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때문 인가, 음역 때문 인가 ?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페라에 몰두하게 되었다. 전에는 귀에 익은 아리아만 모은 하이라이트를 음악이 좋아 자주 들었지만, DVD나 TV에서 녹화해 둔 오페라공연실황을 찾아 가사에도 신경을 쓰며 듣고 있다.
그런데 최근 Verdi의 La Traviata를 보면서 뜻밖의 캐스팅을 보았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세기의 테너로 불렸던 Pavarotti와 함께 3 Tenore라고 꼽혔던 테너 Placido Domingo가 바리톤 배역인 Alfredo의 아버지 Germont으로 나왔다.
사실 오페라의 경우 종합예술로 음악 외적인 요소가 많다. 오페라의 아리아는 일반 성악곡들과 달리 부르는 성악가의 배역이 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 중의 하나인 베르디의 La Traviata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 (Brindisi)’ 파리 사교계의 젊은 남녀가 부르는 노래다. 테너곡의 대명사로 자리잡다시피 한 ‘네순 도르마’도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나오는 젊은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곡이다.
즉 파바로티가 젊을 때나 노인이 되었어도 ‘오 솔레미오’를 부르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파바로티가 환갑을 넘겨서 ‘축배의 노래’나 ‘네순도르마’를 부르는 것은 그 아리아의 배역을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오페라에서는 연기 보다 노래가 중요시해서인지 유명한 테너들이 나이를 40, 50을 넘어서도 20대 배역을 맡게 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전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아니라 콘서트에서 아리아만 부를 경우는 나이를 초월한다. 파바로티가 로마월드컵 기념공연에서 ‘축배의 노래’, ‘네순도르마’ 등 젊은 이의 배역에 나오는 아리아를 부른 것도 55세 환갑을 앞 둔 나이였다.
어제 본 Verdi의 ‘La Traviata’는 비엔나국립오페라가 2018년 공연한 것으로 1941년생인 도밍고는 1979, 1980년 생인 젊은 주역가수와 함께 출연하여 젊었을 때 자신이 많이 배역을 맡았던 테너 Alfredo의 아버지 바리톤인 Germont역을 맡고 있다. 나이로는 Alfredo의 아버지가 아니라 할아버지뻘로 Germont역을 맡기에도 한 세대 더 나이를 먹었는데도 열연하는 걸 보니 대단하다.
(동영상에서 1:22:40 에서 바리톤으로 유명한 아리아 “Di Provenza il mar”를 세기의 테너가수 도밍고가 부른다.)

https://youtu.be/j4n7uikG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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