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만복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설날 아침 이웃님들 즐겁게 지내시고 만복 받으시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올해의 설은 좀 쓸쓸 어딘가 한구석 마음이 아릿한 날이었다

언제나 명절이나 제삿날 두 며느리가 함의 하에 겹치지 않게 분배하여 잘 해오고 있다.

큰아들 집은 손자 하나라서 곰살궂은 일은 못 도와주어도 이제 제법 컸다고

무겁거나 힘든 일은 엄마의 조력자 노릇을 제법 잘 해 준단다.

작은 아들 집은 손녀가 하나 여자라서 붙임 하는 것도 야무지게 도와 같이 한단다

저이 큰아버지 이제 컸다고 붙임도 했어? 어디 우리 연이가 만든 것이 어떤 것인가?

큰아버지와 큰엄마가 하나뿐인 조카딸을 무척 사랑해준다

때대로 예쁜 신발이나 옷도 잘 사주고 형제의 화목함을 보면 나는 그저 흐뭇하게

빙그레 대견하고 뿌듯하기 그지없다

서로가 마음이 맞고 위할 줄 아는 모습이 그렇게 졸을 수가 없다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차례상을 한편으로 밀어두고 차례대로 세배를 한다

큰아들 내외 작은 아들 내외가 나란히 또 한 해의 덕담과 작지만 마련한 세뱃돈 봉투

전달도 하고 아니 그보다 먼저 아들들이 내어 미는 세찬으로 마련한 두툼한 봉투도 받고

조금 주고 많이 받는 마음이 잠시 내가 너무 작게 주었나? 하는 자책도 해보고

그래도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은행에 가서 신권으로 마련한 정성으로 대신하며

 

큰 며느리는 만든 음식이나 과일 무엇이던 모두 내어놓고 비싼 고기가 제일 많다며

나누어 놓으면서 어쩌다 라도 빠트린 게 있을세라 살핀다.

따로 사는 시어미까지 챙기며 분주한데 우리 큰아들 기분이 좋은가 보다 이삿짐 싸나?

왜 그렇게 퍼주는 걸 좋아해? 우리도 먹어야지 여자가 이렇게 손이 크고 헤퍼서야?

괸 시리 주방을 드나들며 웃긴다. 하하 있을 때 나누는 거야 혹여라도 빠트릴까 봐서

감시하는 것 나도 알아 며느리 한 수 ​위로 받아낸다 모두 함께 하하하

 

우리 집은 애들 할아버지가 5대 독자라서 외가 말고는 가깝거나 먼 친척도 없다

그래서 예년에는 언제라도 똑같은 일이지만 분배가 끝나면 며느리들은 친정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작은 아들이 저이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내 집에 내려두고 간다

그런 때 친정에 가야 친정 부모와 형제자매들을 만날 수 있으니 그렇게 한다

그랬던 것도 세월이 가면서 달라진 것이 안타깝다.

 

십수 년 전에 안사돈 어른이 흔히 말하는 중풍으로 쓰러지시고 회복이 안 되시어

말씀도 못 하시고 오른쪽 팔 다리 모두의 마비로 고생을 하셨다

우리 사돈지간의 인연이 네 사람이 같은 동갑내기라서 마음만이라도 특별했었는데

안 사돈어른의 환우로 바깥사돈어른이 고생이 많으신 걸로 안다,

 

그렇게 지내다가 작년부터는 사돈어른까지 건강이 안 좋으셔서 하릴없이

요양 기관으로 가시게 되었다 한다

그도 참할 일이 아니다 살아 계시면서 환자를 돌볼 수 없어 못할 일을 한 것이다

우리 며느리 먼 곳 가까운 곳에 형제들이 모두 어머니를 찾아가 뵙는데 한꺼번에

모두 가는 것보다 저라도 오늘은 형제들과 함께 부모님을 집으로 모셔 오게 하고

저는 다음날 언제라도 갈 수 있을 때 간다고 했다

 

그러해서 처음으로 같이 떠나지 못 하는 며느리가 안쓰러웠다.

나도 기다리다가 만나보고 올까도 했었으나 두 분 모두 건강치 않은 모습을 내가

맞이할 자신이 없어 핑계 삼아 그냥 작은 아들 편에 집으로 오고 말았다

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쓰인다 내가 잘 한 것일까? 혹시라도 내 생각만 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보면서 누구라도 한번 건강이 무너지니 그렇게나 힘이 들고 보이기

싫을 수도 있겠다 생각되기도 하고 그런 때의 자존심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돈이 있어야 병을 고칠 수도 있겠으나 늙어서 오는 어쩔 수 없는

건강의 무너짐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누구라도 건강하기를 제일로 빈다

당연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집에까지 들어온 아들네 가족을 보내주고

텅 빈 집에 혼자 있으려니 언제나 그랬것만 오늘따라 더 쓸쓸 한 것 같다

그렇다고 이이들과 같이 살고 싶은 마음도 없으면서 해마다 외로움이 더 하는 것은

내가 그만큼 더 늙은 탓이라고 생각하며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고 내 마음을 다독여 본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2월 9일 at 12:47 오전

    건강이란 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어야지요.
    누구나 건강하고 싶은게 소원이지만 그 또한 내것이 아니니
    내 마음대로 안되는것인가 봅니다.

    사돈내외분, 안 만나고 오신게 잘하신것도 같아요.
    그분들인들 그런 모습 보여드리고 싶지 않을것도 같거든요.

    암튼 새해 그저 아프지 않고 지낼수만 있다면…. 하는게
    소망입니다.
    엔젤님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enjel02

      2016년 2월 26일 at 11:59 오전

      건강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서
      더욱 슬픈 것 같아요
      늙어가면서 가까이 다가서는 건강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지켜야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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