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윤금숙
미루나무
임영란
미루나무를보러가자고한것이
너인지혹은나였던지
그날은종일비내렸다
탁자위엔흰찻잔,따뜻한우산
마디진네손
네가아르바이트하던가게
네가잠자던의자위에
나는백지한장펼쳐두고
그시간이시간속의비가스며들기를
기다렸다
조용히
맞은편푸른기와지붕이걸어들어오는동안
네꿈은잠시숲을향해달려나가고
벽에걸린액자속에선자꾸사과
껍질이벗겨지는데
미루나무를보러가자고한것이
나인지혹은너였던지
그래미루나무,하면서
마냥앉아있었다
비가비가내려비가
아스팔트밑으로비의속살이돋아나
미루나무,
숨죽이고
미루나무,
간지러워
미루나무,
네꿈을향해
온몸을구부렸다.
PhilipGlass-Ope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