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 B787 시승기

지난 주 홍콩에 볼 일이 있어 2박3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인천-홍콩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많은 항공편이 있는 노선이다. 모두 10개 항공사가 하루 21편 운항한다. 대한항공(4편), 아시아나항공(4편), 캐세이퍼시픽(6편), 타이항공 등의 세계적인 대형항공사와 서남아시아의 인도항공, 아프리카의 에디오피아항공, 그리고 우리나라의 진에어, 이스타제트, 제주항공과 홍콩익스프레스 등의 저비용항공사도 합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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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에 B787기종을 유일하게 취항하고 있는 에어인디아 VT-ANE

 

Air India … 우리나라에 B787 취항하는 유일한 항공사

이번 홍콩여행은 에어인디아를 선택하였다. 이유는 단 하나. 에어인디아가 유일하게 인천공항에 보잉의 드림라이너 B787를 취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인디아 요금이 30만원 채 못 되는 저비용항공사 보다 싼 것도 매력이었다. 최저요금만 따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의 요금이 약간 더 저렴하지만 실제 예약이 가능한 요금은 외국의 일반항공사가 국내저비용항공사들 보다 더 싼 편이다.

에어인디아의 예약을 인터넷으로 에어인디아 본사사이트에서 진행했다. 한국어 사이트에서는 신용카결제가 안 되고 며칠 전 윈도우를 새로 깔았기 때문에 ActiveX가 어쩌구저쩌구 해서 진행되지 않았다. 새삼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께서 규제개혁을 외치면 인터넷결제를 예로 들었던 것이 실감나는 상황이었다. 결정적으로 한글사이트에서는 현금결제만 가능하지만 본사의 영문사이트에서는 신용카드결제 뿐만 아니라 좌석선택과 웹체크인까지 가능하여 훨씬 편리하다.

에어인디아는 1990년 인도를 처음 여행하면서 매년 다섯 차례 이용했고 1996년 케냐를 여행할 때 뭄바이에서 나이로비까지 이용한 경험이 있으니 무려 18년 만이다. 그때만 해도 에어인디아는 Worst Airline의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지연운항과 기내서비스 등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항공사였지만 나의 인도여행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탓인지 개인적으로는 에어인디아에 대한 나쁜 인상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에어인디아는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인천노선의 정시운항율도 높은 편이다. 기종도 국제선주력기종이 모두 2000년대 후반부터 새로 도입한 B777과 B787로 대체되었다. 아시아권에서는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과 함께 가장 많이 발전한 항공사로 보인다. 에어인디아가 많은 발전을 했지만 에어인디아 한국어 사이트는 90년대 에어인디아의 평가 수준이다.

 

B787 First Delivery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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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87 조립공장의 근로자들을 앞세우고 B787 제1호기 ANA항공 B787기가 First Delivery 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보잉의 차세대 첨단기종인 B787 Dreamliner는 나한테 특별한 인연이 있는 기종이다. 2011년9월 B787 제1호기가 일본 ANA항공에 인도될때 월간항공 객원기자의 자격으로 보잉사의 초청을 받아 시애틀 근교의 Everett 보잉공장에서 거행된 B787 First Delivery 행사에 참석하여 B787 조립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Everett 보잉공장에 딸린 Paine Field 공항에서 인도식을 앞 둔 B787의 기내를 둘러 볼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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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rett B787 조립공장에 딸린 Paine Field에서 공개된 ANA B787 제2호기의 조종석에서 기념촬영.

 

서둘러 체크인을 마치고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평소 같으면 메인터미날의 HUB라운지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하고 게이트로 이동했지만 이날은 비즈니스클래스의 기내식이 기대도 되었지만 게이트로 들어오는 에어인디아 B787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서둘러 외항기 터미날인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이런 ! 벌써 에어인디아 B787기가 예정보다 빠른 시각에 게이트에 들어와 있었다.

 

 

B787 외형의 특징

B787은 외형에서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다른 기종은 조종석 앞의 레이돔 부분이 돌출되어 나왔지만 B787은 동체위에서 조종석유리창을 따라 레이돔까지 완만한 곡선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도 특징이다. 조종석 유리창도 B707, B727, B737까지 반세기 이상 이어지고 있는 눈부리를 치켜 올린 날카로운 모양에서 탈피하여 부드러운 인상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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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87과 다른 기종의 기체 앞부분(nose)을 비교한 모습

또 하나는 엔진덮개의 모습이다. 엔진을 감싸고 있는 덮개(nacelle)의 뒷 선이 톱니모양(chevron)으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는 엔진소음을 줄여준다고 하는데 B747-8에도 채택되었으며 B737NG, B777의 후속기종인 B737NEO와 B777X에도 채택될 것이라고 한다. B787에 사용되는 엔진은 Rolls Royce와 GEnx 두 가지 제품이 있다. 에어인디아는 GEnx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B787은 엔진을 다른 회사 제품으로 교환이 쉽다고 한다.

ANA B787기의 엔진은 Rolls Royce 제품이다. B787 엔진시스템설계의 특징은 항공사들의 필요에 따라 다른 회사제품의 엔진 교체가 쉽다고 한다. 전에는 다른 회사제품의 엔진으로 교체하려면 교체비용과 기간이 많이 들어 거의 실행된 적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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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니모양(chevron)의 B787 엔진덮개

 

마지막 하나는 B747-400과 A330, A340은 날개 끝이 꺾인 구조의 Wingtip이 있지만 B787은 주날개 끝이 뒤로 휜 Raked Wingtip 구조다. 기체를 정면이나 측면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고 동체를 비스듬히 보면 잘 나타나는데 얼핏 무사들의 긴 칼의 끝처럼 보인다. Raked Wingtip은 B777-300ER과 B777-200LR에도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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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ked Wingtip B787, 날개 끝이 뒤로 휘어져 있는 모습이다.

 

B787 … 금속이 아닌 비금속 탄소복합소재 사용

인천공항의 보딩브릿지는 유리로 되어 있어 좋다. 방콕이나 홍콩공항의 경우 보딩브릿지가 터널 속을 지나는 답답한 기분이지만 우리나라 공항들의 보딩브릿지는 비행기 동체를 보면서 탑승하게 된다. 가까이서 본 B787 동체는 탄소복합소재라서 그런지 금속의 차가운 느낌 보다는 따스한 느낌을 준다. 군데군데 금속철판 연결한 나사 박은 흔적도 없다. 전에도 탄소복합소재가 동체 재료로 제한된 부분에만 사용된 적은 있지만 탄소복합소재가 동체의 주재료로 사용된 것은 B787이 처음이고 새로 등장할 에어버스의 A350XWB도 탄소복합소재로 만들었다고 한다.

 

나마스테 !

나마스테 ! 오랜 만에 주고받는 인도 인사말이다. 에어인디아의 도장은 특이하다. 에어인디아의 로고는 빨간 백조가 하늘을 나는 모습이다. 특이한 것은 객실창문마다 빨간 색으로 둘러싼 무늬가 마하라자의 궁전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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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인디아는 창문 마다 빨간 테두리로 감싼 것이 마하라자의 궁전의 창문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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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로 들어서자 왼쪽으로 비즈니스클래스객실로 들어가려니 굳이 승무원이 보딩패스를 보자고 한다. 허름한 차림에 백팩을 매고 타니 비즈니스클래스 승객으로 보이지 않았나 보다. 보딩패스를 확인한 승무원은 미안한지 백팩을 받아 좌석까지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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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 India B787 비즈니스클래스

 

AI317편 B787의 비즈니스클래스는 요즘 유행하는 full-flat-bed 타입의 좌석이 2-2-2 배열로 3열 모두 18석 이다. 좌석 위의 짐을 올려놓는 선반(overhead bin)은 B777과 같이 위로 밀어 넣는 pivot 방식으로 이 방식은 선반바닥이 고정된 shelf 방식 보다 객실 위의 공간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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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석팔걸이 내부 – 음료수를 보관하는 곳과 AC전원소켓, 리모콘이 내장되어 있다.

배정 받은 좌석은 맨 앞 1A. 일반석의 경우 맨 앞좌석이 명당이지만 충분한 공간이 확보된 비즈니스클라스 좌석의 경우는 모니터가 팔걸이 안에 내장되어 있어서 맨 앞좌석이 오히려 불편하다. 팔걸이 안쪽으로는 AC 전원소켓과 물병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고 좌석을 펼쳐 누우려면 팔걸이를 위로 올려 옆 승객과 시산을 차단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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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창문의 시야를 비교한 모습 – (왼쪽) B787 (오른쪽) A330

 

좌석에 앉으면 새삼 객실창문이 커 시야가 좋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위 아래로 길어 다른 기종은 성인승객이 창밖을 내다보려면 얼굴을 약간 낮춰야 하지만 B787은 편히 앉은 자세에서 고개만 돌리면 된다. B787의 객실창문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덮개 블라인드도 없다. B787의 객실창문은 선글라스처럼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electrochromatism 방식의 스마트유리다. 객실창문의 투명도 조절은 창문 아래에 있는 단추로 조절하지만 필요에 따라 중앙집중식으로 승무원이 일괄 조절할 수 도 있다. B787 승객은 더 이상 좌석을 정할 때 햇볕이 드는 방향을 따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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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87 객실창문이 다른 기종에 비해 크고 창문 아래 버튼으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비즈니스클래스의 서비스는 이륙 전부터 시작된다. 내가 선호하는 웰컴드링크는 항상 샴페인. 그런데 간단한 화장품과 세면도구가 담긴 아메니티 가방이 안 보이고 기내슬리퍼 대신 긴 덧양말만 제공된다. 고유가시대에 항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탓일까 ? 이륙 후 순항고도에 이르자 기내조명에 변화가 생긴다. B787의 기내조명은 일반전구가 아닌 LED 조명을 사용한다. 운항상태에 따라 기내조명을 달리하고 있다. LED 조명과 함께 기내밝기를 좌우하는 것은 객실창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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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317편 인천-홍콩 노선 비즈니스클래스의 기내식 점심식사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할 때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편안한 좌석과 함께 기내식이다. AI317편 인천발 홍콩행 기내식 점심은 Vegetarian과 Non-Vegetarian 인도식과 한국식이 있는데 오랜 만에 에어인디아를 이용하니 인도식 Non-Vegetarian 기내식을 선택했는데 역시 카레향이 진한 요리다. 그런데 솔직히 조금 실망스럽다. 보통 비즈니스석 이상의 기내식은 전채, 메인요리, 디저트가 코스로 나오는데 이번에는 일반석기내식처럼 전채와 메인요리, 디저트가 모두 함께 나오는 All-in-One 방식으로 식사 후 오렌지와 바나나 등 과일만 하나 추가될 뿐이다.

 

적당한 조명이 가능한 B787

식사를 마치고 객실분위기를 살펴 볼겸 일반석 객실 맨 뒤로 이동했다. 대낮이지만 객실창문의 조명도를 불투명하게 조절하여 파란색 선글라스를 쓴 것과 같아 적당한 분위기다. 천정의 LED 조명도 은은한 파란색이다. 기존의 다른 기종의 경우 객실창문의 블라인드를 닫거나 열면 어둡거나 밝거나 둘 중 하나로 적당한 조명이란 것이 없는데 B787은 객실과 유리창문의 밝기를 정말 적당히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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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실창문이 착색(electrochromatism smart glass)되어 기내의 밝기가 적당히 유지된다.

 

이번 비행시간은 3시간 남짓 걸려 크게 느끼지 못하였지만 B787 객실의 가장 큰 장점은 객실이 다른 기종처럼 건조하지 않다는 점이다. 보통 항공기들은 동체가 금속으로 만들어 기체의 부식을 막기 위해 습도를 낮게 하여 건조한 편이다. 나의 경우 미주노선이나 유럽노선을 이용할 때는 서너 차례 화장실에 들러 휴지에 물을 적셔 코에 대는 습관이 있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른 기종들은 객실내 기압을 해발 2400m에 맞추는데 B787은 해발 1800m에 맞춰 지상과 좀 더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객실내 습도와 객실기압을 쾌적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것도 동체를 비금속인 탄소복합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에어인디아 B787 일반석 …… 좌석피치 33인치 3-3-3 배열

홍콩에서 귀국편은 일반석을 이용하였다. Web-check-in으로 맨 뒤에서 두 번째 좌석 창가를 지정했다. 홍콩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하면서 승객수를 물었더니 150명 선으로 2/3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면 운이 좋으면 뒷자리에서 편히 올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홍콩발 인천행 AI310편은 뒷 좌석에 여유가 많아 세 좌석을 혼자 차지하고 올 수 있었다. 주변 승객의 얘기에 의하면 델리-홍콩 구간은 만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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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 India B787 일반석 객실 모습

 

에어인디아 B787의 일반석은 좌석배열이 3-3-3 이다. B787이 객실폭이 5.49m, B777에 비해 38cm 좁고 A330/340 보다 21cm 넓다. B787의 3-3-3배열이라면 B777에 비해 객실좌석이 좁은 편이고 2-4-2배열이라면 A330/340 보다 훨씬 여유 있는 배열이다. 하기는 요즘 많은 항공사들이 프리미움이코노미 클래스를 만들면서 B777기종의 일반석을 3-3-3대신 3-4-3으로 늘리고 있은 형편인데 그것 보다는 낫다고 위안을 느껴야 할까 ! B787의 론칭항공사인 ANA는 B787 일반석좌석을 2-4-2와 3-3-3 두 가지 타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항공을 제외한 다른 항공사들의 B787 일반석은 3-3-3 배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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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 India B787 일반석 좌석, 대한항공의 신형좌석 New Economy와 비슷한 수준이다.

 

에어인디아 B787의 일반석 좌석피치는 33인치로 국제선 평균보다 약간 넓다. 좌석배열을 2-4-2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피치가 32인치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것만해도 다행이다. 좌석배열이 3-3-3로 2-4-2 보다 좌석 하나가 더 많은데 그래도 좌석폭이 17인치로 동양사람 체구에는 괜찮은 수준이다. 좌석의 식사테이블도 접을 수 있고 앞 뒤로 이동이 가능한 슬라이딩 방식, 그리고 좌석마다 전원소켓이 있어 대한항공의 New Economy와 비슷한 수준이다.

 

Amazing Flexible Wing ! 놀라운 B787 날개의 탄력성

반대편 객실창문으로 AI310편의 날개에 기체등록번호가 적힌 붉은색 표시가 보인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한 후 순항고도에 이르자 붉은 기호가 안 보인다. B787의 날개가 비행중에는 크게 위로 휘기 때문이다.

문득 보잉사가 B787을 개발에 나설 때 발표한 B787의 컴퓨터그래픽 사진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친 김에 지상과 비행중 날개 위치에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교해 보기로 했다. 우선 내가 앉은 좌석에서 창밖의 날개를 먼저 카메라로 촬영하고 착륙 후에 똑 같은 좌석에서 같은 앵글로 창밖의 날개를 촬영하였다. 역시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을 보니 B787의 날개가 상당히 flexible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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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787 날개의 유연성. (좌측) 지상에서 (우측) 비행중 날개의 위치를 비교한 모습

인천발 홍콩행 AI317편은 비즈니스객실에 앉아 소음이 작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돌아올 때는 객실 맨 뒤에 앉았는데도 소음이 그리 크지 않다. 일반석 기내식은 All-in-one 타입으로 아침시간이라 오믈렛이 나온다. 내 입맛에는 인천을 출발할 때 선택했던 인도식 비즈니스클래스 기내식 보다 일반석 기내식 오믈렛이 더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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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 India AI310편 홍콩-인천 일반석 기내식 아침식사

 

에어인디아로 홍콩을 왕복하면서 새삼스럽게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들의 승무원이 부지런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유난히 갈증을 쉽게 느끼는 체질인데 국적항공사를 이용하면 승무원을 호출할 일이 거의 없다. 적당히 갈증이 날 때 쯤 되면 음료수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에어인디아를 이용한 홍콩여행에서는 왕복 여정 모두 중간에 승무원을 호출하거나 주방으로 가서 음료수를 요청하게 되었다. 물론 승무원을 호출하면 나의 요구에 즉각 응해주었지만 역시 능동적인 서비스는 국적항공사 승무원을 당할 항공사는 없는 것 같다.

 

차세대기종에 대한 기대 …… B787과 A350XWB의 경쟁

왕복 7시간에 걸친 B787 시승이었지만 B787은 새로운 객실환경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전에도 새로운 기종이 나올 때 마다 화제에 올랐지만 대부분 기술적인 진보였고 승객들이 객실에서 직접 느낄 만한 변화는 B787이 처음인것 같다. 에어버스 A330도 1972년에 생산된 A300과 비교하면 40년 동안 객실환경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보잉도 B747, B767, B777 등이 개발되면서 동체크기와 항속거리의 차이가 있을 뿐 객실환경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기존 기종들의 변화는 객실환경의 변화라기 보다는 AVOD 등 전자산업의 발전에 따른 변화였을 뿐이다.

B787은 취항 초기에 리튬이온배터리의 문제로 큰 수난을 겪었지만 동체에 금속 대신 가볍고 강도 높은 탄소복합재료를 채택하여 경제성을 앞세워 1000여대 주문받아 놓고 있다고 한다. 이는 에어버스의 A330이 20년간 1000여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금년 말 상용화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B787과 같은 성격의 에어버스의 A350 XWB도 벌써 800대 주문이 들어왔다고 한다. 앞으로 차세대를 이끌어갈 B787과 A350XWB의 경쟁이 어떻게 벌어지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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