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햄버거 외에 비행기도 만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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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tical stabilizer 수직꼬리 날개에 꽂혀 있는 모습의 제3의 엔진이 MD-11의 특징이다.

 

사고기 제작사는 맥도날드(McDonald) 더글라스가 아니라 맥도널(McDonnell) 더글라스

 

어제 밤 미국 화물기회사인 UPS소속의 화물기 MD-11F기가 인천공항에서 이륙중 돌발 문제가 발생하여 이륙을 포기하고 기체는 활주로를 벗어난 사고가 있었다. TV뉴스를 보신 분들은 기체의 뒤에 있는 수직날개에 엔진이 달려 있는 모습이 우리 눈에 그리 익숙한 기종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 같다.  기체제작사도 보잉이나 에어버스 처럼 대중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업체도 아니다. 그렇다고 제작사가 이름이 없는 중소업체는 아니고 모두 나름 한때 명성을 떨쳤던 미국의 대형 군수업체였다. 다만 이 기종이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해 보잉 B777이나 에어버스 A330 처럼 많이 팔리지 않아 일찌감치 단종되었 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고기가 대중화 되지 않은 기체인 탓에 한 언론사도 이를 보도하면서 실수를 범하게 되었다. 오늘 저녁 MBN-TV 뉴스에서 인천공항 현장에서 사고소식을 전하는 기자가 사고기 제작사를 ‘맥도날드(McDonald) 더글라스’로 소개하였는데 사고기는 일반인들한테 익숙하지 않은 기종이기 때문에 매니아급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대형언론사보도 치고는 사실 파악에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항공사에서 인기가 없었던 Tri-Jet 기종들 . . . . . . DC-10, MD-11, L-1011

 

사고기 MD-11기는 기체의 성능여부를 떠나 불운한 기종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종 자체 뿐만 아니라 MD-11기를 생산한 McDonnell Douglas사의 운명도 MD-11기의 운명과 함께 하여 1997년 경쟁사였던 보잉사에 흡수합병이 되어 58년(McDonnell), 76년(Douglas) 이어온 역사를 마감하고 그 이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McDonnell Douglas는 미국의 대형군수업체였던 Douglas와 McDonnell사가 치열한 항공기제작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1967년에 합병하였지만 그 때는 그래도 두 회사의 이름이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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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L 일본항공소속 DC-10,  2005년에 인천공항에서 촬영.

 

MD-11기의 원형은 DC-10 이다. DC-10은 McDonnell Douglas사가 합병 후 처음으로 내 놓은 기종이다. 직접적인 경쟁기종은 점보기로 불렸던 보잉 B747이라기 보다는 Lockheed사의 Tristar L-1011 이다. DC-10, L-1011 모두 엔진이 3개 장착되어 외형이 비슷하다. 차이점은 L-1011은 수직꼬리 날개에 부착된 엔진이 동체 상부와 연결되어 있지만 DC-10은 엔진이 수직꼬리날개(vertical stabilizer)에 꽂힌 듯한 모습으로 엔진과 동체가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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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Tristar L-1011, 태국영세항공사 타이스카이항공, 2006년 인천공항에서 촬영.

 

그러나 월남전 때 맹활약을 떨친 초음속전폭기 F-4 팬텀(Phantom)기로 유명한 McDonnell사와 프로펠러기 시절 여객기 DC- 시리즈로 명성을 떨친 Douglas가 합병 후 야심차게 개발했던 DC-10은 초기에 잦은 사고로 항공사로 부터 인기가 없었다. 이는 DC-10 뿐만 아니라 Lockheed사의 L-1011도 비슷한 처지였다.  L-1011은 DC-10 보다 훨씬 더 빨리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단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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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rrow body (단일통로기)의 3발엔진기종 보잉 B727기.  현재 인하대학 교정에 전시.

 

대형기(wide-body)의 3발엔진 tri-jet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보다 먼저 등장한 중단거리용의 narrow-body (단일통로기)의 tri-jet인 보잉 B727기는 1963년에 개발되어 1984년 까지 무려 1800여대를 생산하여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MD-11 . . . . . . DC-10  외형 뿐만 아니라 불운한 운명까지 이어 받아 

 

McDonnell Douglas사는 DC-10의 부진을 이겨내려고 1990년 DC-10을 업그레이드한 MD-11을 개발하였다. DC-10의 동체길이를 늘리고 날개 면적도 넓어지고 날개 끝에 B747-400 처럼 winglet 구조를 갖추었다.   조종석에 Glass Cockpit 시스템을 설치하여 조종실 정원이 3명에서 Flight Engineer가 빠진 2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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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에서 이륙하다 사고를 낸 UPS사 소속 MD-11F와 동일한 기종

 

그러나 MD-11의 사고율도 여전하였고 항공사들도 이 기종을 점점 외면하였다. 가장 눈에 띄었던 불운의 사고는 2009년3월 나리타공항에 착륙하던 FedEx 소속 MD-11F기가 활주로에서 화염에 휩싸인 사고로 대형국제공항의 활주로에서 발생하여 생생한 화면으로 TV뉴스에 올려진 적이 있었다.

 

결국 McDonnell Douglas사는 MD-11의 판매부진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경쟁사였던 보잉사에 흡수합병 되어 McDonnell 과 Douglas가 합병한지 30년 만에 그 이름이 사라지고 말았다. MD-11은 McDonnell Douglas가 보잉에 흡수된 후에도 주문 받은 정도만 추가로 생산한 후 2000년에 단종되고 말았다.  MD-11을 도입한 항공사들도 점차 여객기에서 퇴출시켜 화물기 MD-11F로 개조하여 사용되었고 최근에는 대부분 화물기회사로 넘겨진 상황이다. 이번 사고기도 1995년에 생산되어 일본항공에서 사용하다 화물기로 개조되어 2004년에 UPS에서 인수한 기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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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의 EVA 항공은 일찌기 MD-11여객기를 화물기(MD-11F)로 개조하여 사용하거나
  • 중국샹하이항공 등 외국항공사로 매각하였다.(사진 위)

 

이렇게 MD-11은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을 개발해 준 McDonnell Douglas의 앞날 까지 막게한 불운의 기종이다.

 

 

1 Comment

  1. journeyman

    2016년 6월 8일 at 3:03 오후

    비행기에 관한한 문외한인데
    원장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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