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공항열차의 비교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UL)과 인천 국제공항(ICN), 그리고 방콕수완나붐 국제공항(BKK)의 공항열차는 공통점이 있다.  공항개항과 동시에 공항철도를 운영한 홍콩첵랍콕공항(HKG)과 달리 이들 세 공항은 공항이 먼저 오픈한 후 몇 년 지나 공항열차가 개통되었다.  그리고 공항열차가 논스톱으로 운행되는 직통 또는 Express와 중간 경유역마다 정차하는 일반열차 두 가지가 있으며 공항열차의 시내역에 공항도심터미날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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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계양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인천공항철도 일반열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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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A Ekpress . . . . . .  접근성이 좋고 가장 빠른 공항교통수단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LIA)의 공항열차는 승객들의 만족도나 이용도가 높은 편이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KLIA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공항교통수단이 KLIA Ekspres 이다.  공항열차 역이 메인터미날 건물의 지하에 있어 기차에 내려 트랙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도착층의 로비와 출발층의 탑승카운터가 있는 로비로 바로 연결 된다.

편도요금은 RM.35 (12,300원)으로  말레이지아 물가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시내에서 공항까지 택시요금이 RM.70-90 정도이니 일행이 있다면 공항열차요금이 택시값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지만 KL Ekspress에는 가족을 동반하는 승객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면 1시간 이상 걸리지만 KL Express는 최고시속 160km로 28분 만에 주파하기 때문에 정시성이 중요한 공항교통수단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공항철도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KLIA에서 KLIA Ekpres의 시내 종점인 KL Sentral역 까지는 공항버스 Aerobus도 자주 운행되는데 요금은 기차의 30% 정도인 RM.10 때문에 많이 이용한다. 다만 평시에는 1시간~1시간10분 정도 걸리지만 출퇴근 시간에 Kuala Lumpur 시내 구간에서 교통체증에 걸리면 시간을 장담 못하니 출국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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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알라룸푸르 공항열차 KL Ekspres 객실전경 >

KLIA Ekspres의 객실구조는 공항열차의 특성을 살려 휴대짐이 없는 승객, 짐이 많은 승객, 가족동반 승객 등 여러 계층을 배려한듯 다양한 구조의 좌석이 섞여 있다. KL Ekspres 외에 중간 경유역에서 정차하는 KLIA Transit(소요시간 35분)도 있는데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 외에도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이 시내교통수단으로도 사용하는 탓인지 구간요금을 합하면 KL Ekspres의 절반도 안되는 RM.15.7 수준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KL Transit을 이용해도 KL Sentral에서 공항까지 가능 경우는 요금이 KL Ekspres와 똑같다.  KLIA Transit 는  중간 경유역에 Putra Jaya가 있어 쿠알라룸푸르의 신도시 Putra Jaya를 둘러 볼 때 유용하다.

 

인천공항철도 AREX . . . . . . 착한 요금이 장점

인천공항철도는 서울역과 인천공항 61.7km를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직통편(소요시간 43분, 13,300원)과 중간경유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소요시간 53분, 3700원)이 있다.  좌석은 논스톱 직통편은 리클라이닝이 되는 좌석이며 일반열차는 지하철과 같은 방식 이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승객들의 큰 짐을 보관하는 장소가 부족해 공항열차라는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서울시내는 지하구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속도면에서는 Kuala Lumpur 공항열차에 비해서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인천공항의 경우 승객들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버스 이다. Arex의 경우 약 5~10분 걸어 가야 한다.  Arex 일반열차의 경우 공항 승객 뿐만 아니라 계양역에서 인천지하철과 환승이 가능하여 인천 북부 주민과 영종도 주민 들의 대중교통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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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객실수준의 인천공항철도 직통 객실, 좌석수에 비해 승객들의 짐을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 >

 

방콕수완나품 국제공항 Airport Rail Link

방콕수완나붐의 공항열차는 수완나붐 공항과 시내 Makkasan역까지 28.6km를 Express Line(요금 150바트, 약 5300원)와 일반열차인 City Line(요금 45바트, 약 1600원)이 달리고 있다.  좌석 구조는 인천 Arex 처럼 논스톱편의 객실은 버스 좌석과 같은 방식이고 일반열차는 지하철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지만 논스톱편의 좌석은 운행시간이 짧은 편이라서 그런지 리클라이닝 방식은 아니다. 방콕 Express Line나 City Line은 일부 공간에 좌석을 배치하지 않아 승객들이 짐을 보관할 장소를 마련하고 있지다.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직통편은 아시아 공항열차 중에서 유일하게  KTX수준으로 좌석등받이가 뒤로 제껴지는 리클라이닝 시트로 가장 럭셔리한 구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철도의 경우는 직통편과 일반열차 모두 승객들의 짐보관을 위한 장소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여 공항열차로서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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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공항열차 City Line ,공항이용객 뿐만 아니라 방콕시민들도 많이 이용한다. >

 

인천공항 Arex, 방콕 Airport Rail Link의 문제점 . . . . . . 인기 없는 논스톱 직행편

인천공항철도 Arex는 방콕공항열차는 KLIA Ekspres에 비해 몇 가지 눈에 띄는 단점이 있다. 우선 승객들의 짐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여 공항철도의 특성을 제대로 살지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 일반 전철, 지하철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많은 승객들이 좌석에 앉아 대형 트렁크를 앞에 세워 두고 손으로 잡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논스톱편과 일반열차의 운영방법이다. 사실 공항열차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공항열차가 고급 교통수단이 될 필요는 없고 정시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직통편의 배차간격이 30분 간격, 방콕 Express의 경우 40분 간격으로 일반열차에 비해 운행 회수가 현저히 적은 편 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승객이 열차를 선택하는 것은 좌석이 편하지만 요금이 3배나 비싼 논스톱편이 아니라 먼저 도착하여 먼저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특히 공항열차를 이용하는 계층은 고급호텔을 이용하는 부유층승객 보다는 버짓트래블러들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운행간격도 길고 요금이 비싼 논스톱편이 외면받을 것은 뻔한 일이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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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공항열차 논스톱 Express 객실 모습,  이날 승객이 나 혼자 뿐 이었다. > 

 

실제로 지난 달 라오스를 여행할 때 방콕공항열차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방콕공항에서 입국할 때는 City Line, 출국할 때는 Express를 이용하였는데 시간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입국할 때는 일반 지하철처럼 승객이 많았지만 출국할 때 Express에는 객실차량 3 중에서 내가 유일한 승객이란 어처구니 없는 현장을 지켜보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인천국제공항 Arex의 경우도 직통편의 경우 승객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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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시내 Makkasan 역, 뒷골목 공장부지에 지은 것 같은 인상으로 주변에 부대시설이 전혀 없다. >

 

방콕공항열차 Airport Rail Link의 경우 가장 취약점은 도심연계교통이다. 쿠알라룸푸르공항의 KL Ekspres와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시내역이 교통중심지인 KL Sentral과 서울역인데 KL Sentral은 서울역과 마찬가지로 지하철, 모노레일, 경전철 등 쿠알라룸푸르 뿐만 아니라 전국철도교통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그러나 방콕의 경우 시내의 Makkasan역은 대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주변은 교통체증이 심한 곳이다. Makkasan역을 나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수백 미터 떨어진 큰길로 나와야 하지만 그 도로가 방콕시내의 간선도로도 아니다. 방콕공항열차당국이 지역재개발을 위한 미래를 생각하고 시내역의 위치를 잡았는지 몰라도 당장은 시내까지 공항열차를 타고 들어왔지만 최종 목적지까지 가려면 특히 외국인승객들은 공항보다 더 열악한 교통환경에 부딪치게 된다. 방콕공항열차안내에는 시내역인 Makkasan역이 지하철 Petchaburi역과 연계된다고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 지하철의 환승역처럼 전용지하도나 연결도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승객은 Makkasan역을 빠져 나와 시내도로를 지나 기존의 Petchaburi지하철역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니 만일 비라도 오는 날이면 피할 방법이 없고 짐이 많은 경우는 이렇게 환승한다는 것은 고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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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알라룸푸르공항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항공사 카운터가 있는 곳에서 내리게 된다. >

 

방콕 Express의 요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비싼 요금은 아니라도 방콕시내의 요금체계를 생각하면 경쟁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공항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스쿰빗이나 실롬 등의 도심까지 택시요금은 고속도로 통행료를 표함해도 300바트가 넘지 않는다. 그런데 Express 요금이 150바트 이니 동행이 있다면 Express 요금이 공항까지 택시요금보다 비싸기 때문에 이용할 가치가 없어진다. 특히 택시의 경우 도시고속도로의 진입로까지 교통정체가 있고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공항까지 15분-20분 걸리는데 도심에서 택시로 Makkasan 역까지 거리가 도시고속도로의 입구보다 나을 것이 없어보이니 일행이 있다면 택시를 타고 Makkasan역으로 가느니 차라리 공항으로 직접 가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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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 Makkasan역 항공사 Check-in 카운터의 모습, 승객이 보이지 않는다. >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항철도역의 check-in counter . . . . . 

방콕 Makkasan역과 서울역 공항철도역에는 항공사의 탑승수속을 할 수 있는 공항터미날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철도와 방콕공항열차의 시스템은 시내역의 공항터미날의 기능을 스스로 발목 잡고 있다. 쿠알라룸푸르공항열차의 시내역인 KL Sentral에도 항공사 체크인카운터가 있지만 해당항공사의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용승객들의 공항교통편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서울역과 Makkasan역의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는 요금이 비싸고 운행간격도 긴 직통편, Express 승객들만 이용하도록 되어있다. 즉 요금이 저렴한 일반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시내역의 탑승카운터를 이용할 수 없다. 물론 수익성을 위해 요금이 비싼 직통열차, Express 승객을 유도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이해는 가지만 요금도 비싸고 시간도 많이 기다려야 하는 직통열차를 이용할 승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결국 Makkasan역에는 타이항공과 방콕에어웨이즈의 탑승카운터가 있었지만 방콕에어웨이즈는 카운터를 폐쇄했다고 한다.

 

인천공항 Arex의 성장잠재력 . . . . . . KTX로 국내선 연결편 역할 

그래도 인천공항철도 Arex의 경우는 서울역과 연결되므로 KTX를 연계하면 성장잠재력은 상당히 클 것 같다. 초고속기차노선이 발달된 유럽의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는 루프트한자항공이나 에어프랑스는 허브공항인 프랑크푸르트나 파리에서 2시간 이내의 도시는 환승항공편 대신 초고속기차인 ICE, TGV에 항공편명을 붙여서 대체운항하는 곳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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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항공으로 인천-쾰른 노선을 검색하면 프랑크푸르트에서 쾰른까지는 기차편 DB가 나온다. >

위 사진에서 보듯이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으로 인천-쾰른 구간을 검색하면 인천-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쾰른 두 개의 항공편으로 연결되는데 실제 프랑크푸르트-쾰른 항공편은 독일 국철인 DB로 운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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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프랑스 인천-브뤼셀 항공편검색, 파리에서 브뤼셀까지 기차(TGV)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온다. >

에어프랑스(AF)의 경우 인천에서 벨기에의 브뤼셀까지 항공편을 검색하면 파리 드골국제공항에서 브뤼셀까지는 TGV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과 파리 드골 국제공항은 공항건물 안에서 직접 공항역이 연결된다.

현재 공항철도를 운영하는 Arex와 KTX를 운영하는 Korail의 관계가 어떤 지 모르겠지만, 만일 인천공항까지 KTX가 들어 올 수 있다면 인천공항에서 국내선을 운영하는 것 보다는 KTX가 그 역할을 맡아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대도시 뿐만 아니라 KTX가 정차하는 도시까지 하나의 예약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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