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사 100대 명반

한국대중음악사100대명반

과연한국대중음악사를진정으로빛낸뮤지션들은누구이고,음반들은어떤것일까?
우리는여태까지’RollingStone선정100대명반’,’VOX선정올해의음반100선’등은보아왔지만국내음악매체에서이러한것을심도있게다룬것을본기억은없다.국내대중음악사에서는명반으로선정할만한단100장의음반도없다는것인지,아니면(선정경위에대한비난을감수하면서)소신있게음반을선정할만한자신이없다는것인지,아니면그러한관심조차없다는것인지가궁금했다.그래서이연재의마지막에서한국대중음악사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한음반들을살펴보는자리를마련하고싶었다.
여태까지SubSpecialText에서는지극히자의적인기준의평가방법으로70년대이후뮤지션들을정리하였고,이는기존에형성된뮤지션들에대한평가도많이달랐다.처음에는’내가뽑은음반100선’만을하고싶었으나좀더객관적으로자리매김을하는방법이필요하다고여겨졌기때문에서브기자들뿐만아니라외부’음악선정위원들’로부터음반추천을받는방식을택하였다.
그리고현재음악산업계에관계하는다양한직업군에서어느정도는전문성이있다고생각되는사람들을이코너의’음반선정위원’으로위촉을하였다.’음반순위매김’에무슨의미가있냐고반문할사람도있겠지만,이로써많은사람들에게관심을불러일으킬수있다는사실만으로도의미있는일이라고생각한다.

<음반선정방법>
1.먼저선정위원들에게100매이내의음반선정을위촉하였다.
2.시대/장르는불문하고,한뮤지션에대해서복수로음반선정을가능하게하였다.
3.반드시음반선정시순위를매겨달라고하였다.
<순위집계방법>
1.21명에게서가장많이선정된음반에먼저순위를매겼다.
2.선정된음반횟수가같으면개인순위의합이높을수록상대적으로높게순위를매겼다.
3.다음’100대명반’순위옆의()안의숫자는선정위원들에게지목받은횟수를의미한다.전체1위인들국화1집의경우는선정위원전부에게서선정이되었다.
<선정위원(가나다순임/총21명>
고희정(서울스튜디오마스터링엔지니어),곽택근(신나라레코드영업부대리),김기정(펌프),김민규(서브기자),김영대(나우누리뮤즈),김종휘(팬진공편집인,인디음반제작실장),류상기(다음기획제작/기획부장),박민희(한겨레신문문화부기자),박상완(기독교방송PD),박준흠(서브편집장),신승렬(나우누리뮤즈),신현준(대중음악평론가),유현숙(논픽션작가),이창기(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조경서(경기방송PD),조성희(서브기자),조원희(카사브랑카,슈거케인),진용주(우리교육기자),최순식(하나뮤직기획/홍보실장),한유선(자유기고자),황정(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


1.들국화1집(1985/서라벌레코드)

[전인권(v,g),최성원(v,g,b,key),조덕환(g,v),허성욱(key)]
결코짧지않은한국대중음악사에서한장의음반만을고르라는것은무리다,더구나현실보다과대포장되어온것이과거이고보면그러한거품을걷어내고결과물자체를냉정하게응시한다는것은어려운일이아닐수없다.
80년대경제적여유속에도사리고있던교묘한통제에나름대로의방식으로저항하던당시의젊은이들에대한회상이단지통기타,청바지그리고생맥주로그쳐진다면,그리고80년대라는시간의개념을넘어의미를갖는명제가한낮운동권의회상으로만그친다면그시기모습을드러낸4명의젊은이들의이역사적인첫발디딤은추억으로남아야할것이다.
하지만4가지독자적인아이덴디티의조합으로부터파생된들국화라는록밴드가,그리고그들이내지른첫번째외침이갖는의미는우리에게,아니적어도대중음악에있어서적지않은것이었다.
호황뒤로얼굴을숨긴제도권의입김으로더이상의시도를포기한채안이한태도로일관하던가요계의자신의틀에만안주하고자하는록과모던포크등대학중심의음악들이위와밑으로나뉘어더이상공유점을찾지못하고방황할때,들국화가던진정사각형의출사표는긴동면에접어든듯한대중음악을깨우게된다.
들국화의데뷔앨범은각자의역량이충분한4명의싱어송라이터들이’음악이란현장에서자신의힘으로하는것’이라는어쩌면당연한명제를이땅의음악인들과청중들의뇌리속에각인시킨작품이었다.<그것만이내세상>에서의전인권의절규와<매일그대와>에서보여준최성원의감성어린목소리,허성욱의절제된건반,<아침이밝아올때까지>에서나타난조덕환의곡쓰기그리고최구희,주찬권,이원재등당시최고의세션맨등이모든것들은얼마나이음반이철저한싱어송라이터의감각과역량으로라이브를위한라이브의감성으로만들어진것인지를가늠케해준다.
이로써한국의대중음악계는’밴드’라는단위의구성이가지고있는무한한가능성과함께비로서진정한의미의음악인들이자라날수있는토양을마련하게되었다.그러나들국화는1집이후실망스러운후속작들과잦은멤버교체등으로호흡을길게갖지못한채신화로남게되었고대중음악사에서이러한시도들은답보의상태를맞게된다.
그이후철저한상업논리에의한인기곡의생산과재생산은특정장르에국한되었고’노래만들고노래하는’밴드들은언더그라운드라는별칭하에지하로가라앉게된다.’만일들국화가데뷔앨범과같은에너지로그생명력을키웠더라면대중음악은다양성과독자성의자양분을충분히흡수했을텐데’라는아쉬움을갖고표절과시스템화되어버린,일방적인한장르의득세로다양성과함께그항체를잃고점점고사해가는듯한현가요계를바라볼때13년전에뿌린이씨앗에대한회한과그리움은더할뿐이다.
아직소멸하지않은13년전의그씨앗들은매스미디어와자본에지배되는대중음악계의변방에자리하며마로니에와신촌,홍대근처의지하에서다시제2의들국화로피어나기위한기회를엿보고있다.즉,이들이바라는바와같이자신의색깔을간직한채세상에당당히평가을수있는것이바로들국화가13년전에보여주었던,대중음악사에있어서가장소중했던가능성이다.(황정)

2.산울림1집(1977/서라벌레코드)
[김창완(g,v),김창훈(b,v),김창익(d)]
작사,작곡,편곡,연주등모든면에서진정’뛰어나다’라는감정서를붙여도손색이없는시대의명작이다.당시에는들을수없었던최신조류의팝/록을음악들이가요에접목되어선보여졌다는것하나만으로그가치를인정받을수있는뛰어난음반이다.
이앨범이다른록명반들과그의미를달리하는것은지극히’음악적’인면에서훌륭했다는점때문이다.극단적으로사회참여적이지도않았고,가사에과장된시적은유를표현하려하지않았으며,자신의음악에과장된철학적의미를부여하려는시도는더더군다나하지않았다.이들형제들은솔직하지만간결하고아름다운노래말로자신들의순수한음악적열정을가사로표현하는동시에새로운장르에대한탐구와실험에입각한수준높은연주력을한장의음반에담아냈다.
이들에대한재평가가늦어진것은그들의음악에숨겨진음악적역량을이해하지못했기때문이다.어떻게보면단순하고유치한듯한노래말에숨겨진독특한코드전개와연주스타일은언뜻지나치기쉽지만분명음악적으로는높게평가될만한것이었다.선구자적인측면으로나음악적인천재성으로나,이를능가하는다른앨범을찾기힘든명반중의명반이다.(김영대)

3.어떤날1960~1965(1986/서울음반)
[조동익(b,key,pcc,v),이병우(g,pcc,v)]
어떤날은한국대중음악사에서전대미문의듀오였다.소박한감수성으로록과포크그리고퓨전재즈를지향했던그들은번뜩이는자신들의천재적재능을과시하지않으면서조용하게데뷔음반을완성했다.
음악적출발점이라고말할수있는조동익의형이자70년대모던포크의독자적인지류였던조동진과80년대전문세션을개척한포크록그룹따로또같이의영향이느껴지기도하지만(2집에서는자신들이좋아하는팻메시니의영향이드러난다),같은해에실질적인데뷔음반을발표한시인과촌장과같이완벽한자신들의스타일을형성한뮤지션들이다.
데뷔전해인1985년에진정한의미의신인발굴컴필레이션음반인<우리노래전시회1>에<너무아쉬워하지마>를,들국화데뷔음반에이병우의<오후만있던일요일>을수록함으로써대중에게자신들의존재를알린그들은80년대중반한국대중음악의르네상스기를연일군의뮤지션들(따로또같이,들국화,시인과촌장등)중에서막내격이었다.
비록80년대에노래했던그들이지만통시적인감성으로어느시대의여린젊은가슴일지라도울릴수있는강력한힘을갖고있는어떤날의노래들은부드러우면서도전율적이다.그리고그노래들은바로<하늘>,<그날>등이다.(박준흠)

4.델리스파이스DeliSpice(1997/도레미레코드)
[김민규(g,v),윤준호(b,v),이승기(key),오인록(d)]
"반항이다!아니다!"의’뻣뻣한록담론’으로부터도망하고싶어하는모든모던로커들의고민대로그들은자신의음악을’그냥팝’이라고규정하고있다.사실이러한’자신들의주장’은어떻게보면아직듣지못한이들에게’선입견’을만들어주는위험한행동이지만,너무나도이앨범과잘어울리는주장이다.
한국대중음악의이디엄으로부터몇광년정도떨어져있는그들의음악관은당연한것이고,또한그러한주장에어울리는트랙들을선보이고있는점이바로그증거물이된다.한국대중음악사상가장중요한트랙중의하나인<챠우챠우>만으로도이앨범의가치는높이평가될수있다.
‘연주력의과시’도,’상업적인안배에의한곡구성’도없는이러한앨범이그렇게도대중친화적인용어인’팝’과어울릴수있다는것은어떻게보면일종의’승리’다.’통신상의공간’으로부터출발했다는꼬리표를항상달고다니는그들이지만앨범의완성도는,어쩌면경멸적이거나핸디캡일지도모르는그런꼬리표를어느곳에달아야할지궁금하게만들어버린다.(조원희)

5.시인과촌장푸른돛(1986/서라벌레코드)
[하덕규(v,g,har),함춘호(g)]
여린듯하지만날카로운비수를폐부깊숙이감춘시인과촌장의목소리는들국화와는다른방법으로자신의감성을표출한80년대젊음의뒤틀린희망가였다.시인과촌장은조동진을수장으로하는70년대모던포크의맥과닿아있지만하덕규특유의동화적상상력(손수그린파스텔화앨범재킷과<얼음무지개>같은곡에서잘드러나는)과세상에대한치열한시각(<매>,<비둘기안녕>),그리고함춘호의전통적이지않은기타플레이등으로일반적인시각의포크듀오의이미지에서멀리벗어나있던이들이었다(이시절누가<고양이>와같은곡을상상할수있었을까?).
이미<푸른돛>이전에<내고향동해바다>,<재회>(남궁옥분이불렀던그곡)등이실린앨범을발표했던하덕규는함춘호와짝을이룬이앨범에서’아무래도친구푸른돛을올려야할까봐(<푸른돛>)’라고나즈막히얘기하며’제자리로돌아오는풍경(<풍경>)’을희망했다.
따스한감성의<사랑일기>와<우리노래전시회1>에실렸던<비둘기에게>가주로알려졌지만지독한연가<진달래>와자아에대한이중적태도가담긴<떠나가지마비둘기>,<비둘기안영>등의여운은당시의어느누구와도비교할수없는존재감을부여했다.(김민규)

6.어떤날2집(1989/서울음반)
[조동익(b,key,pcc,v),이병우(g,key,v)]
들국화데뷔앨범의한켠을차지했던<오후만있던일요일>과우리노래전시회의<너무아쉬워하지마>는당시의상식을벗어난구성의곡이었다.굳이클라이막스를강조하지않는,그흔하던’뽕’멜로디를거세한어떤날의곡은다분히조동진의영향력하에놓인가사쓰기(국내에서리리시즘을이야기한다면이들을빼놓을수없다)와함께당시어느누구도실현하지못했던새로운영역의것이었다.
소박했던1986년의데뷔앨범이후3년만에발표된이앨범에는컴퓨터프로그래밍을도입하여보다세련된,그러나여전히도심변두리골목을연상시키는사운드의곡들이풍성하다.조동익의<초생달>,<하루>,<그런날에는>과이병우의<출발>,<취중독백>,<11월그저녁에>등이동등하게실려있지만이둘의곡은미묘한차이를(정서적으로나곡구성으로나)보인다.
이앨범을마지막으로조동익과이병우는나름의길을걸으며솔로뮤지션세션,프로듀서등으로활약하고있다.비슷한시기에발표되었던장필순4집과한영애4집은조동익과이병우가각각프로듀서한앨범으로,이를통해이들의변화를간접적으로나마느낄수있다.(김민규)

7.유재하1집(1987/서울음반)
앨범발표직후사고를당해단한장의앨범이자유고작이된유재하의<사랑하기때문에>는천재뮤지션을잃었다는깊은아쉬움을남긴앨범이다.그는천상에있지만그가남긴흔적은지금까지도후배뮤지션들에게지대한영향력을미치고있다(이는유재하추모앨범에참여한명단을보면쉽게알수있지만지금의’발라드’진영의발군의주자들모두는그영향력에서벗어나지못한다.)
대학에서작곡을전공한유재하가조용필과위대한탄생을거친후(조용필7집당시조용필과흡사한목소리로백보컬을넣던이가바로유재하였다)원맨밴드나다름없는세션으로발표한이앨범은,클래시컬한구성이제공하는매력도무시할수없지만<가리워진길>,<내마음에비친내모습>에서자신의내면을바라보는맑은정서가주는신선한충격에비할바가못된다.베이스라인과피아노가묘하게엇갈리던<우울한편지>가던져준감동을언제쯤다시만날수있을까?[이앨범에수록되지않은유재하의곡으로는<그대와영원히>(이문세3집,문과철1집),<비애>(한영애2집)가있다.](김민규)

8.봄여름가을겨울1집(1988/서라벌레코드)
[김종진(g,v),전태관(d)]
봄·여름·가을·겨울의등장은우리음악의범위를넓힌쾌거이다.이들은연주음악도사랑받을수있다는사실을보여주었고,기교없이기본을지키는연주가오히려더어렵고아름다운것이라는진리를깨우쳐주었으며,보컬이반드시귀에쏙들어오는목소리가아니라도좋은멜로디와진실한가사만으로사람들에게울림을줄수있다는것을증명했다.
지금그들이처한음악적정체의위기는초기의이소박하고욕심없는자세를유지하지못했기때문이아닐까.알루미늄케이스와동영상CD로포장된6집의호화재킷보다첫앨범의소박한재킷이더정감어리고,이현도나김세황,이주노,김현철,이소라등이참여한6집보다오직이둘이만들어낸1집의곡들이더많이애창되는것은어쩌면당연할지도모른다.
모든스타음악인들에게는처음시작할때의기분으로돌아가는것이반드시필요하다.<사람들은모두변하나봐>라는노래는그들자신에게도해당되는것임을그들은알까?(신승렬)

9.이상은공무도하가(1995/폴리그램)
이상은은현재한국에서가장독특한음악세계를지닌여성아티스트다.예전의’가수’였던그녀의자격에현재는’음악감독’으로서의자격이훨씬더두드러진다.그러한그녀의변신은5집<언젠가는>에서부터본격화되었으며,결국이앨범에서꽃을피웠다.
한국대중음악사상유례없는실험성을간직했으며,토속적인동시에유려한가사들과이제는’자신만의것’이되어버린듯한독특한멜로디라인이매우훌륭한앨범이다.특히<새>에서의사운드응용은이상은을’스타일리스트’로규정할수있게할뿐아니라’대단한음악감독’으로도규정할수있게한다.
그래도누군가이상은의’전력’에대해물고늘어진다면나는그들에게피치카토파이브의노미야마키도어린시절머리에꽃핀을꽃고아무생각없는댄스뮤직을부르던TV용아이돌스타의일원이었으며,여전사커트니러브조차알렉스콕스감독의기억에따르면’스타가되는것외에는다른생각이없는드럭정키’였다는사실을알리고싶다.(조원희)

10.한대수멀고먼-길(1974/신세계레코드)
김민기가한국모던포크의신화라면한대수는개척자였다.1968년귀국하여국내음악활동을시작한이후6년만에내놓은이음반에는그의초기대표곡들이실려있다.<물좀주소!>에서"물좀주소/물은사랑이요",<바람과나>에서"야!자유의바람/저언덕위로물결같이춤추는임",<행복의나라>에서"창문을열어라/춤추는산들바람을한번더느껴보자"를외쳤던그는자유와이상을꿈꾸는몽상가였다.
미국에서태어났다면밥딜런정도의위상을획득했을지도모르지만이땅에서그는날개꺾인한마리날짐승이었다.무한한음악적재능을가지고있었던그는당시단연빛나는존재였지만활동의제한을받는뮤지션이었고,어처구니없게도이데뷔음반은금지음반이되었다.
정성조쿼텟이세션으로참여하여<바람과나>같은곡에서는당시흔히들을수없었던새로운느낌의세션을들려주고있고,나중에해금되어정식으로재발매된음반에는<하루아침>의오리지널버전이실려있다.(박준흠)

11.작은거인2집(1981/오아시스)
[김수철(v,g,g,b,key)]
단연최초의하드록명반이다.초기대학가요제출신의밴드로서는활주로,마그마와함께가장뛰어난재능을과시했던그는1979년<일곱색깔무지개>,<내일>,<세월>등이담긴데뷔음반을발표했고,1집의밴드체제에서원맨밴드형식으로변화하여이역사적인음반을녹음했다.그는신중현이후의기타히어로였고,대중앞에서는엔터네이너를자처했다.
하지만당시대중음악계의판도와전체적인수준으로볼때그는너무앞선뮤지션이었고,그래서이음반은실험적인앨범으로까지비추어졌다.이는작은거인1집수준의연주와녹음이주류였던당시우리음악계의역량과90년대에내놓았어도전혀부끄럽지않았을훌륭한완성도를가진이음반사이에존재하는상당한간극이만들어낸현실이었다.
여기에는후반부를블루지한패턴으로선회하는하드록<새야>,진정한실험지향적연주곡<어둠속에서>,호쾌한기타플레이의진수를보여주는<알면서도>,1집에비해그의음악적인역량이얼마나발전했는지단적으로보여주는리메이크곡<일곱색깔무지개>등빛나는트랙들이실렸다.이후에도이런질감으로연주하는뮤지션은이당시의김수철밖에는없었다.(박준흠)

12.부활RockWillNeverDie(1986/서울음반)
[김태원(g,v),이지웅(g),이승철(v),김병찬(b),황태순(d)]
가장촌스러운재킷디자인상1등으로뽑힐만한이앨범은그러나그시절,들국화의첫번째앨범과함께록음악을80년대주류로당당히자리매김한걸작이다.10년이넘은지금에이르기까지부활을지켜오고있는김태원의출중한기타와곡쓰기는이승철의다듬어지지않아더욱매력적인보컬과만나이놀라운결과물을만들어낸다.
정말로아쉬운것은이두사람모두10년이넘게성공과실패를거듭하며대중음악판을지켜왔지만,다시는대중적으로나실험적으로나이경지에이르지못했다는점이다.부활과이승철의다른곡들이모두잊혀진다해도,종소리를그대로재현하는인상적인기타인트로로시작하는<희야>의부르짖는애절한목소리는결코잊혀지지않을것이다.
의심할바없는한국최고의록발라드넘버로서,이앨범의진짜백미이자당대가장실험적인음악이었던<비와당신의이야기>가또한대중적인인기를얻었다는것은당대의대중이음악을받아들이는눈이지금보다결코낮지않았음을입증하는것이아닐까.(신승렬)

13.김민기1집(1971)
1971년약관을갓넘긴한섬세하고문약해보이는청년이자신만의방식으로세상에내뱉은조용한목소리는그즉시대중가요의판도를뒤흔들었고곧제3공화국정권에의해신화로사라져갔다.대중가요사에있어서형식적인면에서의혁명이신중현으로부터비롯된것이라면김민기의치열한가사쓰기는그것들이내포하고있는비판과도전의메시지를대중가요계에또하나의화두로던져놓았다.
자의든타의든간결한멜로디에얹혀진시들은시인을신화적인사회운동가로바꾸어놓고말았다.이렇듯그의노래들은미학과저항성을따지기이전에당시부터지금까지를아우르는저항적성향의가요들에미쳤던영향으로평가받고있다.하나의노래가우리나라에서가질수있는최대치의힘을<아침이슬>을비롯한그의노래들이보여주었고또한그과정은아직도진행중이다.
부표처럼떠도는어설픈낭만주의가만연하던당시대학,즉지성의중심에서뚜렷한방향을제시하는이정표로서자리매김했던이자그마한노래들에대한추모는바람결을타고떠도는민들레처럼아직까지도그씨앗들을뿌리고있다.(황정)

14.김현식3집(1986/서라벌레코드)
죽음후에갑작스러운인기는그를꾸준히보아온사람들에게오히려회의적으로보였으리라.비록가장인기를얻은것은사후에나온6집이지만,그의음악적절정은이3집이아니었을까.최고의명곡중의하나인<비처럼음악처럼>에서의힘과애절함을겸비한보컬은그누구도감히대적할수없는(참으로진부해진표현이지만)보컬의’지존’이바로그임을들려준다.
그러고보면80년대에는정말노래잘하는가수들이사랑받았었다.모두밑바닥에서시작했고,라디오를통해곡자체로평가받었고,서서히스타덤에올랐다.그건(또한번진부한표현을빌리자면)정말로진검승부그자체였다.
가수보다팬클럽이먼저등장하는따위의온갖암기가난무하는90년대의무림과는격이틀렸단말이다.그가이런혼탁한무림을보지않고<떠나가버렸네>를부르며사라져간건어쩌면그자신에겐다행인지도모르겠다.(신승렬)

15.김광석다시부르기2(1995/킹레코드)
이만큼명쾌한한국적어법의포크록세션을들어본적이있는가?4집이후완벽한아티스트로성장한김광석은자기성찰적인고감도의노래들을4집에서보여주었고,여기에90년대의독보적인음악감독인조동익의편곡과그의밴드가펼친소박한세션이보태지면서감동적인앨범하나가탄생되었다.
90년대모던포크의적자로서’한국모던포크베스트모음집’을만들고싶었던그는이음반으로완벽한결실을보았고,여기에는한대수의<바람과나>,이정선의<그녀가처음울던날>,양병집의<두바퀴로가는자동차>,김의철의<불행아>,김창기의<변해가네>,유준열의<새장속의친구>,한동헌의<나의노래>,자신의<너무아픈사랑은사랑이아니었음을>등이실렸다.특히동물원의<새장속의친구>와자신의4집에수록된<너무아픈사랑은사랑이아니었음을>은편곡자의역량에따라얼마나노래가다르게바뀔수있는지를보여준조동익편곡의승리다.
역사상가장훌륭한모던포크의진품이며,두고두고들어도질리지않을이음반은이땅에사는사람이라면반드시소장해야할가치를갖고있다.’명반’은명예의전당에보관된먼지쌓은음반이아니라가까이두고듣는음반을지칭한다.(박준흠)

16.동물원1집(1988/서울음반)
[김창기(v),김광석(g,v),유준열(g,b,v),박경찬(v),박기영(key),이성우(g)]
일상적인언어,따뜻하면서낙관적인시각,아름다운멜로디로대표되는동물원의데뷔앨범이다.앨범전편에녹아있는평범하지만시적인언어로쓰여진노래말은이후수많은사랑이야기의모델이된다.보통사람들이평소에표현하지못하고마음속에담고만있던,지나치기쉬운일상의세세한감정들을글로옮겨낸김창기의작사실력은돋보였고,쉽게따라부를수있지만결코평범하거나진부하지않았던그의작곡실력역시뛰어났다.
또한비록한곡밖에부르지않았지만김광석의목소리는눈에띄는데,<거리에서>에서그가부르는고독과사랑의감정들은작곡가김창기의곡의느낌을배가시키고있다.<변해가네>와<잊혀지는것>,<그리움>으로이어지는삶에대한잔잔한감정들에대한표현이비록저항적이거나사회비판적인당대운동가요와언더그라운드정신과는대립되는요소들을많이담고있기는하지만,그속에서발견되는삶에대한희망과긍정이아름답고쉬운멜로디에담김으로써많은사람들의안식처가되었다.또한유재하,이문세와함께동물원이이앨범을통해발라드음악들의대부분의아이템을제공했다는사실또한주목할만하다.(김영대)

17.듀스ForceDEUX(1995/월드뮤직)
[이현도(v,allinst,prog),김성재(v)]
댄스그룹듀스가’뮤지션’으로서의가능성을인정받게되는앨범이자국내에서는좀처럼찾아보기힘든힙합음악을제대로담고있는작품이다.이앨범에서비로서작사가로서의이현도는제대로된자기목소리를내게되며,독특한그만의리듬편곡은서태지와아이들의아류라는편견을일순간에지우게만든다.
<굴레를벗어나>,<이젠웃으면서일어나>에서그들은이제그들만의작곡/편곡스타일을확립하면서비로서서태지와아이들의그늘에서완전히벗어나게된다.한국어랩의창작에가능성을엿볼수있는뛰어난각운은작사가로서의이현도의뛰어난역량을보여주고있으며,보코더를비롯한다양한악기와편곡스타일을적극활용한앨범의수록곡들은그의음악적인성숙과자신감을대변한다.
무엇보다이앨범이중요한것은하나의유행으로만받아들여지던힙합을음악적이고문화적인차원에서지속적으로도전해서만들어낸결과물이라는점과그것이주류의두댄스듀오인이현도와김성재의손으로만들어짐으로인해힙합문화의대중화에크게기여했다는점이다.<굴레를벗어나>의그루브와<사랑하는이에게>의서정성을고루갖춘이현도의음악적감각은발군이다.(김영대)

18.서태지와아이들4집(1995/반도음반)
[서태지(v,prog,key,g,b),이주노(v),양현석(v)]
서태지의모든앨범은명반으로불러도아깝지않지만이4집아야말로비로소서태지의음악적인모든재능이집결된명반중의명반으로불러마땅하다.시대의반항정신과젊음의감수성을갖춘음악장르로서당대팝음악의최신조류였던갱스터랩과얼터너티브록을전면으로부각시킨이앨범에서서태지는자신의창작능력의극한점을귀로확인시켜준다.
3집이후이미그영향력을상실한두댄서양현석과이주노의정체성문제는팀의해체로이어지며서태지와아이들이라는팀이가지는한계점을보여주게되지만,단지음악적인면으로만평가할때이앨범은단연최고수준이다.특히과<필승>등에서나타나는서태지의장르에대한이해력은천재적인감수성의결과물이라는말밖에는달리설명이불가능하다.
서태지는이미<교실이데아>가담긴3집을통해놀랄만한변신을시도했지만,개인적으로3집보다4집을높게평가하는이유는이앨범이보다’대중적’이면서간결하기때문이다.큰목소리를내지않으면서구석구석시대에대한비판과냉소가어려있는이앨범수록곡들의가사는매우독특한것이다.특히방송금지와판금을거치면서연주곡만수록되는해프닝을낳은<시대유감>은가사가다시실려다시발매된이후싱글앨범보다도그저항의의미가더욱남다르다고할수있겠다.(김영대)

19.시인과촌장숲(1988/서라벌레코드)
시안과촌장만큼아쉬운그룹이또있을까?실제적으로혼자시인과촌장을이끌었던하덕규는종교에귀의해CCM에전념하는지금이더보람있다고단언하지만,귀를베일듯한<가시나무>,<비둘기안녕>의감성이나<새봄나라에서살던시원한바람>,<사랑일기>의건강한노래말과멜로디를사랑하던사람들에게는결코그렇지않을것이다.시인과촌장의두앨범은어느한곡도가볍게넘어가지않는,머릿곡만중요시여기던당대의관행에서는이례적인앨범이다.
비록그에게는지금대중음악의장이환멸만가득한소돔과고모라로보일지모르지만진정한’사도’라면그속에뛰어들어자신의음악으로사람들의마음을정화시키는것이올바른태도가아닐지.그가속한’하나음악’의뮤지션들(한동준,장필순,조동익등)이종교적인음악활동과더불어대중음악에서도90년대까지꾸준하게수작을만들어내고있는것은그모범적인예가될것이다.(신승렬)

20.산울림2집(1978/서라벌레코드)
[김창완(g,v),김창훈(b,v),김창익(d)]
산울림음악의정점이자70년대한국록의최고작이다.전해에<아니벌써>가담긴폭발적인데뷔음반으로사람들을놀라게하더니<이기쁨>,<어느날피었네>,<안개속에핀꽃>이라는최고의완성도를보여주는명곡으로록매니아들을흥분시켰다.
김창완의퍼지톤기타와그의사촌동생김난숙의고풍스러운올겐사운드로특징지워지는산울림초기(1~3집)는그사운드의독자성으로먼저평가받아야마땅하다.70년대말암울한유신시대(비록김창완은아니라고했지만)에세속을벗어난듯한천진난만한(?)노래들이나올수있었다는것은사실의아하고,그시대를생각한다면언밸런스한면이느껴지기도한다.이는어쩌면김창완이기때문에가능했을것이고,결과적으로는국내뿐만아니라외국에서도인정하는고유의사운드정체성을갖는명반이탄생되었다.
하지만이음반의가치는10여년이지난뒤에야인정되었다.당시산울림은아이돌그룹(?)이었고,이음반은<내마음에주단을깔고>,<노래불러요>,<나어떡해>의엄청난성공으로그저잘팔리는음반이었을뿐이다.그러나한국록,특히록밴드를얘기할때가장먼저거론해야할뮤지션은산울림이고,그결과물은당연히그들의본작이다.(박준흠)

21.H2O오늘나는(1993/로얄레코드)
[김준원(v),박현준(g),강기영(b),김민기(d)]
"회색해는넘어가고밤과별이머리위로떠오르면/고개들어노래해야만이느낄수있는노래를하지/언제부터우린이다지도막연히기쁘지도슬프지도않은노래를불러야했을까"(<나를돌아보게해>)를접했을때들었던생각은’이제우리나라에서도80년대헤비메틀의시대는저물었구나’였다.
H2O는80년대말시나위(강기영,김민기),카리스마(김민기,박현준)라는한국헤비메틀의역사에서한획을그었던밴드들의중심멤버들로구성되었다.그리고강기영은베이스파트에서,김민기는드럼파트에서최상의기량을자랑하던연주자들이었다.하지만90년대에재결성된H2O는데뷔음반의LA메틀스타일에변신한당대의모던한록을추구하였다.음악적인근간은롤링스톤즈와같이리듬위주의록에두었고,멤버모두가참여하는방식의음악을만들어갔다.(<고백을하고>에서는멤버모두가돌아가며노래한다).
멤버각자가가진출중한곡쓰기역량으로단한곡도버릴노래가없는완벽한앨범이된이음반에서강기영의<고백을하고>,<나를돌아보게해>,<짜증스러워>,박현준의<착각속에서>,<방황의모습은>,<그녀의모습을>은더할나위없이훌륭한명곡들이다.(박준흠)

22.VARIOUSARTISTS우리노래전시회1집(1985/서라벌레코드)
‘8인8색’,1985년요란스럽지않게등장한신인뮤지션들의옴니버스앨범<우리노래전시회>의재킷뒷면해설(추천사와같은)처럼이앨범에참여한뮤지션모두는이후나름의색으로80년대대중음악을풍요롭게했다.이앨범에서압권의순간을제공하는(그리고이후들국화결성의계기가된)전인권의<그것만이내세상>의존재감이다른이들을묻히게한느낌도있지만<너무아쉬워하지마>의어떤날,<비둘기에게>의시인과촌장의존재또한무척소중했다.
전인권과함께들국화의한축을이룬최성원이이앨범의프로듀서를담당하며이광조,강인원등에게곡을제공했고,이후발표된이들의솔로앨범은공히히트앨범이되었다(이들중특이한행로를밟은이는<그댄왠지달라요>로참여했던박주연으로,현재최고의’히트메이커’작사가로활동중이다).그리고<우리노래전시회>가제공했던미덕의하나는당시참여했던세션체계가지금의조동익밴드로까지이어지며국내대중음악에독특한톤을제공하는존재로자리하고있다는것이다.(김민규)

23.신촌블루스1집(1988/지구레코드)
밴드라는개념보다는일군의블루스를좋아했던뮤지션들의연합체,동호회성격으로시작했던신촌블루스는1986년부터활동을시작한이래대중들에게호의적인반응을얻어내고드디어이데뷔음반을발표한다.
한영애의카리스마가빛나는<그대없는거리>로시작하며역시그녀의<바람인가>로끝나는이앨범은이정선과엄인호가사운드의양대축을형성한그들둘의절충적인성격의음반이었다.그러나그들이라이브에서보여준강렬한맛은없고,너무정제된연주음반이라는느낌을받게한다.정통블루스를하려했던이정선의,<바닷가에선들>과가요에블루스를접목하려했던엄인호의<그대없는거리>,<아쉬움>을비교해서들을수있는재미도있다.박인수가다시부른신중현의<봄비>도멋있는곡이다.
이음반으로부터한국에서블루스의대중화(?)는실현되었고,중견뮤지션이고사당하는이땅에서예외적인경우를보여주었다.하지만이것은80년대현실에서나가능한얘기인가?(박준흠)

24.동물원2집(1988/서울음반)
[김창기(g,v),김광석(g,v),유준열(b,v),박경찬(key,v),이성우(g)]
이음반은아마추어정신을간직한뮤지션들이만든최상의결과물이다.일례로핵심멤버인김창기에게음악은취미이상의것이아니었다.그렇다고해서이들의음악작업이치열하지않았다는것은아니다.단지전업뮤지션을지향하지않았을뿐이다.그들은멤버모두뛰어난음악적재능을갖고있었고,사실상밴드로서의모습을상실한7집전까지는때마다명작들을만들어냈다.
자신들도성공을예측하지못했던1집에서보여진녹음과세션의문제점들이보완된본작은<흐린가을하늘에편지를써>,<새장속의친구>,<동물원>등의뛰어난곡들이수록된80년대명반중의하나다.<흐린가을하늘에편지를써>에서볼수있듯이김창기의얘기를풀어가는감성과이를단박에끌리는감상적멜로디로만드는능력은비범한것이었다.그리고이음반에서는동물원내에서김창기와함께다작은아니지만<새장속의친구>와같이주목할만한곡을만든유준열도관심의대상으로떠오른다.(박준흠)

25.서태지와아이들1집(1992/반도음반)
[서태지(v,prog,key,g,b),이주노(v),양현석(v)]
"야!태지야나와라"라는의미의프롤로그음악로시작하는서태지와아이들의이역사적인데뷔음반은90년대댄스뮤직씬을새롭게정립하고또한평정했다.<난알아요>가TV에서울려퍼지면서형성되고논의된음악씬과문화적파장은결과적으로90년대대중음악·문화의전환점이자시작점이되었다.
이는그에대한호감과그의음악성인정여부를떠나서현실이고역사였다.조용필이래로형성된’오빠부대’를완벽하게10대들로재편한그는이후대중음악씬의주류를철저하게10대들로만들어버렸다.혹자는그를평할때’혁명성과상술을겸비’한노련한음악장사꾼이라할지도모르겠지만어쨌든그의음악적역량은인정해주어야한다.
음반을발표할때마다무려100만장씩을팔아낸다는것은아무나할수있는일이아니다.<난알아요>,<환상속의그대>가커다란히트를기록했지만이음반의음악적정수는손무현의기타솔로가빛을발하는유로댄스풍의탁월한노래<내모든것>이었고,신대철이참여한도좋았다.(박준흠)

26.서태지와아이들3집(1994/반도음반)
[서태지(v,prog,key,g,b),이주노(v),양현석(v)]
대중음악에서의’장르’들은분명물리적으로는공존하지만사실’생성하고소멸’하는듯이보이는것을인정해야한다.그렇다면이장르의생성과소멸은어떻게이루어지는가?한국대중음악계에서이는자연스러운이동이라기보다는소위인기아티스트들의’친위쿠데타’에의해이루어지는경우가많다.카리스마를지닌한아티스트가’새로운장르’를공급하면서대중은그아티스트의변화에새롭게적응해야만한다.
대중적인장르이동이너무나부실했던이땅에서’가장충격적인’친위쿠데타는바로이앨범이었다.아무리이전앨범에서변신의기미나예고편을선보였다하더라도일주일에7번이상TV에출연하는’최고인기아티스트’가이렇게도코페르니쿠스적전환을가질수있었다는것은그아티스트의용기와자신감이아니었으면불가능했을일이다.
어제까지옐로우보이스의미소년들이통기타반주아래실연의아픔을노래하는것을즐기던대중들이오늘은육중한디스토션기타와차가운랩에얹힌’교육현실에대한고민’을듣게되다니.서태지와아이들의작품중가장일관성있는앨범이라는점도훌륭하지만이러한발상의전환이야말로가치있는것이라고볼수있다.물론,그의도가상업적인것이든아니든말이다.(조원희)

27.김현철1집(1989/서라벌레코드)
20살의천재키보디스트김현철의첫번째음반은기적과같았다.독특한화성을통한작곡스타일로대중가요의수준을한단계상승시킨이앨범에서그는그동안국내대중가요가탐구하지못했던재즈화성과선율을적극적으로가요에도입,그룹어떤날(특히조동익)에게영향을받은담담한보컬을통해예민한감수성을노래함으로써그의데뷔앨범을’10년이지나도기억될만한명반’으로부상시켰다.
그의2집과비교했을때,아직은덜여문듯한김현철의목소리는분명한자기색깔을내고있다고는보기어렵지만,이앨범의최고명곡으로불러도아깝지않은<오랜만에>와20살의순수함을간직한<동네>,<춘천가는기차>에서확인할수있는,순수한예술적정열이담긴뛰어난음악적감각은감히천재성의소산이라말할수있다.일상에대한평범한시각속에서따뜻함을발견할수있는이앨범의수록곡들은아마추어리즘과프로의재능이만난결과다.
좋은의미건나쁜의미건간에이후이앨범과똑같은감수성의앨범은김현철의음악에서는찾아볼수없게된다.하지만뛰어난재능의프로듀서겸작곡가,편곡가를발굴했다는사실하나만으로도이앨범의의미는충분하다.(김영대)

28.강산에Vol.0(1992/킹레코드)
참으로기분좋은,소박한음반으로이음반이기억되는이유는아마도<할아버지와수박>,<···라구요>,<예럴랄라>,<장가가는날>의고향전원,대가족의내음때문이아닐까.그러나의미심장하게도이음반이’Vol.0’를달고나온것처럼이세계는이미부재하는기억속에서미화된이상적공동체의편린이었으며,강산에는이후다시는한가롭고양지바른이동네로돌아가지않는다.
오히려주목받지못한곡들,<훔쳐본여자>,<돈>의삭막하고황량한대도시의압박감에대한비판적시선과강박관념과도같은사랑의스케치로나아간다.일렉트릭기타가주도하는한경애/박청귀의두곡이그다지긍정적이지못한의미로튀는가운데포크록적인강산에의자작곡들은걸출한싱어송라이터의출발을알렸고,’전형적인록커’이미지를재생산하는한캐주얼업체의모델로도활동하는등대중의기대에부응하는듯했으나결국3집의방향전환으로박제의위험을비켜난후잡을수없고규정하기힘든존재로남게되었다.

29.윤도현밴드2집(1997/서울음반)
[윤도현(v,g,har),강호정(key),유병열(g),엄태환(g),박태희(b),김진원(d)]
이음반은윤도현의2집이지만윤도현밴드로서는데뷔음반이며,전투적인노동가요를불렀던록그룹메이데이의프로듀서를맡았던유병열과현재한상원밴드로이적한강호정의합작품이다.윤도현은포크록그룹인종이연출신으로,1994년에는<타잔>이수록된데뷔음반을발표했다.김현성의<가을우체국앞에서>같은발라드와자신의<깨어나라>같은비판적의식이담긴록,또는<임진강>같은자신주변의모습을담은노래들이섞여있었던이데뷔음반은개개의곡은좋을지라도디렉터부재로통일감이느껴지지않는음반이었다.
하지만본음반은그간윤도현의성장도느껴지지만강호정의재능있는재능있는디렉팅으로적절한세션을이끌어낸다.박노해의시에윤도현이곡을붙인<이땅에살기위하여>가압권으로등장하는이음반은그외<긴여행>,<철문을열어>라는그들만의개성이살아있는곡들이있고,<다시한번>은치열하면서도아름다운슬로우록이다.(박준흠)

30.노이즈가든Noizegarden(1996/베이)
[박건(v),윤병주(g),이상문(b),박경원(d)]
노이즈가든을논하기전에먼저주목해야할것들이있다.첫째는그들이한국록음악의어떠한계보에도포함시킬수없는’섬’이라는점이고,둘째는그들이비인기종목인록음악의부흥을위해대중친화적인요소를집어넣으려애쓰지않았다는점이다.셋째는’사이버공간’이라고다른이들로부터이름지어진공간에서출발하여’실제공간’에서자신의자리를찾은첫예시라는점이며,더욱중요한것은이러한’주목사항’들은그들의음악을이야기함에있어’매우보잘것없는세일즈포인트’일뿐이라는점이다.
다시말하자면이러한주목사항과합의점들은이들의음악을소개하는데있어오히려이들의중요도를감소시키는결과를낳을수도있다는것이다.이들의첫앨범은’신화’다.앞으로계속될윤병주/노이즈가든의행보에대한’건국신화’라고생각하면더욱안전하다.이러한건방진예언에대한검증은?이앨범을들어보라.그리고그이후를주목하라.(조원희)

31.언니네이발관비둘기는하늘의쥐(1997/석기시대/킹레코드)
[이석원(v,g),류기덕(b),유상철(d),정대욱(g)]
요상한이름을지닌이밴드의첫앨범을어떻게받아들여야할까?선정적일지도모른다는혐의를지닌밴드명에비해너무나소프트하고자조적이며때로는서정적이기까지한이앨범을말이다.이들을’소인극’적인아마추어리즘으로해석하려한다면이들의음악은지나치게세련되었고지나치게팝적이다.그렇다고기존의록음악계에던지는하나의도전으로받아들이려한다고보기에는이들은너무나기존록음악의이디엄을잘이해하고있다.
<로랜드고릴라>의스트레이트함과<푸훗>의예쁜멜로디라인,거기에<소년>의애수넘치는가사는이들을’막가파모던록밴드의원조’로칭하는많은청자들의오류에정면으로도전한다.드물게도발전가능성을가진동시에그자체로도충분히가치있는경우가바로이앨범이라말할수있다.
그러나"부실하고무성의한사운드는감출수없다"라고주장하는음악광들에게이언쿠퍼의마스터링이신해철의앨범보다벌써2년전에이앨범으로한국시장에선보였다는사족을덧붙여본다.(조원희)

32.강산에나는사춘기(1994/킹레코드)
<눈물젖은두만강>의’두만강푸른물에노젓는뱃사공을’의가사를가져온<라구요>의히트가강산에를’기인’으로만들었다면2집<나는사춘기>는그를심각한표정의록커로규정지었다(‘열린음악회’용가수라는인식을포함하여).
이러한오해의지점은뮤지션으로서강산에의자유로움을속박하게되었고,그래서인지3집<삐따기>는상대적으로저조한느낌을주었다.올해4집<연어>를발표하며다행히도자신의음악을찾아가는듯한강산에의이앨범은강산에개인의자유로운정서와세상에대한시각이훌륭히매치된포크록앨범이다.공익광고에도쓰였던<넌할수있어>의라디오히트가이앨범의유명세에한몫했지만반전을노래한<더이상더는>,<선>등의무거움과<블랙커피>,<우리는>,<널보고있으면>과같은개인적인서정이한앨범내에서융합되고있다는것이이앨범의가장큰미덕이다(박청귀,한상원,이근형,최태완등의세션과디렉팅또한빼놓을수없다).
영화<너에게나를보낸다>에<노란바나나>가삽입되었고,<돈>의경우공윤에서문제시되어제목이<문제>로바뀐재미없는(!)일도있었다.(김민규)

33.한영애바라본다(1988/서라벌레코드)
"여보세요-거기누구없소?"-<누구없소?>의첫소절이라디오를통해귓전을때렸던순간이매정한10년세월지난오늘까지생생하다.그리도거침없이포문을열어젖힌후<바라본다>의대단원까지하나빠짐없는완성도를자랑하는발군의작곡자들의다양한곡들이변증법적승화를이뤄내는것이놀랍다.
거칠고힘있지만때로는흐느낄줄아는한영애의목소리는그자체영혼을가진듯자유롭게활주하며,<누구없소?>,<코뿔소>의록,<비애>의현악세션의슬로우넘버,<루씰>의블루스를모두껴안아그녀만의것으로만들어버린다."가시밭넝쿨아래착한왕자님을기다"리던비탄에젖은<여인>이곧"코힘을힝힝뒷발을힘차게치는"<코뿔소>로변신하는장면은바로누군가의수사대로’가슴에선녀를간직한야수혹은선였던야수’로서의여성이청각적으로현현하는순간이었으니.(조성희)

34.시나위DownAndUp(1987/오아시스레코드)
[신대철(g),김종서(v),강기영(b),김민기(d)]
김종서(보컬),신대철(기타),강기영(베이스)이라는,지금한국대중음악의한기둥을이루고있는비루토죠(명인)들의80년대최고의명반이시나위2집이다.
이한장으로한국대중음악이당시외국음악에대해가지고있던콤플렉스가일시에극복되었다고하면지나친과장이겠지만,당시중·고등학교마다두셋씩있었던스쿨밴드들이이앨범을듣고한국에서도제대로된헤비메틀을할수있다는자신감을얻었던것은부인할수없다(그리고이들은그80년대스쿨밴드문화의첫성과다).
지금과는비교할수없을만큼높은톤을자유롭게구사하던김종서의보컬,현재의실험성과원숙함은없지만정교함과화려함에서타의추종을불허하던신대철의기타는이후수많은음악지망생들의우상이자벤치마킹대상,넘어설수없는벽이되었다.<해저문길에서>의애상적인연주에서4분13초간그야말로한치의틈도없이몰아치는<연착>의연주까지어느하나놓칠것없는순도100%의명반이다.(신승렬)

35.신중현과엽전들1집(1974/지구레코드)
[신중현(g,v),이남이(b),권용남(d)]
일단누가듣더라도이앨범은분명한국적이다.무슨무슨국악기를사용했다느니하는여타음악들과비교하는군소리없이당시음악조류에맞추어나가던그야말로한국의록이라고할만한음반이라는것이다.
신중현(g/v)과이남이(b),권용남(d)의라인업으로이들최고의히트곡(?)<미인>이첫곡으로실려있고기타가하나인밴드에서흔히그렇듯앨범에서는트윈기타로오버더빙되어있다.도치된가사와방울소리가사용된<나는너를사랑해>,태양이떠오르는모습을그린연주곡<떠오르는태양>등이담겨있는데,<떠오르는태양>에서의이남이의베이스연주는’떳다떳다비행기’를부르던그의모습을여지없이무너뜨린다.기타리스트가아니라도김추자를포함한펄시스터스등을키워낸신중현은지금국내록을얘기할때감초가된뮤지션이되었다.(한유선)

36.조동진1집(1979/대도레코드)
1985년이었던가,왠일로조동진이TV에출연하여어쿠스틱기타하나달랑맨채무덤덤하게노래를부른후자신이아끼는후배라고들국화를소개한적이있다(역시나들국화또한못마땅한표정으로<행진>을연주했다.)이처럼매체에노출되기를극도로꺼려했던조동진은80년대내내뭇후배들을이끌고’언더브로드캐스트’의정신적지주로대단한역할을했으며지금도하나기획(조동익,함춘호,장필순,낯선사람들,박용준,한동준,김광진등이소속)의대표로국내대중음악의한축을이끌고있다.
70년대이미한대수,김민기,양희은,이정선등에의해개화되었던포크의새로운발화지점이바로조동진1집이었고,차분하게세상과자신을관조하는시선의시작점또한이로부터였다.’왕’초보기타교본의단골손님<행복한사람>처럼누구나쉽게따라부를수있는단순한구성의곡과간결한가사로인해간혹’이지리스닝’으로오해받기도하지만실부의상처를노래한<겨울비>,고은의시에곡을붙인<작은배>등은편안한감성에서나온감상용노래가결코아님을보여준다.(김민규)

37.서태지와아이들2집(1993/반도음반)
[서태지(v,prog,key,g,b),이주노(v),양현석(v)]
1.몇개월간잠적한다.
2.TV는돌아온영웅을위한1시간짜리컴백쇼를준비한다.
3.돌아온그들은파격적인복장과춤을선보인다.
4.새곡을발표할때마다비평가들은그의곡에장르의잣대를가져다대기바쁘지만그어떤분석으로도규정할수없는신곡은상업적인대중성이없다는이들의비관론을가볍게일축하고정상에오른다.
5.수십년간음악인들을길들여왔던TV,그들의음악을규정해왔던대중과가수가처음으로그주종관계를역전시키며가수에게TV와팬이길들여졌다.
6.그리하여대중에게영합하는’딴따라’는비로소자신의예술로대중을움직이는’아티스트’로인정받는다.(어느가수는딴따라라고스스로를규정하지만…)
7.HOT와서태지와아이들의공통점은1,2,3이고그차이는4,5,6이다.그리고6의경지에오른한국의대중가수는둘뿐이다.조용필과서태지.이것이그만의권능이고용기다.많은사람들이그를추종했지만아무도그위치에이르지못했다.(신승렬)

38.노래를찾는사람들1집(1984/서라벌레코드)
1984년,이제는시사만화의조롱거리로나간헐적으로나타나는(주로뒷모습이)전모씨가아무시간대의아무뉴스에서나머릿기사로등장하셨던’땡전시대’의한가운데.1987년이후의역사적전개가불순한몽상이상이될수없었던스산한시절에은근슬쩍대중의잠긴귀를파고들었던언더그라운드앨범이있었으니,그주체는문승현등대학연합노래패’메아리’를모태로김민기의노래극<개똥이>에참여했던노래운동권의청년들이었다.
<갈수없는고향>에서산업화과정의최대희생양중하나였던여공들의비애를느낀다거나,갈데없는동요풍의<바람씽싱>에서어머니의만류를뿌리치고봄을찾아나가려는젊은이들의비장한각오를읽는다는건행간읽기의도시들이었던그시절사람들에게나가능한은유·상징·해독의경지를요구한다.그에비하면원초적인조국애를노래한<산하>,<그루터기>의남성적서정은한결투명한메시지를전하며,김영동의대금에이끌려아이들의풋내나는목소리로들려주는이상화의<빼앗긴들에도봄은오는가>에서는교과서에갇혀있던우국지사충정과비탄이당대와조우하고있다.주의깊게들으면남성합창의고음부에서바이브레이션섞인목소리하나가튀는걸잡을수있는데,그것이바로처음대중에게들려지는김광석이다.(조성희)

39.VARIOUSARTISTSOurNation1집(1996/드럭)
[크라잉넛:이상면(g),박운식(g,v),한경록(b),이상혁(d)엘로우키친:최수환(g,v),도순주(g,v),여운진(b),최승훈(d)]
"섹스피스톨즈와소닉유스의다소기이하고조금은불편해보이는동거",1996년홍대앞클럽씬최초의산물이자,국내최초의펑크음반이라는(가시)면류관을썼던두드럭밴드의이동거앨범이청자에게던지는최조의인상이다.그후2년.입장과관점에따라서’벌써?’혹은’아직!’이라는각기다른탄성을자아낼세월이흐른1996년,크라잉넛과옐로우키친은각각독집앨범을내었고’우리(만의)나라’는공중파방송의일방적주입을거부하는일부젊은이들의갈증을존립근거로,신문문화면의변덕스런주목과90년대의또다른산물인대중문화평론가들의지지등을얻으며음악생산/연주-판매-소비의일정공간을확보했다.
펑크씬최초의히트곡<말달리자>를대표로크라잉넛은적대전선을분명하게긋고,그들세대불만을날것그대로외쳐대는보컬을질주하는사운드에얹어한국펑크록의최대(예상)수용층인청소년들의갈곳없는심화를터뜨리는돌파구를제공했고이후드럭은그들의해방구로변모하게된다.
그뒤를잇는옐로우키친의노이즈친화적인복잡한구성의곡들은이새로운음악생산의장이펑크의단일독재로귀결되지않을것임을분명히했으며,이후이들은최수환,도순주2인조로개편되어본격적인슈게이징,드림팝의독자영역으로나아간다.기성의다듬어진사운드에익숙한귀에신선한충격을제공했던이앨범에는이후의원형질이무시무시하게꿈틀거리고있었다.(조성희)

40.이문세4집(1987/서라벌레코드)
TV방송에출연하지않는언더그라운드(?)발라드가수이문세와그의음악은당대청년문화의한단면이었다.산울림이나한대수,김민기의음악들이투철한실험정신과젊음을대표하는시대적인감성을노래말과연주에담고있었다면이문세의음악에는그들이미처담지못했던젊음의사랑과이별,아름다움이라는보수적감성이담겨져있다.대부분의노래들이여성취향의발라드일색이라는이유때문에록지향적인음악평론가들에게평가절하되는감은있지만,뛰어난감수성의소유자이영훈의노래들과이문세의목소리가만들어내는어울림은분명독보적인것이었다.
트롯멜로디에빚지지않은팝적인발라드곡들을만들어냈다는것만으로도그나름의가치를인정받을만한이들의음악은가능성을보여줬던3집에이어본4집에서그완성도의최고점에이른다.
<사랑이지나가면>,<이별이야기>,<그녀의웃음소리뿐>으로대표되는이앨범의아름다운노래들은작곡가이자뛰어난작사가인이영훈의섬세한매력,가수이문세의탁월한보컬능력이절정에다다랐음을확인시켜주었다.또세련되며진부하지않은감각으로음악을포장하고있는김명곤의편곡도매력적인데,후렴구의흡인력을높이면서키보드와현의아름다움을강조하고있는이방식은발라드음악을편곡하는데하나의전기를마련,이후수많은발라드곡들의모범답안으로남게된다.(김영대)

41.조용필1집(1980/지구레코드)
작은거인,젊은오빠,가왕..이런단어들이한국가요계에서최초이자영원한오빠부대를가진가수조용필을가리키는별명들이다.’한국적’이라는영원한키워드를가지고30년음악생활을해온조용필의저력만으로도가요사에언급될가치가있을진대,록,발라드,트로트,민요,동요에이르는다양한장르수용은더말할나위가없다.
80년대에발표된본앨범은독집음반사상국내최초로100만장을골든디스크로(조용필과그림자의1975년<돌아와요부산항에>의떨떠름한성공이있기는했지만)70년대까지의그의록음악과이후의구분이되는공식첫독집음반이다.부드럽고친근한멜로디의록음악으로한국가요시장의전면으로록음악을부상시킨공헌은둘째치고이음반에대한설명은그수상기록으로대신한다.그해TBC방송가요최고가수상,최고인기가수상,최고인기가요상,주제가작곡상,서울국제가요제금상(<창밖의여자>),MBC10대가수상,가수왕상,작곡상을수상하고다음해KBS골든디스크상을수상했다.(한유선)

42.낯선사람들1집(1993/하나뮤직/예원레코드)
[고찬용(g,v),허은영(v),신진(v),이소라(v),백명석(v)]
낯선사람들의낯선앨범.90년대를휩쓴각종열풍가운데하나였던재즈붐이완전히거품만은아니었음을증명했던이재능있는보컬스트집단이아직도낯설게느껴진다는것은(말하는사람이나듣는사람모두지칠지경이지만)한국대중음악계의부박함을또한번거론하지않을수없게한다.유재하가요제가배출한기린아고찬용을중심으로이소라,신진,허은영,백명석이모인맨하탄트랜스퍼지향의보컬그룹이선사하는목소리들의향연은정갈하고맛깔스럽다.
특히첫머리의그룹소개곡<낯선사람들>부터가사를쓴이소라의목소리가이미그매력적인비음을과시하는데,작사와리드보컬을맡은<왜늘…?>에와선그존재감을뚜렷하게각인하고있다.<비닐우산>은무반주재즈보컬의맛을제대로선사하고있고,동화같은가사의<해의고민>은흥겹고아기자기한가운데다양한구음들을선보인다.전곡을작곡한고찬용의비전대로산뜻하고깔끔하게마무리된것은좋지만한편으론이’TV용으론긴쇼’가뭔가하나자극적인’물건’으로시장의한구석을확실히장악할수있었다면어땠을까하는부질없는아쉬움이든다.(조성희)

43.따로또같이2집(1984/대성음반)
[이주원(v,g),나동민(v,g),강인원(v,g)]
우리대중음악사에서이들의가장큰공로는스튜디오세션의전문화를이끌어냈다는것이다.그리고이음반은레코딩스튜디오,세션,편곡의중요성이80년대초반부터젊은뮤지션들사이에서부각되었지만실제로이것이제대로반영된최초의앨범이라해도무방하다.
이음반의프로필에등장하는이름들은80년대내내중요한음반들에서볼수있는데,레코딩스튜디오로써서울스튜디오와그곳소속엔지니어였던최병철,그리고세션맨으로서이음반에참여한이영재(기타),김광민(피아노),안기승(드럼)등은80년대연주인이되었다.또한들국화창단멤버인최성원(기타)과허성욱(피아노)그리고이장희의동생이승희(기타)도연주에참여했다.
우순실이객원보컬로참여하여노래한<커텐을젖히면>은이음반의베스트트랙이고,이주원이결혼한후처음만든곡이라감상적이라는<너와내가함께>,따로또같이의음악적인성향이바뀌었음을드러내는록프레이즈가실린<별조차잠든하늘엔>도좋은곡들이다.(박준흠)

44.U&MeBlueCry…OurWannaBeNation!(1996/송/LG미디어)
[방준석(g,b,key,seq,v),이승열(g,seq,v)]
노이즈가든의데뷔앨범과함께90년대말을대표하는한국의록명반으로기억될수작이다.전편에녹아있는외로움의정서와그느낌을담아내고있는리드보컬방준석의블루지한보컬은아주매력적이며,해외에내놓아도손색이없을만한뛰어난연주력은이앨범의자랑거리다.
간결한아름다움이돋보이는<없어>와건조한느낌을주는<천국보다낯선>등으로이어지는앨범의수록곡들은외국의어느밴드못지않게뛰어난연주와작곡을자랑한다.이앨범에서의옥의티라면어색한한국어작사실력인데,부정확한발음은그렇다손치더라도의미가불분명한일부가사들은때로는유치하다는느낌을준다.
한편,이들의데뷔때부터지적되었던오리지널리티의부재는2집에서도문제가되는데,U2의카피가짙은방준석의보컬과외국여러밴드들을모방한이들의사운드는유&미블루의정체성에대한의문을던지는동시에이앨범을진정한의미의명반으로인정해야할지를고민하게만든다.하지만국내에서좀처럼찾아보기힘든수준높은연주와이국적인스타일의작곡,편곡,보컬로이어지는이들의독보적인면모는실질적으로타의추종을불허한다는측면에서명반으로서의가치는얼마든찾아볼수있다.(김영대)

45.U&MeBlueNothing’sGoodEnough(1994/나이세스)
[방준석(g,b,key,seq,v),이승열(g,seq,v)]
1994년등장한이들의데뷔앨범은평론가들의주목을받았지만한국적인감성과는너무나차이가현격한,어쩌면처음부터실패가에정된앨범이었다.이름에서드러나듯블루스와당시서서히부상하던모던록에기반을둔두기타리스트의음악은그러나그렇게묻혀버리기엔너무나아까운,시대를앞서간앨범이었다.그렇다면지금이들의이데뷔앨범을내었더라도그처럼외면당했을까?보통이런질문은"지금은그렇지않다"라는답을가정한표현이겠지만우울하게도’그렇다’가솔직한대답일것이다.
한국대중음악이세계적흐름을반드시따라갈이유는없지만,지금대중음악이가는방향은독창성과는거리가먼,그야말로벼랑끝을향한맹목적인레밍의행진일뿐이다.그맹목적인상업주의행진중에는두음악인이피운블루스넘버<꽃>의소박하고거친아름다움이눈에들어올리만무하다.맹목적으로붕괴를향해마구돌진하며주위의어떤경고도받아들이지않는다는점에서한국경제와한국대중음악은어쩌면그렇게도닮은꼴인지!(신승렬)

46.다섯손가락1집(1985/서울음반)
[이두헌(g,v),임형순(v),최태완(key),이우빈(b),박강영(d)]
다섯손가락의1집은80년대캠퍼스를중심으로한록의르네상스를연상시키는앨범중의하나다.당시백두산이나부활,시나위같은언더그라운드적성격이강한밴드들과는달리다섯손가락의음악은스쿨밴드특유의풋풋함을느끼게한다.또한서정적이고감미로운선율과아름다운가사는록음악을좋아하는사람들뿐아니라대다수의사람들의귀에어필하는것들이다.
이앨범에는80년대에10대와20대를보낸이라면누구든지알고,한번쯤은불러보았을<새벽기차>,<수요일에는빨간장미를>과같은노래들이실려있다.이노래들은10대들의감수성을자극하는멜로디와가사로많은인기를끌었다.그러나다섯손가락의음악은새로움이나실험정신같은것과는약간거리가있고,다섯손가락의음악이우리나라의음악에어떠한대안이나새로운방향을제시했던것은아니다.
물론음반을이야기하는데에있어서이러한요소들도중요하지만그들의아름다운가사와멜로디만으로도그들의가치를어느정도는인정해주어야하지않을까싶다.록이라는음악자체가80%의기존의틀에20%의새로움으로구성되어있다는것을생각해본다면…(황정)

47.전인권,허성욱1979-1987추억들국화"머리에꽃을"(1987/서라벌레코드)[전인권(g,v),허성욱(key,v)]
전인권의대표작은들국화1집이아니다.들국화1집에서그는<행진>등을부른,뛰어난보컬리스트였을뿐이다.들국화1집에서주목해야할인물은오히려<아침이밝아올때까지>를만든조덕환이거나뛰어난세션을보여준최구희(기타)와허성욱(키보드,피아노)이라해야맞다.이후전인권은1986년어정쩡하게들국화2집에참여한이후1987년에전혀예측하지못했던이음반을발표한다.그리고허성욱과같이한뛰어난곡작업으로그가이전에"단지들국화의보컬리스트일뿐"이란인식을불식시켰다.
이음반을통해보여준그의작곡능력은정말80년대뮤지션들중에서최고라고해도과언이아니며,이는다음해에발표한솔로1집에서도여실히증명된다.70년대말부터축적한노래부르기의열망이비로소제대로분출된음반으로,<북소리>,<사랑한후에>,<머리에꽃을>,<어떤···(가을)>은그의여린감수성을느낄수있는베스트트랙들이다.이음반에참여한최구희와함춘호의연주또한’당대의세션’이었다.(박준흠)

48.한영애불어오라바람아(1995/디지탈미디어)
한국대중음악사에서양희은이후가장중요한여성뮤지션으로,90년대에는장필순과함께독보적인존재로매김한다.1977년이정선,이주호,김영미와같이한포크그룹해바라기1집으로대중에게알려지기시작했지만가수로서의’인정’을받은것은그유명한<건널수없는강>이담긴1986년1집에서부터였다.
그리고이’인정’은’폭발적인지지’수준이었다.원초적인힘이느껴지는거친음색의이곡은한국대중음악사에서그어느누구도보여준적이없는놀라움이었고,"이렇게도노래하는구나"라는생각을갖게했다.이는굳이제니스조플린을거론하지않더라도진정으로’가수에게있어서노래부르기의본질’을생각하게끔했다."여자가수란이러이러해야한다"는고정관념을통렬하게날려버린그녀는그래서너무도소중한존재다.
그런그녀가우리세션역사의한장을제시한1988년자신의2집<바라본다>와자신의정체성을고민한1992년3집에이어발표한본작은90년대손꼽히는명작이자’여과된정제미’를보여주는숨겨진걸작이되었다."절망에서무조건달아나기엔우리의하루는짧다는것,외로움에한없이부딪친다면우리의삶은너무길어지는것"이란<불어오라바람아>,"일상속에서군중속에혼자남겨져외로울때날위로하는것은너의이름을간직하고있다는것"이란<너의이름>은이음반의백미다.(박준흠)

49.장필순나의외로움이널부를때(1997/킹레코드)
장필순의본모습이제대로반영되기시작한것은조동익이음반디렉터로참여하기시작한1992년3집<이도시는언제나외로워···>부터였다.<가난한그대가슴에>,<강남어린이>등이실린3집은가사에좀더치중하는그녀의모습을보여주었고조동익의참가로지난음반보다는포크적인느낌을더많이주었다.그리고그녀의마스터피스인본앨범이1997년에나왔다.사실5집이나오지않았다면장필순은노래잘하는여자가수정도로만자리매김될수도있었다.
이음반은3집이후조동익과같이한음악작업의결과가완벽하게그결실을맺었음을보여주었고,조동익밴드(조동익,함춘호,윤영배,박용준,김영석)의세션은조동익,윤영배,장필순이공동으로작업한곡들에너무도역동적으로매치되고있음을느끼게한다.또한이음반에서가장놀랄만한점은<그래!>,<넌항상>,<사랑해봐도>를들어보면알수있겠지만,장필순의곡쓰기작업이완숙한경지에올랐다는것이다.한영애가4집에서보여준것과같이그녀도5집을통해서싱어송라이터로인정받을수있게되었다.(박준흠)

50.사랑과평화1집(1978/서라벌레코드)[최이철(g,v),김명곤(key,v),이근수(key),김태흥(d),사보(b)]
1978년당시세션연주자들로서실력을인정받던젊은뮤지션들인최이철(기타),김명곤(키보드)을중심으로결성된한국판토토(ToTo)로불려지던이들은’전문세션연주자들이만든밴드’라는계보의첫번째주자로서.이후봄·여름·가을·겨울,야샤,쿠바등으로이어진다.그들의명성에걸맞게<한동안뜸했었지>가실린이음반을발표할당시는’국내최고의연주그룹’이란평이지배적이었다.
80년대에도각기연주자와편곡자로이름을드높인김명곤과최이철이그룹의운영을주도했던이들은당시로서는드물게연주자체에천착했던뮤지션들이었다.이음반에는디스코풍으로김명곤이편곡한슈베르트의<아베마리아>와베토벤의<운명>이실려있는데,이는당시로서는’실험’이었다.그리고최이철의마우스튜브연주가뛰어난<달빛>은지금도국내대중음악계에서듣기힘든비범한연주가담긴곡이다.(박준흠)

51.김광석<다시부르기1>1993/킹레코드(7)
52.산울림<3집>1978/서라벌레코드(7)
53.동서남북<1집>1980/서라벌레코드(7)
54.듀스1993/지구레코드(7)
55.시나위<1집>1986/서라벌레코드(7)
56.안치환1993/킹레코드(7)
57.삐삐롱스타킹<원웨이티켓>1997/동아기획(7)
58.이정선<30대>1985/한국음반(6)
59.김광석<4집>1994/킹레코드(6)
60.VARIOUSARTISTS
1997/서울음반(6)
61.삐삐밴드<문화혁명>1995/송/디지털미디어(6)
62.조동익<동경>1994/킹레코드(6)
63.봄여름가을겨울<나의아름다운노래가당신의마음을깨끗하게할수있다면>
1989/서라벌레코드(6)
64.마그마<1집>1981/힛트레코드(6)
65.김수철<1집>1983/신세계음향(6)
66.정태춘<시인의마을>1978/서라벌레코드(6)
67.양희은<1991>1995/킹레코드(6)
68.달파란<휘파람별>1988//펌프/도레미레코드(6)
69.패닉1995/신촌뮤직/아세아레코드(6)
70.갱톨릭
1998/강아지문화예술(6)
71.카리스마<1집>1988/서라벌레코드(5)
72.한대수<무한대>1989/신세계음향(5)
73.안치환<4집>1995/킹레코드(5)
74.김현식<5집>1990/서라벌레코드(5)
75.11월<1집>1990/서울음반(5)
76.정태춘<아!대한민국>1993/삶의문화/한국음반(5)
77.전인권<1집>1988/서라벌레코드(5)
78.시나위<4집>1990/오아시스(5)
79.김광석<2집>1991/문화레코드(5)
80.어어부프로젝트밴드<손익분기점>1997/동아기획(5)
81.한상원1997/디지탈미디어(5)
82.조동익1998/하나뮤직/킹레코드(5)
83.신촌블루스<2집>1989/서라벌레코드(5)
84.어어부프로젝트밴드<개,럭키스타>1998/펌프/디지탈미디어>(5)
85.김수철<황천길>1989/서울음반(5)
86.허클베리핀<18일의수요일>1998/강아지문화예술(5)
87.이상은<외롭고웃긴가게>1997/킹레코드(5)
88.앤1998/인디(5)
89.시나위<5집>1995/워너뮤직(5)
90.H2O<2집>1992/아세아레코드(5)
91.정태춘·박은옥<92년장마,종로에서>1993/삶의문화/한국음반(4)
92.양희은<1집>1971/킹레코드(4)
93.신중현과뮤직파워<1집>1990/지구레코드(4)
94.노래를찾는사람들<2집>1989/서울음반(4)
95.정태춘·박은옥<북한강에서>1985/지구레코드(4)
96.김현식<4집>1988/서라벌레코드(4)
97.김현식<2집>1984/서라벌레코드(4)
98.신촌블루스<3집>1990/서라벌레코드(4)
99.윤도현<1집>1994/LG미디어(4)
100.N.EX.T1994/대영AV(4)

원문출처:바람결의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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