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일에 땀을 흘린 하루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은 어느덧 꽃비로 내리고 그렇게 세월이 간다

벚꽃 025

page

마음으로는 못 할 것 없을 것 같으나 힘든 일이 쉽게 되지는 않아서 벼르기만 하던 베란다 화분들을 다시 손질하고 화분들의 크기나 햇빛을 더 좋아하는 것들은 앞쪽으로 옮겨 주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종류들을 한 편으로 몰아주어 봄단장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들이라도 오면 들어 내기도 하고 도와서 같이 해야지 했는데 언제나 오면 시간이 바삐 돌아가는데 말을 안 하고 벼르던 차 나 혼자서 시작을 했다

유리집 015

지난겨울 신경을 덜 쓴 탓에 산시 베리아 나 선인장 화분

몇 개는 동사도 해서 많이 줄었기는 해도 거실까지 들어와 있는 화분 말고도 좁은 베란다에 크고 작은 화분이 4~50 개나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제라늄 029

가지에 찔리기도 하면서 이리저리 옮기고 몇 번인 가는 무거워 비척이며 실수로 떨어트릴 뻔까지 해서 놀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대충도 허용 안 되는 성질대로 마무리를 하고 지난번 사서 쓰다 남은 부엽토로 필요한 화분에 채워주고 말끔하게 쓸어내고 물까지 주며 모처럼 땀이 나도록 힘든 일을 했다

e 002

아이들은 힘들다며 화분도 줄이라 하지만 지금도 맘에 드는 화분을 보면 사들여다 놓는다.

유리집 010

가장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며 색깔도 곱게 다양한 꽃이 잘 피는 제라늄의 화분이 늘어나는 것 같다

이 봄 몇 번 씩이나 사 보았어도 실패만 한 로즈메리 허브 하나를 또 사서 이번에 화분 받침에 물을 부어 놓아 보았다.

유리집 013

집 011

이건 지난번 아들이 준 천리향인데 이젠 꽃은 모두지고 잎이 싱싱하게 많이 커가고 있다.

page

문주란도 틀실 하게 자라나서 오래지 않아 꽃대도 올릴 것 같다 백합같이 다소곳하고 은은한 향내가 나는 문주란 꽃을 나는 좋아한다

page

ㅍ 001

오늘은 힘은 들었어도 벼르기만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허리나 다리는 아파도 홀가분한 기분으로 일찍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해보았지만 한 시간이 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생만 하다가 결국 일어나 버렸다

집 013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는 늦은 시간에 다시 TV를 켜 보았다 그때 마침 TV에서는 가정의 달 휴먼다큐로 나와 비슷한 년 배라 생각되는 그 유명했던 배우 엄앵란과 신성일 부부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화려했던 지난 생활과 지금까지의 파란 많았던 이야기를 해 나가는 같이 늙어간다는 그들이 관심이 갔다

화려한 생활만큼이나 사연도 많아 쉽게 가정을 깰 수도 있었겠으나 자식들의 어머니요 아내로서의 자리를 무던히 지키면서 40여 년의 별거를 해 오면서 지켜 온 그 자리가 지금에 와서 아내의 암 수술을 하고 투병 생활과 각자 살아온 남편은 다른 곳 영천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으면서 지금은 먼 거리도 마다않고 오가며 건강식인 먹 거리를 사들고 진심으로 살들이 보살펴주는 남편의 자리로 돌아오려 노력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보였다

세월은 거스르지 못 해 늙어 저 손에 힘이 빠지고 손에든 물건이나 심지어는 물을 쏟기도 하고 팔 다리가 불편한 모습에 공감하며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세월의 이야기를  끝까지 보았는데 내 생각까지따라와 역시 잠 들기가 힘들었다.

8 Comments

  1. 김진우

    2016년 5월 5일 at 10:42 오전

    꽃이 잘 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자상하신 분입니다.
    식물들도 그걸 알지요.
    화원 같습니다.

    자제분들이 왔을 때 옮겨 놓을 걸 그러셨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로 화분처럼 무거운 것을 들면
    안압(眼壓)이 올라 가기 때문에 조심 하셔야 합니다.

    늘 건강 하시기를 빕니다.

    • enjel02

      2016년 5월 5일 at 2:41 오후

      진우님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이 오면 해 달래야지
      벼르다가 성질이 못 참아서 제법 애를 썼지요
      팔 힘이 부쳐 뭘 제대로 들지를 못 하겠더라고요
      몇 번인가 떨어트릴 번도 하고 밀어도 보고
      꿈쩍을 안 하던데요

      그리고 진우 님 또 하나 배우네요
      숙이면 안압이 더 오르기도 하는군요
      그런 생각도 안 해보았어요
      앞으로는 참고 해야겠어요

  2. 데레사

    2016년 5월 5일 at 12:11 오후

    집이 식물원 같아요.
    게으런 저는 겨우 화분 몇개도 언제나 물 한번 주는것도
    잘 안하고 그러거든요.
    큰 일 하셨습니다.

    수술 잘 될거라 믿고 입원 합니다.
    기도 많이 해 주세요.

  3. enjel02

    2016년 5월 5일 at 2:47 오후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것들이지만 뤄낙에
    좁은 베란다라서 비좁아요 ㅎㅎ
    데레사님 수술하신다고요
    잘 되게 해 달라고
    성모님 전구로 예수님께 기도 할께요
    안심하시고 잘 받고오세요

  4. 無頂

    2016년 5월 12일 at 5:38 오전

    처음 들렸습니다.
    삶의 무게가 실린 글들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리고 한 시대의 화려한 배우들의 삶을 통하여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되네요 ^&^

  5. enjel02

    2016년 5월 12일 at 7:03 오후

    반갑습니다 살아온 세월의 덮개가 많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우리 그렇게 자주 만나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6. 산고수장

    2016년 5월 13일 at 9:01 오전

    정원도 아름답게 만드셨고
    화분도 많습니다. 아름다운 것들도많고…

    적당히 피곤해야지 너무피곤하면 잠이 오지않습니다.
    무리 하지 마시지요.
    그래요 참고 이해하며 사는것이
    인생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 enjel02

      2016년 5월 13일 at 2:23 오후

      좋은 말씀 삶에 지침으로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세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