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Paine Field 공항에서 공개된 B787 드림라이너

< 시애틀 보잉필드 주기장에 있는 B787과 B747-8 테스트기종 >

 

오늘 오전 성남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에어쇼에 B787이 선을 보였다. 보잉사는 B787기를 6대 시험용으로 제작하여 각종 테스트에 이용하고 있는데 그중 보잉필드에 있던 하나가 들어 온 것 같다. 사실 보잉사가 B787을 세계순회시험비행하면서 일본에는 중소도시까지 착륙하면서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아 섭섭하기도 했는데 많은 항공매니아들한테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에어쇼에 전시되는 B787은 완성기가 아니라 보잉사가 각종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는 테스트기종이라 내부를 공개해도 조종석만 모습을 갖추었을 뿐, 제대로 꾸민 객실모습은 보지 못할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지난 9월26일 B787 First Delivery 행사 전날 Paine Field에서 마지막 점검작업에 있던 ANA B787 제2호기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객실내부를 소개한다.

 

< B787 제1호기 일본 ANA항공 JA801A, 인도식을 하루 앞두고 에버레트공장 패인필드 주기장에 대기중에 있다 >

 

Everett-B787-assembly-1

< 에버레트 B787 조립공장 전망대에서 내려단 본 B787기의 유연한 모습 >

 

< B787기 조종석 내부, B787 제2호기 JA802A에서 촬영 >

 

A380 크고 더 많이 … B787 크지 않으면서 더 멀리 …

B787 Dreamliner가 선을 뵈면서 에어버스사의 A380과 비교하는 시각이 있지만 사실 두 기종은 규모와 개발컨셉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대상은 아니다. A380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초대형여객기이지만 B787은 형님뻘인 B767 보다 약간 크며 에어버스 A330 정도의 중형여객기로 크기 보다는 멀리 갈 수 있는 항속거리를 늘린 기종이다. 그러나 A380이나 B787 모두 에어버스사와 보잉사가 차세대기종으로 내세우는 첨단기종인 만큼 기존의 다른 기종과 차별화되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하늘 위의 특급호텔’이란 별명을 가진 A380은 에어버스상의 개발컨셉부터 넓은 공간을 강조하기 위해 초호화로운 인테리어를 내세우고 일부 항공사들이 일등석객실을 그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럭셔리하게 꾸몄지만 사실 A380의 별명은 A380을 이용하는 일반석승객의 몫은 아니었지만 B787 Dreamliner는 새로운 비행환경을 내세우며 모든 승객들이 느낄 수 있는 업그레이드 된 기내환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B787은 무엇이 다르기에 Dreamliner라는 애칭을 내세웠는지 지난 9월25일 보잉사의 에버레트공장에 있는 Paine Field 공항에서 B787기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nose-comparison

< 기종별 기수 모습의 비교, 매끄럽게 이어져 내려오는 B787이 특이하다. >

 

< B787기 기수부분의 매끄러운 모습 ,  B787 제2호기 JA802A, 이 기체는 보름 후 일본으로 인도 되었다.>

 

B787 외형의 특징 . . .  유선형,  선글라스를 낀 대형 객실유리창,  톱니모양의 엔진덮개 …

B787의 외형은 크게 세가지가 눈에 띈다. 우선 기수부터 기존의 다른 기종과 다른 느낌이다. 유난히 조종석 유리창이 크지만 그것 보다는 중간에 꺾임 없이 미끈하게 빠진 nose cone 모양 때문인 것 같다. Nose cone의 끝부분 Radome에는 기상레이더와 컴퓨터가 내장되었다. 이곳의 레이더에서 수집된 기상 및 기류정보는 컴퓨터로 분석되고 제어장치가 날개에 연결되어 난기류 등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Everett-B787-assembly-6

< B787기의 기수부분 Radome, Everett 조립공장에서 촬영 >

 

그리고 동체가 전체적으로 물고기 지느러미를 연상케하듯 훨씬 유연하게 보인다. 특히 Raked Wingtip으로 보이는 구조는 무사들의 칼끝처럼 휘었는데 대한항공이 납품한 것이라고 한다. 또 하나 외형의 특징은 톱니모양(Chevrons)으로 만든 엔진덮개(Cowl)다. 엔진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B747-8에 사용되는 엔진도 같은 디자인이다. 지난 6월에 시승한 대한항공 A380의 엔진도 놀랄만큼 소음이 크게 개선되었는데 B787의 소음도 크게 줄어들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톱니 모양의 B787 엔진덮개, 엔진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

 

트랩을 올라 조종석부터 살폈다. 유리창이 큰 것이 전방은 물론 옆쪽 시야도 넓어 보인다. 계기판도 B747이나 B777 보다 한결 심플해 보인다. B787은 B767-300보다 크고 B777-200 보다 작은 크기로 A330 정도다. 객실폭은 B777 (5.86m), B787 (4.72m) 중간으로 A330 (5.28m) 보다 약간 넓은 5.49m 으로 3-3-3까지 가능하지만 쾌적한 객실분위기를 앞세우면 2-4-2 정도가 여유있을 것 같다. 이날 공개한 ANA기도 2-4-2 배열이다.

 

< 객실 천정이 물결 모양으로 B777과 비슷한 느낌이다. >

 

전체적인 객실분위기는 물결모양의 오버헤드빈의 B777을 따랐다. B787 객실은 첫눈에 객실유리창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보잉기종은 전형적으로 에어버스기종에 비행 객실유리창이 4각형에 가깝지만 B787은 전체적으로 유리창이 크고 특히 위 아래로 길어 보인다. 보통 다른 기종의 경우 성인이라도 창밖을 보려면 고개를 약간 낮추어야 했지만 B787은 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바볍게 돌리면 되고 복도쪽 좌석에 앉은 승객도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A380의 객실유리창도 크지만 수치로 보면 B787이 조금 더 큰데 B787 객실유리창의 특징은 스스로 투명도 조절이 가능한 Electrochroma Window 시스템이다.

 

< 객실유리창의 크기와 위치를 B777기종과 B787기를 비교한 모습 >

 

이는 유리창에 선글라스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완전히 불투명하게 조절할 수 있어 다른 항공기에 있는 유리창덮개가 B787에는 필요없다. 밝기조절은 객실유리창마다 있는 버튼으로 승객들이 직접 원하는 밝기로 조절할 수 있고 운항상태에 따라 필요할 경우 승무원이 중앙통제로 가능하니 이착륙때 유리창덮개를 올리기 위해 승무원들이 일일히 확인할 필요가 없다. 유리창의 채광 뿐만 아니라 기내조명도 전구를 사용하지 않고 LED를 사용한 첨단방식이다. 이날 B787을 공개한 시간이 대낮이라 조명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객실천정에 푸른빛이 감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B787기의 실내조명, LED방식으로 운항상태에 따라 다양한 저명이 가능하다.  이 사진은 취재당시 상용서비스를 하지 않아 후에 싱가폴 Scoot 항공에서 촬영한 것>

 

그러나 보잉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유리창의 크기나 자동밝기조절장치, 기내 LED 조명시설 등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뛰어난 실내공조시스템이다. 우선 객실내 기압이 다른 기종에서는 해발 2400m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B787은 해발 1800m 수준을 유지하고 습도도 훨신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기내에는 특수필터를 거쳐 오존은 물론 공기중의 세균과 바이러스 등과 오염물질을 제거한 청정공기를 유입시키는 것도 드림라이너 B787이 자랑하는 첨단 시설이다.

 

B787-windows-smart-glass-VN-IMG_0268

< 객실유리창의 투명도 조절, 반 정도로 한 것과 완전히 빛을 차단한 상태 >

 

 

ANA 제2호기에 장착한 일반석좌석에는 보지 못하던 것이 하나 있다. 좌석등받이는 고정판넬이 받치고 등받이를 제끼면 KTX 좌석처럼 의자가 앞으로 미끄러져 나오면서 등받이가 제껴진다. 그런데 등받이 고정판넬에 작은 인디케이터가 있는데 등받이를 뒤로 제끼게 되면 빨간색 표시가 나타난다. 이것은 승객들이 좌석등받이를 원위치시켜야 할 때 승무원이 일일이 통로를 다니지 않고서 확인할 수 있는 표시창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날 탑승한 B787의 비즈니스클래스좌석은 보잉의 인터넷사이트에서 소개한 것과 다르다. 요즘 대부분의 일류항공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Full-Flat Seat가 아니고 Lie-Flat Seat이지만 좁은 편이다. 승무원한테 확인하고 보니 역시 제2호기는 ANA 국내선용이다. A380이 등장하면서 느꼈지만 항공기는 항공사에 따라 꾸미기 나름이다.

 

 

‘하늘 위의 특급호텔’로 불리는 A380의 경우도 Suite Class로 부리는 일등석의 이야기일 뿐 초대형항공기 A380의 일반석은 대한항공 A380일반석을 제외하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중형기 A330, B777 보다 좁으니 A380 일반석에서 진정한 ‘하늘 위의 호텔’은 대한항공 A380 뿐이다. 사실 A380의 경우 Mock-up 실물견본을 공개할 때 부터 넓은 실내를 강조하기 위해 초호화로운 부대시설을 내세웠고 초기에 A380을 도입한 일부 항공사들이 일등석에 침대를 갖추고 샤워시설을 하는 등 초호화시설로 꾸며 Suite Class라는 말을 만들었을 뿐이지 A380 기체 자체가 호화기종은 아니었다. 오히려 A380의 경우도 객실유리창이 커지고 LED 조명이나 실내기압을 개선하는 등 기존항공기와 차별화 되는 기능이 모두 ‘하늘 위의 특급호텔’이란 수식어에 묻어 버리고 만 셈이다.

 

지금까지 새로운 기종이 나타날 때 마다 승객들의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자동항법장치를 갖추고 컴퓨터에 의해 조절되는 오토파일롯 장치 등 조종석의 편의성이나 항공사의 경제성 등 달라지는 것은 모두 승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새비행기였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B787이 등장하면서 승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첨단시설이 선보였다. 그리고 앞으로 B787과 경쟁하게될 에어버스의 A350도 역시 컴포지트사용이 53% 라고 한다. 이젠 B787의 등장이 항공기역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2011년9월26일 B787 1호기 인도식 First Delivery 식장에 공장근로자와 함께 입장하는 B787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