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와연우,조블의착한어른이들을위한동화>
못생긴개구리
임영란
따가운햇살이쨍!하고내리쬐는한낮입니다.
청계산밑의이름없는작은웅덩이도햇살을받아쨍!하고
빛나는여름날이었습니다.
한낮의더위를피해엄마개구리와아기개구리가물가풀숲에서
쉬고있었습니다.
"엄마,재미있는이야기해주세요."
"글쎄,재미있는이야기보다는,너혹시아주못생긴개구리본적이있니?"
"얼마나못생겼는데요?"
"그야…아마,우리동네에서제일못생긴개구리일게다."
"건너저수지에사는맹고만큼못생겼어요?"
"아니그보다훨씬더못생겼지.
잘뛰지도못하고,먹이를잡을줄도모르는주제에
자기가개구리왕자라고한단다."
"그런개구리가어째서왕자예요?"
"글쎄말이다.자기가원래잘생긴왕자였는데,
나쁜마술에걸려서못생긴개구리가되었다고떠들고다니니
누가좋아하겠니?"
"진짜마술에걸린건지도모르잖아요?"
"너는,요즘세상에마술이라니!그런건옛날이야기속에나있는거야."
바로그때였습니다.
아주못생긴개구리한마리가뛰어와헐떡거리며소리쳤습니다.
"도와주세요!도와주세요!"
엄마개구리는그개구리를힐끗쳐다보더니새침하게물었습니다.
"갑자기무얼도와달라는거니?"
"저기웅덩이속에빠진금구슬이보이지요?그걸빨리건져내야만해요."
"금구슬따위는건져서뭘하게?"
"그금구슬을원래주인에게돌려주면저는다시왕자가된답니다.
전구슬을꺼낼수가없어요.그러니제발도와주세요."
못생긴개구리는말을하는동안에도계속고개를돌려멀리서있는
소녀를쳐다보았습니다,
엄마개구리는어쩌나잠시망설였습니다.
그러자아기개구리가엄마의귀에대고도와주라고속삭였습니다.
그래서엄마개구리는못생긴개구리를도와웅덩이속에가라앉은금구슬을
건져주었습니다.
금구슬을꺼내자못생긴개구리는급한마음에인사도제대로못하고
소녀에게로허둥지둥달려가버렸습니다.
"엄마,저금구슬을가져가면못생긴개구리가정말왕자님으로변할까요?"
"글쎄다.기다려보면알테지만…원!"
엄마개구리는한심하다는듯이고개를저었습니다.
한낮의따가운햇살퍼붓던햇님은쉬러가고,
청계산기슭에는서늘한바람이찾아왔습니다.
하나.둘,예쁜별들도떠올라반짝이는빛을뿌리기시작했습니다.
논두렁밭두렁웅덩이속에서는개구리들의신나는노랫소리,
이야기소리가퍼져나오고,
아기개구리도친구들과어울려즐겁게놀고있을때였습니다.
어디선가슬픈울음소리가들려왔습니다.
아기개구리는어딜까?누굴까?두리번대다가울음소리가들리는곳으로
뛰어가보았습니다.
밤나무그늘아래서울고있는것은바로그못생긴개구리였습니다.
"왜울고있어요?"
"난왕자가되지못했어."
"아까금구슬을가져갔잖아요?"
"그런데그소녀는금구슬을받더니나를쳐다보지도않고도망쳐버렸어."
"쫓아가지그랬어요?"
"난잘뛰지를못해따라갈수가없었단다."
못생긴개구리는또훌쩍훌쩍울기시작했습니다.
"난세상에서제일느림보고가장못생긴개구리일거야."
"그렇게말하지마세요.그런금구슬이없어도언젠가는꼭
마술이풀리는날이올거예요."
아기개구리는못생긴개구리의눈물을딱아주었습니다.
못생긴개구리는고개를푹숙이더니부끄러운듯조그만목소리로말했습니다.
"저어,..내가마슬에걸린왕자라는것,거짓말이야.
아니거짓말이라기보다는그렇게믿고싶었지.
언젠가그런이야기를듣고는나도그런마술에걸린것이아닐까생각했지.
그러면내가못난이느림보라는사실을잊을수가있었거든."
아기개구리는못생긴개구리의얘기를듣고마음이아팠습니다.
아기개구리도할아버지의옛날이야기를들을때면
그이야기속으로빠져들어정말인것처럼생각했던적이많았으니까요.
아기개구리는어떤말을해줘야하나..,
고개를들고키큰밤나무를올려다보았습니다.
"아니예요,당신은진짜개구리왕자님이예요.
봐요저기당신의왕관이보이잖아요!"
밤나무위에는달님이떠올라환하게웃고있었습니다.
*오래전에쓴동화입니다.긴글올리기가겁이나서한동안망설였습니다.
그래도똥이가조블에입학한것이기뻐서축하해주는마음으로올립니다.
내막강라이벌연우와조블의착한어른이여러분들도함께즐겨주시길!
*개구리사진은수홍박찬석님의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