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이야기
우울한이야기

뭐즐거운일이좀없을까?

너무재미없다갈길을잃은듯아무일도하고싶질않고

식전에병원에가서내아까운피를

세대롱이나뽑고약만한보따리들고오고

체중이42k에서또2k이빠졌다고

다리힘이이렇게풀려술취한듯비틀거리기도하고

힘없이넘어지기도잘하나정말재미없어

다이어트할몸도아닌데살이빠져서

가을낙엽같이시들어지는몰골이라니

이런과정이늙어가는거라해야만하는건가

병원을찾는숫자만늘어나서

그제는내과에오늘은종합검진에또피를바치고

아침은건너뛰고본관으로동관으로

서관으로육층으로삼층으로온종일병원을누비며

건너고오르내리고식당찾아서지하에까지

참할일없는일을해야만했으니뭐가즐겁겠나?

검사비가장난아닌안과는별다른일도없이

왜그리자주오라는지

그래도답답하니자주가기라도해야하나글씨가흐릿해지고

가물가물잘안보이니​읽던책덮어놓고하도답답하여

멀지않아느꼈던진료예약이라도댕겨볼까

생각해보기도하고

들판풀숲도가을빛이완연한데​

며칠전부터여름이불을좀도톰한차렵이불로

바꿔야지하던걸혹시라도또더워질까싶어미루어오던차

시계는새벽두시를가르치는데잠은오지않고

이불속이온기가없이몸이차갑고한기를느낀다

견디다못해이불을두겹으로접어덮고잠을청해본다

그나마조금나아진것같다

어쩌면며칠전까지만해도더워더워했던것이

이렇게변할수있을까

계절은거슬을수가없는것이겠으나

간사한마음이랄까나또한늙어져서이겨내지를못함인가

이렇게또하나의가을이깊어지고겨울이오면

봄이오는새해도오겠지?

세월의변화가즐겁지않은서글픈시간으로

느껴지는가을도늦가을에처함에있으니

무언가달라져보려고해도뜨기전산책길에서본다

어젯밤내린비에풀잎끝마다이슬방울이

누가스칠세라조롱조롱달려있다

풀숲에작은꽃들도피고지고나팔꽃넝쿨은

세월이다해가는줄도모르고어디까지오르려고마른풀잎

부여잡고애가타게올라가고만있다

소용돌이쳐돌아내리는검은물빛이

무섭게보이는징검다리도행여헛딛을까조심하며건너보고

두팔저으며씩씩하게걷는이에게는길비껴서며

오늘도그렇게시작해본다

나도힘을내보자무언가즐거운일을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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