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갑질한 대통령으로 만든 언론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대단하다. 지지율 40% 대로 당선되었지만 여소야대의 정국에서도 지지율이 80%을 넘을 정도이니 문재인대통령을 반대했던 국민들도 상당수가 지금의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언론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평소에 보수층의 입장을 대변하던 일부 야당 정치인들도 드러내 놓고 문재인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실제 최근 일부 인사들의 장관지명을 제외하면 흠잡힐 일도 없다.

국민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순방길에 올랐다. 문대통령의 방미 첫 소식은 기내에서의 간담회 소식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으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의 말씀 도중에 난기류를 만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탠딩간담회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흔들리는 기내에서 다른 동승자들은 주변의 의자나 기내구조물을 붙잡고 지탱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문대통령은 끄떡없이 기내에서 선 채로 기자들과 간담회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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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대통령시절 제주공항에 기착한 대통령전용기 B747-400 >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문재인대통령이 특전사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다른 승객들과 달리 문대통령은 자세를 흐뜨려 트리지 않고 간담회를 계속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난기류 속에서 간담회를 중지했어야 했다는 것을 지적한 기사는 보기 어려웠다. 난기류 속에서도 경호실장 및 주변 인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탠딩간담회를 계속한 문대통령을 보고  한 청와대관계자는 ‘외유내강’의 모습을 느꼈다는 기사도 있다. 실제 이런 말을 했더라도 무시해야했지 대통령을 찬양하는 기사로 전달한 언론도 마찬가지다. 실제 대통령이 주변 인사들의 만류에도 간담회를 지속한 시간은 대통령이 난기류 때문에 간담회를 마쳐야하는 것이 아쉽다고 하셨던 것으로 보아 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장의 기자들도 기내 안전수칙을 무시한 채 난기류 속에서도 기자간단회를 강행했다는 기사를 보낼 것이 아니라 난기류가 있었던 사실과 특전사출신 대통령이란 말을 강조할 필요가 없었다.

평소 문재인 대통령의 인품을 봐서 대통령이 되었다고 갑질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문재인대통령이 40% 지지를 얻어 당선되고 별다른 업적을 내세울 기간도 되지 않눈데도 불구하고 현재 80%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배경에는 대통령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행보가 있다고 본다. 이번 일은 그저 의욕이 앞서서 잠시 벌어진 해프닝으로 돌리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언론의 과잉경쟁으로 ‘난기류 속의 특전사출신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를 강조하는 바람에 문재인 대통령이 기내안전수칙을 무시했다는 비난을 자초하게 만들었다. 이런 일이 여야를 떠나 한 거물급 정치인에 의한 것이었다면 엄청난 언론의 비난이 있었을 상황이다.  설사 일반상용여객기가 아닌 재벌그룹의 전용기에서 재벌회장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 밝혀져도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많은 언론 매체들이 ‘난기류와 특전사출신 대통령’을 강조하고 있으니 이쯤 되면 문비어천가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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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박대통령이 실패한 가장 큰 오점으로는 소통부재를 꼽는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아예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문대통령도 ‘소통하는 모습’을 강조하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막상 중요한 때 주변의 말을 안 듣고, 지켜야 할 원칙을 무시하는 행동을 한 셈이다. 야당정치인 시절 주변 인사들의 조언과 권력을 쥔 대통령 주변인사들의 조언이 같을리 없다.  장소가 대통령전용기인 만큼 대통령의 안방이고 기자단이 손님일 수 있지만 기내에서의 안전에 관한 모든 책임은 기장에 있다. 기장의 난기류경고방송을 무시한 대통령의 행동은 자신도 모르게 기내에서 대통령의 지위를 가진 자의 또 다른 갑질이 되었다.

박전대통령의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를 보좌했던 참모들이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를 왜 거절하지 못했냐는 비난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왜 기장이나 승무원, 경호실장은 대통령을 강력하게 말리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이 소식을 전한 한 언론매체의 기사에서 대통령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은 없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기내에서의 난기류 속의 스탠딩간담회는 기내안전수칙에 의하면 나쁜행동이 분명하다.

2 Comments

  1. Flexpac

    2017년 6월 30일 at 10:21 오전

    제가 느낀 것과 같은 말씀이시네요.

  2. 비풍초

    2017년 7월 4일 at 4:11 오후

    차후에라도 문통이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달아서 다음부터는 스스로 안그랬으면 좋겠지요… 주위에서 대통령 말리기란 쉬운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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