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속의 유럽 . . . 블라디보스톡

블라디보스톡… 어감에서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같이 느껴진다. 블라디보스톡이 속한 나라의 수도는 모스크바이니 국가 차원에서는 먼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500마일, 서울에서 오사카 거리 정도에 해당하는 아주 가까운 곳이다. 비록 북한영공을 피해 공해상으로 우회해서 비행하지만 비행시간이 3시간 채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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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항구전경 >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의 극동함대의 기지로도 유명하다. 블라디보스톡이 모스크바나 생트페떼스버그(레닌그라드) 등의 다른 러시아의 유명관광지에 비해 관광객한테 개방이 늦었던 이유도 군사도시의 성격이 강한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 블라디보스톡은 모스크바까지 장장 9928km, 일주일 걸리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 아시아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아시아의 분위기가 물씬 날 것 같기도 하지만 도심은 영락없이 유럽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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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시, 일본 사카이미나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운항하는 DBS Ferry >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색다른 체험을 위해 동해시에서 출발하는 DBS 페리를 이용하는 패키지 팀에 합류했다. 힘찬 고동을 울리며 동해항을 떠난 선박은 바로 공해상으로 나가 북상한다. 동해와 블라디보스톡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좋으련만 북한영해를 피해 공해로 운항하기 때문이다. 동해항은 해군기지로 함께 사용하고 있어 우리 해군의 함정들도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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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에 출발하여 현지 시각으로 역시 오후 3시에 도착하여 꼬박 하루가 걸리는 일정이었지만 저녁 식사 후에는 주로 필리핀출신으로 구성된 선원들의 쇼가 펼쳐져 지루함을 덜어 준다. 객실 로비에서는 선박회사 노총각 직원들이 장가가는 비용을 마련한다며 좌판을 깔고 술도 판다. DBS 페리에는 목욕탕 시설도 갖추고 있다. 창문 으로 파도가 높이 치는 바다를 바라 보며 웨이브를 타면서 목욕하는 것도 재미있는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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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S Ferry 객실모습 >

 

북한 땅으로 해가지는 일몰 모습을 지켜보고 선실로 들어갔다. 기본 선실은 수십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단체실 Economy Class과 이등실 (8인), 일등실(4인) VIP객실 등 다양하지만 대부분 8인실을 사용하고 있다. 내가 선택한 객실은 모두 외국인들 뿐 이다. 일본에서 동해시로 와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호주의 젊은 연인 한 쌍, 한국관광을 마치고 시베리아횡단열차로 유럽으로 넘어가기 위해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미국청년, 그리고 일본인 부부. 8인용 침실은 4개의 2단 침대로 구성된다. 호주의 젊은 한 쌍은 침실에 짐을 풀자마자 윗쪽 침대로 둘이 함께 올라가 커튼을 치고 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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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출모습을 보기 위해 갑판으로 나섰다. 간밤에 눈이 와서 갑판에 소복히 쌓였다. 역시 겨울바다는 무척 매섭다. 평소에 장갑을 끼지 않는데 손이 얼어붙어 갑판에서 오래 견딜 수 없을 정도다. 어둠 속에 짙은 구름이 끼어 기대한 만큼의 일출모습은 보지 못했다. 갑판 복도를 통해 식당으로 가는데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서야 될 정도다. 동해~블라디보스톡 페리의 식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얘기 듣기에는 요즘 군대도 이 보다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부산~오사카 팬스타 페리는 저렴한 뷔페 흉내를 내기도 하지만. 역시 돈이 문제인 것 같다. 식사 메뉴는 한국인 단체승객을 위한 것으로 외국인 개인여행객들은 다른 식당을 이용한다.

페리로 여행하는 것은 나름 여유가 있어 좋다. 여행에 나서기 전에 보고 싶었던 영화와 평소 듣고 싶었던 오페라 전작이나 교향곡 전악장 등 음악을 미리 태블릿 PC에 옮겨 놓고 길고 긴 겨울밤을 지루하지 않게 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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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육지가 보이지만 민가는 없고 벌거벗은 땅 뿐이다. 이어 햇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빛나는 현수교 모습이 보인다. 2012년 세워진 새로운 블라디보스톡의 명물인 Russky Bridge다. 블라디보스톡에 거의 다 온줄 알았지만 그 곳에서도 한 시간 더 걸렸으니 날씨가 맑을 때 우리의 시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Ruskky Bridge가 가로지르는 해협의 이름은 동포스포러스. 터키의 이스탄불에도 포스포러스해협이 있다. 유럽 본토의 서쪽 끝에는 프랑스의 Brest가 있고 동쪽 끝에 해당하는 벨라루스에 또 하나의 Brest가 있다. 아시아대륙의 서쪽 끝인 이스탄불의 골든혼과 보스포로스해협이 있는데 아시아 동쪽 끝에 해당하는 곳에 같은 이름을 가진 골든혼과 보스포러스해협이 있어 동방의 이스탄불로도 불린다고 한다. 얼핏 이스탄불의 지형과 비슷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지만 지도를 보면 블라디보스톡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더 비슷한 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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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겨울바다를 헤치고 온 블라디보스톡은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진다. >

막상 배가 블라디보스톡 항구에 들어서자 매섭고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의 위세도 줄어든 것 같다. 벌써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 태양의 조명을 받은 시내는 오렌지색을 띄며 따뜻하게 보인다. 항구에 접안하면서 러시아의 군함들도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언젠가 사진에서 본 꽁꽁 얼어붙어 함포에 고드름이 달린 모습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간다. 나름 눈덮힌 겨울의 블라디보스톡을 연상했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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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항의 러시아 태평양함대 군함들 >

일반적으로 군사시설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는데 러시아 군함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해도 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 블라디보스톡 러시아해군 군항이 다른 곳에 따로 있는지 몰라도 전면에 러시아군함이 여러 척 접안해 있지만 가까이 가도 사진촬영을 제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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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의 Golden Horn과 현수교 Zoloty Bridge >

배가 완전히 항구에 근접하자 또 하나의 현수교가 보인다. 역시 Russky Bridge와 함께 블라디보스톡에서 2012년 APEC 회의를 개최하면서 건설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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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항 페리터미날, DBS 취항국가인 우리나라, 러시아, 일본국기가 걸려있다. >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톡 기차역과 블라디보스톡 항은 나란히 있다. 터미날 옥상에는 러시아어로 블라디보스톡이란 큰 간판이 있다. 러시아 키릴문자는 17년 전 모스크바와 생트페테스버그를 여행할 때 익혀 두었기 때문에 뜻은 모르지만 reading은 가능하다. 보스톡은 동쪽, 블라디는 지배하다라는 뜻으로 ‘동방을 지배한다’ 라는 뜻이다.

블라디보스톡항 터미날 입구에는 우리나라 국기가 일본, 러시아 국기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내가 타고 온 선박이 일본의 사카이미나토항과 동해항, 블라디보스톡항을 순회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패키지팀으로 왔기 때문에 입국수속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 느긋하게 대기했다. 벌써 오후 3시가 되어 일몰시간이 채 2 시간이 안 남았다. 안내하는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그 시간 안에 충분히 그날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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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블라디보스톡 항에 대기한 전세버스로 블라디보스톡 잠수함 S-56 부터 방문했다. 러시아태평양함대사령부 건물 옆의 공터에 있는 잠수함 S-56은 실제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것으로 퇴역 후 이곳으로 옮겨져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잠수함박물관 옆에는 러시아의 중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영원한 불꽃’이 타오르고 있으며 양쪽 벽에 제2차세계대전 기간을 의미하는 1941과 1945의 숫자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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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불꽃’ 뒤에는 아담한 러시아정교회와 1891년에 세워진 니콜라이황제2세의 개선문이 있다. 러시아정교회를 배경으로 ‘영원한 불꽃’을 한 컷에 담으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 옆에 있는 개선문도 이름이야 거창하게 붙였지만 니콜라이2세는 로마노프왕조의 마지막 황제로서 비참하게 생을 마친 불우했던 황제로 어쩌면 지금도 이 개선문이 남아 있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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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콜라이2세 개선문은 로마노프왕조가 몰락하자 파괴되었지만 2003년 복구되었다. >

독수리전망대는 블라디보스톡항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해발 214m의 언덕 위에 있다. 이곳에서 주목할 곳은 키릴형제의 동상이다. 러시아문제인 키릴문자를 만든 키릴형제는 러시아인이 아니라 그리스정교의 수도사로 러시아에 선교하기 위해 키릴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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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블라디보스톡 항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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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전망대에 세워진 키릴형제 동상 >

블라디보스톡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인사는 의외로 미국 영화배우인 율브린너다. ‘왕과 나’, ‘십계’ 등으로 유명한 대머리 배우인 율브린너는 블라디보스톡에서 출생했다고 한다. 미소냉전체제에서는 블라디보스톡이 적국인 미국의 명배우 율브린너를 제대로 대접해주었을 리가 없었겠지만 지금 율브린너의 생가는 블라디보스톡을 찾는 관광객이 빼놓지 않는 명소가 되고 있다. 율브린너의 생가 앞에 있는 그의 동상은 뮤지칼영화 ‘왕과 나’의 태국국왕으로 나왔을 때의 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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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출신 미국의 명배우 율브린너 동상, 뮤지칼영화 ‘왕과 나’에서 태국 국왕의 포즈를 하고있다. >

블라디보스톡의 유명 백화점인 굼백화점 등 도심은 유럽의 색채가 짙지만 블라디보스톡은 우리나라에서 도쿄나 오사카 보다 가까운 만큼 우리나라 역사도 스며있는 곳이다. 아쉽게도 이 땅이 고구려시절 우리나라 땅이었다는 사실은 먼 역사 속의 이야기로 돌리더라도 이곳은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블라디보스톡 교외의 신한촌은 일제시대 때 한인들이 이주하여 독립운동을 펼쳤던 곳인데 지금은 아쉽게도 기념비 하나 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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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은 블라디보스톡항 터미날과 육교로 연결되어 있다. 역 광장 앞에는 레닌 동상이 서 있다. 2000년 모스크바를 여행할 때 레닌동상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곳의 레닌 모습은 너무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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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역광장에 세워진 레닌 동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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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의 대중교통수단은 시내버스다. 시내버스는 대부분 낯 익은 현대, 기아버스다. 일부는 한글 안내문이 그대로 적혀 있어 중고차를 도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남아시아의 미얀마, 라오스 등지에서는 한국산 중고 자동차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아무리 블라디보스톡이 변방에 있는 도시라 해도 러시아에도 한국산 중고자동차가 있다는 것은 의외다.

블라디보스톡은 기차역은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이다.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은 우중충한 겉 모습과는 달리 내부의 벽화와 인테리어는 볼만 하다. 대합실의 천정벽화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출발역과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보인다. 대합실 아래층은 로시아의 보석인 호박(a mber)판매장인데 마치 궁전의 연회장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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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기차역, 시베리아횡단열차종착역인 모스크바의 Yaroslavsky역을 본따 지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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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기차역 대합실 천정벽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톡의 모습을 마주 보고 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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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기차역, 호박(amber) 전시장, 궁전의 연회장 같다. >

플랫홈 한 쪽에는 시베리아횡단열차 종착역을 상징하는 기념탑에 새겨진 9288 숫자는 시베리아횡단열차노선의 길이를 의미한다. 플랫홈 한 쪽에는 시베리아횡단열차가 출발준비를 하고 승무원들이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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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의 시베리아횡단열차 >

 

아쉽게도 이번에는 시베리아횡단열차여행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지만 로칼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을 벗어나 보기로 했다. 시내를 벗어나니 블라디보스톡의 내해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은 블라디보스톡항구와 달리 마치 얼어붙은 호숫가에서 얼음낚시를 하듯 넓은 내해 가득 승합차와 승용차들이 들어가서 얼음낚시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오래 전 4월에 헬싱키 앞 바다에서 유빙을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바다가 꽁꽁 언 모습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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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초순에 블라디보스톡항의 내해는 꽁꽁 얼어붙었다. >

블라디보스톡은 그리 넓은 도시가 아니라 불과 1박2일에도 웬만큼 알려진 명소는 돌아 볼 수 있었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에는 도착하는 날 오후, 출발하는 날 오전에 얼마나 둘러 볼 수 있을까 의심을 품고 다음 여행을 대비한 사전 답사여행으로 참여했지만 전세버스로 부지런히 돌아 다닌 덕분에 웬만한 곳은 둘러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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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심사를 받고 다시 선박에 올랐다. 도선사의 안내를 받아 DBS Ferry는 항구를 벗어나는데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떠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어제는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집중하느라 바닷속은 쳐다보지 않아서 못 보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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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항을 떠나 외항으로 빠져 나오기 무섭게 벌써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 블라디보스톡 겨울 밤은 빨리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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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로 돌아오는 배편에 8인실 객실에는 나 혼자 뿐이다. 긴긴 밤 심심하기는 했지만 다른 승객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태블릿 PC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이어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꼬박 21시간 걸려 동해항으로 들어어는데 멀리 잠수함이 보인다. 동해항은 해군기지도 함께 있어 군함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 잠수함을 본 것은 처음이다. 구소련은 한국전쟁 때 북한의 지원군으로 우리나라와는 오랜 동안 적국이었다. 지금은 서로 외교관계를 맺고 비자면제협정도 맺어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한 번의 항해에서 한 때 적국이었던 두 나라의 군항과 군함을 볼 수 있다니 세상도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2 Comments

  1. journeyman

    2017년 2월 14일 at 4:35 오후

    원장님의 글과 사진을 보고 있자니 블라디보스톡이 강렬하게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원장님처럼 페리로 가면 비행기와는 다른 경험이 될 듯합니다.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김 동주

      2017년 2월 15일 at 2:23 오후

      언젠가 블라디보스톡으로 입항하는 러시아해군의 군함 포신이 꽁꽁얼어붙고 고드름이 달린 사진을 보고, 닥터지바고의 설경을 연상하며 작년 1월 초에 블라디보스톡여정에 나섰지요. 얼어붙은 내해는 보았지만 시베리아벌판을 체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네요.

      하지만 블라디보스톡이란 도시가 갖고 있는 매력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거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합니다. 저는 마침 여행사의 이벤트에 초청받아 배편으로 다녀왔지만 개인적인 여행에는 배삯이 비행기값보다 비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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