사를 하였지만 명쾌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은 것 같고 여러 가지 설이 나돌고 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가운데 문제가 된 것은 프랑스 미라쥬 전투기의 존재였다. 미라쥬기는 두 가지의 역할을 의심받게 되었다. 하나는 단순한 Tu-144 비행을 방해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Tu-144의 Canard를 촬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다. 또 하나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스파이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소련이 콩코드의 설계도면을 훔치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잘못된 청사진을 넘겼다는 것이다. 코메디 같은 원인 분석도 있다. Tu-144 조종석에는 비행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한 조종사가 카메라를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고도를 올릴 때 카메라를 떨어뜨려 이것이 조종간을 건드렸다는 추측이다.

어쨋든 프랑스의 미라쥬 전투기가 의도적으로 끼어든 것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은데 일단 프랑스의 첫 번째 공식입장은 미라쥬 전투기의 비행사실도 부인하였다고 한다. 그 후의 조사보고서에는 미라쥬 전투기가 인근 상공에서 비행중이라는 사실은 인정하였지만, Tu-144기에 통고하지 않았던 사실까지 밝혀졌다. 그러면서도 프랑스측은 미라쥬 전투기가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Tu-144추락사고와 무관하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소련의 Tu-144팀의 과욕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Tu-144팀은 콩코드에 비해 우월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지상팀이 시범비행 전날 공장출고때 주어진 Canard와 관련된 세팅을 변경했을 수가 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어 Auto-Stabilizer Electronic에 영향을 미쳐서 발생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는 소련이 블랙박스를 회수하여 해독했는데도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것도 TU-144팀한테 사고원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물론 소련측의 공식발표는 블랙박스가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어 해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Tu-144, Konkordsky는 탄생 과정에서 어느 정도 Concorde의 도움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프랑스의 도움으로 탄생한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 얄궂게도 프랑스 땅에서 펼쳐진 에어쇼에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Konkordsky와 관련된 스파이설은 구 소련이 붕괴될 때 영국으로 망명한 KGB 간부였던 Mitrokin에 의해 실체가 들어나게 되었다. 그가 가져온 자료에 의하면 콩코드의 기밀을 빼돌리는 공작을 Ace라는 코드를 가진 첩자 Doyle에 의해 수행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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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륙하고 있는 TU-144, 사진출처 : NASA – 저작권개방된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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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144 의 수염난 것 같은 Canard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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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144 기수가 아래로 쳐지는 구조, 삼각날개 등 콩코드와 비슷. wikipedia 사진 저자 Zimin V.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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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www.wingweb.co.uk

                    www.concordesst.com

                    http://aviation-safety.net/index.php

                   http://www.tupolev.ru/English

www.tupolev.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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