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 가루
길가소나무가지런한데
수북하게떨어져쌓인솔잎들예전에우리는솔가루라했었지
6.25피난시절나는살집이없어재실시제차례를지내는양철집에살았었다
머리가하얀산직이할멈에게어머니는아씨이고나는애기씨로불리던시절그동네아이들
나무하러간다는데따라나선나
다복솔아래에소복하게떨어진솔가루를손으로긁어모아자루에담아오고
작은잡목들낫으로처서묵어서가져온다.
그때날더러한번해보라던낫질나무하나꺾지도못하고낫으로손가락을베고말았었다
피가솟는손가락에그들은얼른흙을한줌집어피를멈추게했다
생전처음으로낫도잡아본나힘이모자라미끄러진낫날이내손가락을깎은거였다
지금도손가락에생선비늘같은흉터가남아있다
생솔나무뚝뚝꺾어넣고불쏘시게로쓰던솔가루!그때가떠오른다.
들기름칠한검정무쇠솥두개걸어놓고사이에양은솥도하나밥국더운물데우기로
탁타다닥지금은전기나가스로너무나편하게살수가있고공기오염때문에
어디서나불을땔수도그럴필요도없는지금의풍요로운생활이있고~~~
연기가매워서눈을비비며불을땔아궁이도없는좋은생활속에서어쩐지
저붉은솔가루가아까워지는것은그옛날그때가그리워서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