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이야기
BY enjel02 ON 9. 14, 2015
우울한이야기
뭐즐거운일이좀없을까?
너무재미없다갈길을잃은듯아무일도하고싶질않고
식전에병원에가서내아까운피를
세대롱이나뽑고약만한보따리들고오고
체중이42k에서또2k이빠졌다고
다리힘이이렇게풀려술취한듯비틀거리기도하고
힘없이넘어지기도잘하나정말재미없어
다이어트할몸도아닌데살이빠져서
가을낙엽같이시들어지는몰골이라니
이런과정이늙어가는거라해야만하는건가
병원을찾는숫자만늘어나서
그제는내과에오늘은종합검진에또피를바치고
아침은건너뛰고본관으로동관으로
서관으로육층으로삼층으로온종일병원을누비며
건너고오르내리고식당찾아서지하에까지
참할일없는일을해야만했으니뭐가즐겁겠나?
검사비가장난아닌안과는별다른일도없이
왜그리자주오라는지
그래도답답하니자주가기라도해야하나글씨가흐릿해지고
가물가물잘안보이니읽던책덮어놓고하도답답하여
멀지않아느꼈던진료예약이라도댕겨볼까
생각해보기도하고
들판풀숲도가을빛이완연한데
며칠전부터여름이불을좀도톰한차렵이불로
바꿔야지하던걸혹시라도또더워질까싶어미루어오던차
시계는새벽두시를가르치는데잠은오지않고
이불속이온기가없이몸이차갑고한기를느낀다
견디다못해이불을두겹으로접어덮고잠을청해본다
그나마조금나아진것같다
어쩌면며칠전까지만해도더워더워했던것이
이렇게변할수있을까
계절은거슬을수가없는것이겠으나
간사한마음이랄까나또한늙어져서이겨내지를못함인가
이렇게또하나의가을이깊어지고겨울이오면
봄이오는새해도오겠지?
세월의변화가즐겁지않은서글픈시간으로
느껴지는가을도늦가을에처함에있으니
무언가달라져보려고해도뜨기전산책길에서본다
어젯밤내린비에풀잎끝마다이슬방울이
누가스칠세라조롱조롱달려있다
풀숲에작은꽃들도피고지고나팔꽃넝쿨은
세월이다해가는줄도모르고어디까지오르려고마른풀잎
부여잡고애가타게올라가고만있다
소용돌이쳐돌아내리는검은물빛이
무섭게보이는징검다리도행여헛딛을까조심하며건너보고
두팔저으며씩씩하게걷는이에게는길비껴서며
오늘도그렇게시작해본다
나도힘을내보자무언가즐거운일을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