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저비용항공사 피치항공 시승기
MM-A320-214-JA804P-2012-KIX-landing

* 간사이공항에 착륙하는 피치항공 A320기, 간사이공항 전망대 Sky View에서 촬영.

지난 달 오사카의 한 모임에서 초청 받아 오사카를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마침 일본의 저비용항공사 피치항공의 세일판매가 있어 10만원이 약간 모자라는 정도의 싼 항공권을 이용하였다. 피치항공은 꾸준이 우리나라에 취항하고 있는 유일한 일본 저비용항공사로 2012년 부터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거점으로 인천공항에 취항을 시작했으며 최근 하네다공항과 오키나와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저비용항공사로 스타플라이어항공의 부산-키타큐슈 노선과 바닐라항공의 인천-나리타 노선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두 항공사는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7G-A320-214-JA07MC-2012-PUS

* 일본 StarFlyer 항공 A320, 부산공항에 취항하던 시절 촬영.

JW-A320-216WL-JA01VA-2013-ICN

* 일본 바닐라항공 a320기, 인천공항에 취항하던 시절 촬영.

이번 피치항공 여행은 2012년, 2013년에 이어 세번 째 여행이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만 제외하고 모두 보잉사의 B737NG 기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의 저비용항공사들은 피치항공을 비롯해서 스타플라이어, 바닐라항공 등 모두 에어버스의 A320을 보유하고 있다.

 

피치항공요금체계 . . . . . . 편도 기준

외국의 저비용항공사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운임체계다. 원래 저비용항공사들의 운임체계는 편도요금이 기준이다. 즉 왕복의 경우 출국편과 귀국편의 각각 편도요금이 합산되는 체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중에서 1,2위를 다투는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국제선의 경우 편도 항공권만 구입하는 경우 왕복을 전제로 구입하는 요금보다 훨씬 비싸게 나온다. 피치항공은 전형적인 저비용항공사 요금체계로 편도요금이 기준이다.

 

피치항공 . . . . . .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편도당 6,400원

이번에 구입한 피치항공 왕복요금은 이벤트 기간에 예약해서 편도 20,000원씩 왕복 40,000원, 공항세포함해서 83,800원 이다. 서울-부산 KTX 왕복요금 보다 싸다. 그런데 막상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나니 96,600원으로 나온다. 사전좌석지정이나 기내식을 주문하지 않았는데 12,800원이 추가로 계산되었다.  피치항공의 경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데 항공편당 6,400원 수수료가 붙는다는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워낙 이벤트 요금으로 싸게 예약했지만 숨은 비용이 12,800원이 있다는 것은 조금 씁쓸한 느낌도 든다.

 

피치항공 . . . . . . 엄격한 전좌석 사전배정, 유료서비스

그런데 5,6년 전 피치항공을 이용했을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 피치항공은 좌석을 사전 배정받는데 모든 좌석을 유료서비스로 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 처럼 공간이 넓은 맨 앞 좌석이나 비상구 좌석만 유료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피치항공은 전좌석을 유료서비스로 하고 있다. 그것도 단거리 노선에서 승객들이 선호하는 창가좌석은 Pleasure Seat(9,500원)로 명명하고 다른 좌석(6,800원) 보다 더 받는다.

그것 뿐만 아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은 사전 좌석지정을 하지 않아도 탑승수속할 때는 창가나 복도 좌석 등 자신이 선호하는 좌석을 요청할 수 있지만 피치항공은 탑승수속할 때 승객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무작위로 좌석을 배정한다.  다행히 출발하는 날은 전날 오사카에서 발생한 지진 탓인지 승객이 적어 내가 단거리 노선에서 선호하는 창가 좌석을 배정 받아 9,500원을 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피치항공만의 빠른 탑승방법 . . . . . . 창가 승객 먼저, 복도 승객 나중 

피치항공은 탑승절차가 독특하다. 보통 항공사들은 뒷 좌석 승객들 먼저 탑승시키지만 피치항공은 창가쪽 좌석(A,F) 승객을 먼저 탑승시키고 다음은 가운데 좌석(B,E), 마지막으로 복도측 좌석(C,D) 승객들을 탑승시킨다. 승객들이 탑승 후 객실을 빨리 정돈하는데 효율적인 방법이다. 좌석 가운데 팔걸이도 미리 위로 올려 놓는다. 창가쪽 승객이 빨리 좌석에 앉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MM-A320-cabin-boarding-mode-raised-armrest

* 피치항공 객실, 팔걸이를 뒤로 제껴 좁은 공간에서 창가 승객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다.

피치항공좌석 

피치항공좌석의 피치(앞 쥐 간격)는 29인치, 약74cm 정도로 A320 기종의 저비용항공사의 표준배열인 180석 이다. 좌석은 가죽으로 만들었지만 고급스럽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죽시트가 관리하기가 편하기 때문 이다. 피치항공의 일부 기종(JA804P)은 좌석 등받이 두께를 슬림형으로 한 것도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날 탑승한 기체(JA814P)는 피치항공이 보유한 20대 중 14번 째로 비교적 후반기에 도입한 것인데 좌석은 구형이었다.

 

오사카 간사이공항 제2터미날 

피치항공은 간사이공항에저 제2터미널을 거의 독점으로 사용한다. 제2터미날은 제1터미날에 비해 항공기착륙료 등 비용이 절감되어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입주를 원하지만 용량 탓인지 일본의 피치항공 외에는 중국의 Spring Airlines(春秋航空)만 제2터미날을 사용하고 그외 일본의 Jetstar Japan, Vanilla Air 등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의 저비용항공사들은 제1터미날을 사용하고 있다. 만일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도 제2터미날을 사용하게 되면 항공세가 다소 낮아져 항공요금도 그만큼 낮게 될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KIX-T2-IMG_5392

* 간사이공항 제2터미날의 모습. 피치항공과 중국의 Spring Airlines만 사용하고 있다.

제2터미날은 대형 창고형 쇼핑몰과 같이 단순한 구조로 터미날과 항공기객실출입구를 직접 연결하는 보딩브릿지는 없고 터미날 앞의 지정된 주기장에 항공기가 서면 계단을 이용하여 항공기에서 내리게 된다. 그래도 피치항공이 ANA 항공의 계열사라면 자동으로 운영되는 Step Car를 갖출 법도 한데 탑승계단은 수동식으로 직원이 손으로 밀고 다닌다.

KIX-T2-step-car-IMG_5397

* 간사이공항 제2터미날은 보딩브릿지가 없이 계단을 이용한다.

제2터미날 건물도 에스칼레이터나 자동보도 Auto Walkway 등의 승객편의시설은 없다, 다만 도착승객은 2층으로 올라가 입국수속대로 이동하게 되는데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시설은 있다. 그래도 도착승객이 입국수속대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작은 면세점이 있어 부대 수익사업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제2터미날의 위치는 제1터미날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시내로 들어가는 공항열차를 이용하려면 무료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셔틀버스는 제1터미날과 육교로 연결되어 있는 대형쇼핑센터 Aeroplaza까지 운행된다.

KIX-T2-terminal-shuttle-bus-IMG_5406

* 터미날1과 육교로 연결된 Aeroplaza 빌딩에서 터미날2까지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

간사이공항의 명물 . . . . . . 전망대  SkyView 

일본의 공항은 크고 작은 공항을 막론하고 모두 전망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간사이공항의 경우 전망대가 터미날에 있지 않고 활주로의 한쪽 끝에 독립된 건물의 4,5층의 야외 옥상에 있다.  이곳에는 유리창 없는 야외 공간이라 이착륙하는 항공기를 가까이서 깨끗하게 볼 수 있어 항공사진 매니아들한테 인기가 높다.

kix-sky-view

* 간사이공항전망대 Sky View의 모습, 항공사진 매니아들한테 인기가 높다.

전망대 까지 교통편은 제1터미날의 1층 버스정차장에서 평균 2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소요시간은 10분 남짓 걸린다. 물론 무료로 운영되어 터미날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는 승객들과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많다. 왕복교통시간과 버스대기시간을 포함하여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간사이공항의 명물인 SkyView를 다녀올 만 하다. 전망대에는 식당과 커피숖, 항공관련 기념품상점 등이 있다.

간사이공항 전망대에서 뜨고 내리는 항공기를 보면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운항회수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하여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도 모두 간사이 공항에 취항하고 대구, 부산 등의 지방도시 운항편까지 취항하여 국제선 터미날의 경우는 일본 항공사들 보다 우리 나라 항공사들이 더 많은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kix-full-view2

KIX-full-view

 

KIX-view-from-SkyView-night-tracking

* 간사이공항전망대 Sky View에서 야간 항공기 이륙장면.  2012년 5월 촬영.

간사이공항 제2터미날의 탑승수속 . . . . . . Kiosk Only 

간사이공항에 도착하는 날은 큰 문제가 없지만 오사카를 떠나는 날은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피치항공 이용객은 제1터미날 보다 약 30분 정도 이동하는 시간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제2터미날에서 피치항공 탑승수속은 자동수속기 Kiosk에서만 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 공항의 Kiosk와 다른 점은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Kiosk를 이용해서 탑승수속을 할 때 좌석배치도를 보고 좌석을 선택할 수 있지만 피치항공 전용 Kiosk는 이런 과정이 없고 사전에 좌석배정을 받지 않은 승객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좌석을 배정한다.  나의 경우 항공편이 만석이 아니라면 승객들이 덜 선호하는 객실 뒷 쪽 창가에 앉을 수 있을 것을 기대했지만 피치항공의 시스템은 무작위로 좌석배정을 해서 복도 좌석을 배정 받았다.

KIX-T2-departure-check-in-20180620_111650

* 간사이공항 제2터미날 피치항공 탑승수속은 Self Check-in 기계에서만 한다. 2018년 6월20일 촬영.

 

제2터미날 . . . . . . 비오는 날 승객한테 우산 대여

제2터미날에는 피치항공과 중국 Spring Airlines만 사용하기 때문에 출국수속대가 크게 붐비지는 않는다. 그래도 제2터미날 국제선 터미날에는 전체 터미날 크기에 비해서는 제법 큰 규모의 면세점과 휴게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KIX-T2-departure-airside-20180620_114956

* (사진 위, 아래) 오사카 간사이공항 제2터미날 국제선 면세점과 휴게시설. 2018년 6월20일 촬영.

KIX-T2-departure-airside-20180620_114943

제2터미날에는 보딩브릿지가 없이 승객들은 걸어서 주기장으로 이동하여 탑승계단을 이용하여 탑승하는데 비가 오는 날은 게이트 앞에서 승객들한테 우산을 빌려 주고 항공기 탑승계단에서 회수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KIX-T2-gate-rainy-day-20180620_123624

* 비오는 날은 터미날출구에서 우산을 빌려줘 주기장에 대기한 항공기까지 걸어가야한다. 2018년6월20일 촬영.

피치항공의 장점은 요금경쟁력 . . . . . . 단점은 여유 없는 운영방식  

귀국편 승객도 오사카 지진 여파가 가시지 않았는지 만석은 아니다. 그러면서 좌석 배정은 세 좌석이 텅 빈 곳도 있고 세 좌석에 승객이 모두 배정된 곳도 많다. 랜덤으로 배정하더라도 빈 좌석이 많으면 승객들을 고루 분산시켰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아 보였다.  내가 앉은 좌석열은 세 좌석이 모두 승객이 앉았지만 앞 줄은 비어서 이동하려고 했더니 승무원이 좌석이동을 막는다. 그 좌석이 비상구나 앞 좌석 같은 프리미움급 좌석이라면 이해하겠지만 평범한 좌석인데도 막는 것은 조금 야박하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AirAsia, Lion Air를 비롯한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는 앞 좌석과 비상구 좌석 외에는 이륙 후 좌석이동을 제지하지는 않는다.

피치항공은 현재 인천-오사카 노선에는 하루 4차례 왕복 운항하고 있어 시간대 선택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유기재도 모두 A320 신형을 도입하여 20대 보유기의 평균 기령이 5년 미만으로 젊은 편이다. 피치항공의 일본 다운 깔끔한 운영도 좋지만 피치항공이 인천공항에 운항을 시작한 초기에 비해 전좌석배정유료서비스와 객실내 좌석이동금지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너무 여유가 없는 빡빡한 운항은 다음 피치항공의 이용을 망설이게 만들기도 한다.

MM-A320-214-JA802P-2012-KIX-take-off

*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이륙하는 피치항공 A320. 2012년 9월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촬영.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