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 色을 戒하다

色을戒하다

영화를보러강남역엘갔다.음,이안감독영화라진작에봐야지했는데..

후배랑시간약속이어긋나미뤄왔던거다.

영화시작시간까지1시간30분이나남아서그근처를슬슬돌아다녔다.

극장뒷골목언덕중간에유일하게내가알고있던작고,모던한카페는문닫고,

아예사람들은그가게이름조차처음듣는다는듯한표정이었다.

내씨그램스쿨(칵테일학원)동기생이하던곳인데,하긴몇년을못들여다보았으니..그렇다.

적당히쌀쌀한날씨,갈곳이없어진나는여기저기기웃거리다가

날마다새원두를간다는안내문을앞세운카페엘들어갔다.

커피는최상은아닐지라도맛있었다.덤으로치즈케익까지한조각나온다.

헌데손님은전부젊은사람들..그둘중엔나처럼영화보러온이들도있어서

나중에나란히엘리베이터를탔다.

자극적인정사장면으로개봉전부터화제가된영화라그런지,강남이어서인지..

예상외로대부분이젊은관객들이었다.대학생커플들이많다.

하긴나처럼성에대해무덤덤한사람보다야호기심이강한젊은이들이보는게나은건가?

이안감독의<와호장룡>이나<브로크백마운틴>도좋아하지만,

난초기작중의하나인<아이스스톰>이란영화를제일인상깊게봤다.

이안감독영화를좋아하시는분이라면꼭챙겨보라고권하고싶은영화이다.

섬세하고,시니컬한데,마지막에폐부를찌르는듯한느낌이아직도선명하다.

色,戒(Lust,Caution)

줄거리는많이알려져있어서생략하겠다.간단히줄여말하자면1940년대의전쟁이란처절한상황속에서

색을써서삶의열정을불태우려는여자와그것을경계하면서도빠져드는남자.

상황이일본에침략당하고일본이내세운괴뢰정부가동족을핍박하던시절의중국이니,

우리나라관객에게는그야말로100%공감이가는배경이다.

여기에나라를구하겠다는일단의홍콩대학생(일본의침략에밀려홍콩으로피난와공부하던..)들이

애국적인계몽연극을무대에올리고,

그주인공역을했던왕차이즈(탕웨이)는함께연극했던동료들과일본군의앞잡이노릇을하는남자(양조위)를

살해할계획을세운다.그래서색이시작이되는데..

홍콩에서젊은이들이시작한저항운동은전문적인조직과연게되며

1941년의상해로옮겨가본격적인색을펼치기시작한다.

영화는한마디로말하자면내결론은열정으로색을입힌신파극이었다.

결국은사랑이냐,이념과동지들이냐하는..갈등과파멸로자신을내던지는여주인공!

그리고원작을못읽어서원작과얼마나차이가나는진모르겠지만,

장아이링이란작가가자신의실제겪었던상황과비슷한이야기라한다.

난왜이영화를보면서장쟈끄아노감독의<연인>과임권택감독의<하류인생>이떠올랐는지?

<연인>은개봉당시파격적인정사씬으로화제를몰고왔었다는공통점이있고,

그런격렬한정사장면이없었던<하류인생>의흥행참패가아쉬워서이기도하고,

그보다는아마도이영화들이다근대사를그리고있다는공통점때문인가보다.

영화의배경이1940년대의상하이이다보니,상하이시의전폭적인지원아래당시의거리모습을

재현했다고하는데..세트는그리감탄할정도의것은아니었다.

훨씬저급한조건에서도<하류인생>의세트가훌륭했으니까!

내가영화를선택하는기준의첫번째가감독이다.감독이름에따라영화를볼지말지를선택하는나인지라

이안감독영화라면무조건본다.

헌데이영화는이안감독보다는여주인공왕치아즈역을맡은탕웨이란배우가가장인상에남았다.

영화를찍어본적도없는신인배우가대단한열정으로자기역활에몰입해,소화해내고있다.

양조위란노련한연기자의상대역으로함께팽팽한호홉을끌어간에너지가감탄스럽다.

순수하다는것,예쁘긴해도완벽한미인도아니고,몸매는육감적이라기보다는오히려중성적인

느낌을주는깡마르고키가큰여자인데..

(한국에로영화제작자분들은이런면을참고하시도록!)

문제의무삭제정사장면은영화의중반부정도에나오는데,

노골적이고적나라한장면이주제와상황에필연적인연결되어있기때문에관객은별거부감없이보게된다.

볼때는야하구나!하는것도못느끼다가극장을나서고나서야,

음,그랬어..내가양조위의@@까지봤잖아!이것도이글쓰다보니기억이난거다.ㅎㅎ

우리나라도전쟁,일제치하의설움과분노를겪은터라이야기는자연스런공감대를지니고있다.

고아나다름없는여주인공왕치아즈가광위민(왕리홍)이란청년을만나함께애국연극을하다가

자연스럽게자신을희생하며스파이가되어가는과정..영화를보면서내가눈물이났던장면은

앞부분에역시일제의앞잡이노릇을하는남자가학생들의아지트로찾아와야단을치자..전부

협력(?)해서번갈아칼로찌른다음에야그사람을죽이는장면이다.

그래젊은이들이저렇게해서살인을하는구나!아무리명분이있다해도살인은살인인지라,

나는시대가젊음의순수함을더럽히는것이안타까와눈물이났다.

헌데내옆에앉은여자들은영화후반부부터얼마나울던지…왕치아즈가불쌍했나보다.

긴상영시간이전혀지루하지않고,영상도보기좋았고가슴도뭉클했지만,

시간이조금흐르고나서생각해보니이안감독의대표작은못될것같다.

영화의촛점을왕치아즈(탕웨이)에게맞추다보니까..많은부분이생략되거나,얼버무려졌고,

왕치아즈란캐릭터의헛점도보인다.

여기서양조위는그간의이미지를벗고악역으로변신했는데..이동진기자님은양조위의연기가

훌륭했다고하는데,난이영화속에서의양조위가실망스러웠다.

양조위클로즈업이나오자객석에선’어머,안성기같아!"하는소리도들리고..

또이의부인역인조안첸같은대배우도그캐릭터가제대로표현이되지못한것같아아쉽다.

그래도이안감독은영화의보는재미와예술적인부분의경계를절묘하게아우를줄아는장인이다.

음,탕웨이란빛나는신인을보는것만으로도<색,계>는충분히감상할만한가치가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