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아니고팔한쪽의부상이그렇게위축되어
밖에나가는걸망설여져거의가집안에만있다가
모처럼산책길에나서보았다.
한동안정체되었던내삶이
두발이땅에닿지않은듯허둥댄다.
멀쩡한길이뭐그리울퉁불퉁가늠이잘안되던지
등을고추세우고똑바로다시걸어본다.
계절은아무도가르쳐주지않았어도
저절로제자리로찾아들고언제갔는지
길게울어대던매미소리도없어진지오래인듯
맑고높은하늘아래소리없이피어난하얀억새꽃이
가는세월잡지못한강언덕그곳에는
서걱서걱소리내며바람결에이리저리쏠리고있다
하얗게세어버린갈대꽃을보는내마음
나도몰래따라가다돼돌아와야하지만
그만큼더가버린세월의아쉬움이
가슴한구석이축축한슬픔으로묻어돌아온다.
변화많은가을높은하늘엔넉넉하게펼쳐진구름들
짧아진가을해가서편하늘을붉게물들이고있다
그래도오늘의이순간들을행복했다하련다.
Share the post "강 가에 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