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에어아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심정…

내일 에어아시아X로 동남아시아 여행에 나선다. 이번 여행은 모든 일정을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다. 평소에는 쿠알라룸푸르까지 베트남항공 등을 이용하고 쿠알라룸푸르에서 다른 동남아시아 도시를 여행할 때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인천-쿠알라룸푸르 왕복도 에어아시아X를 이용한다. 성수기라 일반항공사들의 항공요금이 비수기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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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아시아X의 A330기. 박지성선수 특별도장기.>

그리고 쿠알라룸푸르-자카르타-싱가폴은 에어아시아(AK)와 인도네시아에어아시아(QZ), 싱가폴-호치민-방콕 구간은 싱가폴의 타이거에어(TR)와 베트남의 제트스타퍼시픽(BL), 그리고 방콕-쿠알라룸푸르는 말린도(Malindo) 항공이다. 모두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들인 말레이지아의 에어아시아그룹(AK,QZ)와 싱가폴의 타이거에어그룹(TR), 제트스타그룹(BL),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그룹(OD)에 속하는 항공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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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A320기, 자카르타공항 제3터미날 주기장에서 촬영, 2013년 >

이렇게 한 번에 5개국을 모두 항공편을 이용하여 여행하는 것은 저비용항공사가 등장하기 전에는 거의 생각하지 못했던 일정이다. 여러 항공사로 할인요금이 없는 편도 구간을 이용하면 항공요금이 150만원 이상으로 엄청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여정을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반 값 정도에 못 미치는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기에 원하는 모든 도시를 경유지로 잡았다. 이번 여행에서 지불한 항공요금은 인천-쿠알라룸푸르 왕복이 32만원, 그리고 나머지 5 구간의 요금합계가 USD.240 이다. 이 금액은 유류할증료와 좌석지정료, 신용카드 결제수수료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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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항공료는 공짜이며 유류할증료 (USD.7.26)과 공항세 등을 포함해도 왕복 USD.50이 안 된다.

확실히 동남아시아의 저비용항공사들은 활용가치가 높다. 에어아시아의 개치프레이즈인 ‘Now Everyone Can Fly’가 허구가 아니다. 쿠알라룸푸르-싱가폴의 경우 기차, 버스, 항공편을 모두 포함해서 가장 저렴한 요금은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 항공편이다. 이것도 그저 미끼로 내 놓은 극소수의 좌석이 아니라 한 달 정도 여유를 가지면 예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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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아시아의 캐치프레이즈어 Now Everyone Can Fly.>

특히 쿠알라룸푸르-싱가폴 노선의 경우 공식적인 항공요금이 공짜인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편도 8000원 정도의 유류할증료와 출발지의 공항세만 내면 왕복 50,000원 정도 수준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인천-오사카(535마일) 정도의 거리인 자카르타에서 싱가폴(546마일)까지 항공편에 지불한 요금이 좌석지정료와 보험료까지 합해서 우리나라 돈으로 27,000원으로 서울-대구의 우등버스요금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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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요금이 유류할증료포함 IDR.219000 (약 19,000원), 여행자보험 좌석지정료 포함 27,000원 >

그렇다고 이들 항공기의 기재가 낡은 노후기종은 아니다. 처음부터 기령이 10년 넘은 중고기를 도입한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들 저비용항공사들의 보유기종은 평균기령이 5년 미만으로 말린도가 보잉 B737NG,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에어버스 A320으로 새로 도입한 기재들이다. 특히 말린도항공의 B737NG은 Dreamliner B787에서 선보인 LED 조명방식의 BSI Boeing Sky Interior라는 고급사양으로 대한항공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기종이다. 이쯤 되면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저비용항공사의 이용에 망설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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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그룹의 말레이지아 자회사 Malindo 항공의 B737-900 >

한 가지 께름직한 것은 바로 작년 말에 발생한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소속 A320기의 추락사고다. 이번 여정에서도 사고항공사의 사고지점과 인접한 곳을 지나는 자카르타-싱가폴 노선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 말레이지아와 인도네시아의 항공업계는 외형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인적자원이 제대로 뒷받침되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말레이지아의 에어아시아그룹과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 그룹을 주축으로 단기간에 보유항공기가 200대가 넘고있다. 라이언에어는 보잉사와 B737NG 100대 주문계약을 한데 이어 최근에 에어버스의 A320을 또 100대 주문했다. 이에 따라서 1000명이 넘는 조종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늘 외신을 보니 사고기의 추락원인을 일단 조종사과실로 보는 것 같다. 얼마 전 발견된 블랙박스에서 테러 등의 혐의는 찾아 볼 수 없었고 악천후를 만나 조종사들이 잘못 대응한 것이 유력한 원인으로 떠 올랐다고 한다. 사고기는 구름층을 뚫고 나가기 위해 정상적인 상승속도인 분당 1000-2000피트를 훨씬 뛰어 넘는 상승속도로 올랐지만 곧 실속(Stall, 失速)에 빠져 추락했다고 한다. 이는 2009년 발생한 228명이 사망한 에어프랑스 AF447편 A330기의 추락사고와 아주 비슷하다. 그때도 항공기의 속도를 측정하는 피토관이 결빙되어 운항정보가 조종석계기판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부기장이 대처를 잘못하여 실속에 빠져 추락한 사고다. 2013년 발생한 라이온에어 덴파사공항 추락사고도 20대 부기장의 실수가 원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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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폴 타이거항공 A320과 제트스타 A320, 베트남 호치민 탄손누트공항에서 촬영. >  

하지만 항공기사고는 어디까지나 확율싸움 이다. 다행히도 요즘 많은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기종들은 특별한 기체결함이 지적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이번 사고기를 포함하여 보잉의 B737NG, B767, B777, 에어버스 A320, A330 등 보잉과 에어버스의 주력기종은 모두 기체결함이나 정비불량, 조종사과실 등을 모두 포함해도 사고율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유럽의 영국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말레이지아항공의 B777, 에어프랑스의 A330 등의 세계적인 항공사들의 사고도 있었지만 이런 사고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종이나 항공사의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말레이지아항공이 특이하게 3달 사이에 두 건의 대형사고를 당했지만 단기간에 연거푸 사고가 난 예가 거의 없었다는 통계에 일단 안도를 하고 내일 가벼운 마음으로 동남아시아 순회여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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