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트한자항공의 B747 사랑

일본의 ANA 항공이 B787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 못지않게 독일의 루프트한자항공의 B747-8 사랑도 끔찍하다. B747-8은 보잉사가 에어버스의 초대형기종 A380에 맞서기 위해 B787의 개발하면서 채택한 신기술을 B747-400에 접목시킨 기종이다. 보잉이 B747-400의 후속기종인 B747-8을 B747-500이라 명명하지 않고 B747-8로 정한 것은 단순한 B747-400을 업그레이드 시킨 변형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첨단기종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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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프트한자 B747-8 Intercontinental, D-ABYD, 인천공항에서 촬영

 

B747-8은 전체적인 외형은 첫 눈에도 B747 계열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동체 앞부분만 2층 구조이며 엔진도 4개다. 외형만 보면 달라진 것은 동체길이가 약 5.6m 길어지고 주날개 끝이 꺾어진 B747-400의 winglet이 사라지고 날개 끝이 약간 뒤로 휘어진 Raked-wingtip 이란 것과 엔진덮개가 톱니모양이란 것인데 모두 B787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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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화물항공사 Nippon Cargo Air B747-8F기의 톱니 모양의 엔진모습

 

B747-8은 이렇게 최첨단기종 B787에 적용된 기술을 적용시켜 연비가 14% 향상되었고 소음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어쨋든 보잉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의 타이틀은 에어버스의 A380에 내주게 되었지만 길이 76.3m의 B747-8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여객기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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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리타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대한항공 B747-8F 기의 날개, 윙팁이 없고 훨씬 유연하게 보인다.

하지만 에어버스와 보잉에서 가장 큰 여객기인 A380과 B747-8은 첨단기능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부진의 늪에 빠져 두 항공기제작사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한다. B747-8은 화물기 B747-8F와 여객기 B747-8 Intercontinental(B747-8I)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현재 120대의 주문을 받아 50대를 생산하였는데 화물기 B747-8F는 Cargolux, Nippon Air Cargo, 대한항공, 캐세이 퍼시픽 등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여객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일의 루프트한자항공이 취항시키고 있다. 글로벌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세계적인항공사 중에서 B747-8I을 주문한 항공사는 루프트한자항공과 대한항공, 에어차이나 뿐으로 그중 대한항공은 B747-8I과 B747-8F 두 모델을 모두 주문한 유일한 항공사다.

에어버스는 A380을 생산한지 7년이 지났지만 A380의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해 고전을 하고 있으며 보잉 B747-8도 수주 잔고가 70대에 그쳐 언제 단종 될지 모르는 곤경에 처해있다. A380은 어쨋거나 막대한 개발비용이 들어가서 A380의 생산에 계속 매달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보잉은 B747-8 개발이 완전히 새로운 기종이 아니라 드림라이너 B787 개발프로젝트에 편승하여 B747-400의 후속기종으로 개발한 것이기 때문에 에어버스 만큼 개발비의 부담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B747-8의 앞날에 기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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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0번째 B747기 – 사진출처 : 보잉사진

 

보잉의 B747-8에 대한 기대감에는 루프트한자항공이 큰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루프트한자항공은 지난 6월 말 B747-8 한 대를 추가로 도입하였다. 이 기체는 루프트한자가 주문한 19대 중 14번째로 B747 통산 1500번째 기체가 된다. 현재 항공기시장에서 단일통로기는 보잉의 B737과 에어버스의 A320 Family (A318, A319, A320, A321)는 생산누적대수가 8000대, 6000대를 앞두고 있지만 이중통로기 시장에서는 첫 기록이다. B747기가 1968년부터 생산되어 47년의 역사를 가지고 1993년 1000대 생산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1500번째 생산은 다소 늦은 것이지만 에어버스의 4발 제트엔진 기종인 A340이 1993년부터 2011년까지 377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과소평가할 것도 아니다. 루프트한자는 새로 도입한 1500번째 B747기를 프랑크푸르트와 뉴욕 노선을 시작으로 미국의 주요도시에 취항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루프트한자의 B747-8 마케팅은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발휘되었다. 마침 독일축구팀이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하자 루프트한자는 브라질에 B747-8I 특별기를 보내 선수단을 태우고 왔다. 루프트한자는 원래 리오데자네이로와 프랑크푸르트 정기노선에 B747-400기가 취항하고 있어 독일축구대표팀이 귀국하는 날 B747-8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루프트한자 운항기록을 보면 정기항공편과 별도로 B747-8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보낸 B747-8I 기에는 마치 독일의 월드컵우승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Siegerflieger (Victor’s Flight) 라고 적혀 있다. 특히 루프트한자는 독일대표팀을 태우고 귀국한 항공편을 월드컵 개최연도를 따서 LH2014로 명명하였고 환영인파가 기다리고 있는 수도인 베를린에 도착하였다. 원래 LH2014는 뮌헨-뒤셀도르프의 국내선 항공편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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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프트한자 B747-400, 등록번호 D-ABVT, 도쿄 하네다공항 착륙하는 모습

루프트한자항공은 현재 새로 도입한 B747-8기 14대 외에 아직 구형인 B747-400을 19대 보유하고 있다. 루프트한자의 B747 사랑은 신형인 B747-8I에 그치지 않고 구형인 B747-400에도 미치고 있다. 이미 싱가폴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일본항공, ANA 등은 B747기를 모두 처분했으며 그 외 많은 항공사들이 B747-400기를 퇴역시키는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루프트한자는 이 기종을 2020년까지 더 운항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루프트한자가 보유하고 있는 19대의 B747-400기종의 기령이 13년부터 23년 까지 다양하니 기령이 15년 미만은 기체들은 10년 정도 더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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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B747-8F 화물기,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촬영

 

대한항공은 루프트한자항공 다음으로 B747-8I을 도입하는 글로벌 항공사다. 대한항공은 이미 화물기 B747-8F는 다섯 대 도입하여 운항중에 있다. 대한항공이 판매부진에 빠져있던 에어버스의 A300기를 비유럽항공사로는 처음으로 도입하여 A300 해외판매에 물꼬를 터준적도 있지만 루프트한자와 대한항공이 B747-8I의 생명줄을 연장시켜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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