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되갑음 이라할 수 있을까요

이래저래 나름 며칠을 바삐 지내다가 좀 한가해진 날 작년에 새긴 동갑내기 친구가 온다고 했었답니다.

내가 남들같이 사교술이나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못 해 성당만 갔다가는

집으로 돌아오는 타입이라서 얼굴은 알아도 이름은 물론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뿐인데 이 친구와는 서로가 교감이 됐던지 친하게 됐답니다.

집에도 몇 번 오고 가면서~그런데 어제 내가 볼일이 있어 나갔다 돌아왔는데 그 친구가 전화를 해 왔어요 텃밭에서 무공해 상추 대공이 올라오기는 했어도 연한 걸로 꺾었는데 가져다 먹겠느냐고 아니면 친구가 오겠노라고하지만 그 친구는 가족들 저녁도 해야 하고 해서 나선 김에 한가한 내가 간다 해놓고 집 앞에 가서 전화를 하지하고 준비도 없이 그대로 나선 것이 세상에 전화를 안 받으니 경비원도 없는 잠겨진 아파트 대문조차 들어갈 수가 없고 어쩌면 드나드는 사람조차 구경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돌아서야 했지요

운동 삼아 걸어서 30분 거리 갈 때는 갔어도 오려 하니 기운은 빠져 한 걸음도 걸을 수가 없게 지처 버려 그대로 택시를 타고 돌아왔지 뭐예요

나중에 들어보니 전화벨 소리를 꺼 핸드백 속에 둔 전화카톡도 전화도 못 들었다 하니 이런 기막힌 사연을 집 전화라도 알아둘 것을​ 후회해도 이미 늦은 걸 어쩌겠어요

그것이 어제 내 일이었는데 오늘 이건 무슨 되 갑 음이라 해야 할까? 이런 기막힌 사정은 참 드문 일 일 것 같았답니다.

준비 없이 떠났던 경솔함에 후회를 하였지만 아주 헛고생은 많은 아닌 그렇게 몸으로 한 가지 공부를 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오늘 11시까지 오겠다 한 그 친구가 12시가 되도록 안 오는 겁니다.그 집 시계 고장 난 것 아니야? 아직 11시가 안 지났나? 라고도 해보고 어디쯤 오는지?

답답하여 혹시라도 오려다 다른 사정이 있나 싶어 카톡을 보내도 보고 그래도 소식이 없습니다.

차에서나 오느라 열중해서 못 들었겠지 하고 또 더 기다려 보기도 하고 밥하다가 문밖까지 몇 번씩 들락날락 나가도 보고 그래도 모습은 안 보이고 다시 전화를 해 보았더니 받기는 하는데 강아지가 먼저 왈왈 대답을 하지 뭐예요.

기가 막혀 아니 집이네 무슨 일이야? 응 나 집 찼다가 못 찾아 지금 들어왔어합니다.

어이없어 왔던 집 더러는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도 동 호수 다시 입력해 주었고 차마 못 찾고 집으로 돌아갔으리라는 생각은 안 해 보았지요.

날씨조차 따끈따끈 햇빛이 장난이 아닌 30도를 오르내리는 한낮에~기왕에 시작한 날 끝장을 봐야지 지금 바로 택시 타고 와했지요.

택시 타면 15분이면 올 거리를 또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안 오는 것입니다 몇 번이나 카톡도 전화도 했는데 묵묵부답

이 친구 관리실까지 가서 내 이름을 대고 물었다니 호구조사도 아니고 아녀자의 아름을 어찌 알겠어요. 어쩌면 알아도 안 알려 주었을지도? 게다가 아파트가 9동에 700여 세대인 것을 다시 전화해서 물어보니 동 수도 틀리는 109동을 108동에 가서 찾아 헤맸으니 딱하기도 하게너무 고생을 한 것 같아 안쓰럽고 미안하고

그래서 본인도 그랬다지요. 내가 왜 이렇게 정신이 없나? 이게 혹시 치매의 전조증이 아닌가? 하기도 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나더라고 하더군요. 참 딱하기도 하지!

그래도 왔다 갔다 만났으니 배는 고플 테고 우선 바나나와 토마토를 넣고 간 주스를 한잔 시원하게 마시게 하고 준비된 점심을 같이 먹으며 비슷한 경우의 친구 말 내말 나누며 웃기도 하고 기막혀하기도 하면서 점심을 먹었답니다.

오늘이 마침 토요일이라서 저녁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느긋한 마음으로 우리는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Tv를 보기도 하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도 나누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우리는 어제의 일 되 갚음을 했다면서 가볍게 웃으면서집에 돌아가겠다는 친구 택시를 태워서 보내 주었지요.

오늘 하루의 시간이 무척이나 긴 것처럼 느껴졌지만 분명 치매 전조 증은 아닐 거라 다행이라고 말은 했지만 덥고 긴 하루였답니다.

되갑음 029

달큼하게 만든 햇 감자조림과 호박 새우젓찌개에 두 사람이 하나씩 계란을 두 개 넣고 묵은 지 볶음

오이지 똑똑 식초 설탕 시큼 달큼 시원하게 물 부어놓고

더 001
오이지를 꼭 짜서 양념에 묻 쳐도 맛이 있지만 네가 여름엔 이렇게 먹는 걸 더 좋아해서요

메르치 볶음, 고춧잎장아찌, 기타 저장 반찬 몇 가지

아 참 지난번 며느리가 사다 냉동실에 넣아둔 가자미도 한 마리 노릇하게 구웠었지

 

되갑음 033

친구가 가져온 상추 양념간장에 참기름 깨소금 듬 북 넣고 겉절임으로 무쳐내니 통에 그득하고 삽 서름한 상추 맛있게 버무려까지 가정식 백반으로 그럭저럭 성찬이 되었네요.

후식으로 내가 만든 요구르트에 브르 베리 가득 얹어 놓고 보얀 들깨가루 파란 솔가루 노란 강황 색 맞추어 시원하게 냈었지요​

이만하면 그럭저럭 괜찮지 않았던가요?​

그렇게 어렵 싸리 친구를 만났던 하루였습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6월 20일 at 5:52 오전

    저도 친구와 약속하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은행앞에서 만나자 해놓고 은행 안에서 기다리는 친구도
    있고… 뭐 비일비재 입니다. ㅎ

    반찬들이 맛있어 보여요.

  2. enjel02

    2016년 6월 20일 at 6:40 오전

    하하 쉽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음식이지요
    친구와의 만남이 그렇게 힘들었어요
    시간을 정해두고 오지 못하는 시간 동안
    그런 일도 있더군요 역시 나이탓이라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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