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뒤져서사진몇장구했다.(구글,엠파스,네이버,야후..마구휘젓고다닌끝에,)에효, 그래도이영화에대한기억이희미해지기전에몇자적어보고싶은마음이라,
일요일오후는집에있는날이면꼭일요시네마를챙겨본다.
일반극장에서접하기힘든영화들을(주로오래된영화들을)보여주기때문인데,
오늘본이영화<걷는사람>이내개인적으론올해가장인상깊은영화가될것같다.
2001년칸느영화제초청작이었다고하고,
일본영화계의독립군(?)이만든영화
감독은일본의김기덕이라불리운다는고바야시마사히로다.
(김기덕감독과는다른방식의영화인데?..아마도저예산독립영화를찍는사람이라그렇게불리는건가?)
우리나라에는잘알려져있지도않고,팬도별로없는모양이다.
블로그에올라있는것도단한작품,
2005년칸느황금종려상후보로까지올라갔던<배싱>에대한것몇개가전부.
이것도우리선교단의아프간인질사태와비슷한
이라크에자원봉사하러갔다가인질로잡혔던여성을그린영화의내용에관심을보인것이다.
이<배싱>도역시올해초반에,EBS일요시네마로방영되었었다.
그때도무심히..그러나인상적으로본이야기인데,
영화의주인공이인질로잡혀있다가석방되어집으로돌아오지만,이웃들에게경멸당한다.
막대한배상금을지급하고풀려났기때문에국가에폐를끼친인물이라는것,
본인뿐아니라그가족까지전부이웃,회사,지역사회전체에서배척당하는것을보며
가슴이콱막힌것처럼답답했던기억이생생하다.
<배싱>의주제가무거운것이라면,
이영화<걷는사람(-네이버영화에서는’걷는남자’)2001년,
한마디로영화가참따뜻하다.
이런감독의마음탓이었을까?가족,그것도어머니가죽고없는아버지와두아들의이야기를
일본의북단홋카이도의외진마을모시케를배경으로내이웃의이야기처럼풀어놓고있다.
보이는것이란온통눈뿐이고,낡은가옥들몇채,화려함이란찾아볼수없는쓸쓸한마을이다.
여기에양조장을하고있는66세의혼마노부오(오가타켄)는
날마다눈길을걷는다.그래서영화제목이<눈위를걷는사람>이다.
걸으면서’나는오늘도잘걷고있다.건너산도잘보이고…나는건강하다.’이런혼잣말을되뇌인다.
그는2년전아내를잃고약간모자라다할정도로착하고효심이지극한
아버지와싸우고집을나가살고있는큰아들대신에차남은,
어머니가돌아가시고난후치매기를보이는아버지의식사를차리고이부자리도깔아드리며돌본다.
이작은아들의선함과화면에선사진조차안보이지만,
남은세부자가다그리워하는노부오의죽은아내=어머니란존재가
영화를아름답게만드는주요요소이다.
아들에게’바보’란말도서슴없이하는완고하고무뚝뚝한노부오지만,그마음밑바닥에는자식들에대한사랑,
죽은아내에대한사랑이꽉차있다.
이런것들을특별한구성적인장치없이눈길을걷듯조금조금씩펼쳐놓는데,
사소한일상들과자연스런대사
혼마노부오는날마다눈위를걷는다.화면은노부오의걸음에따라움직인다.
그리고눈위를걸어좋아하는여자를보러가기도하고,양식장으로어린연어들을보러가기도한다.
어린연어들을방류하는걸보며
‘그래멀리넓은세상으로나가거라.갔다가잘돌아와야한다.’
이말은사실은노부오가반항적인큰아들에게해주고싶었던말이아니었을까?
가족에대해서부모와자식의인과관계에대해서다시한번생각해보고
특별한것이없는소박한일상이(날마다별볼일없는풍경뿐인눈위를걷는일같은..)
사실은얼마나소중한것인가느끼게해준영화였다.
다큐멘타리를보듯이흔들리는화면,(이건핸드헬드기법이라고일부러카메라들고촬영한것)
왕가위영화를보면유명한카메라맨크리스토퍼도일이자주사용하는데,거기에선감정적인혼란이나
재기넘치는화려한영상을만들기위한것이고,
여기서는그투박한움직임을통해영화에진실성을부여하는장치역할을톡톡히해내고있다.
핸드핼드영상을거부감없이좋게본것도참드문경우다.
고바야시마사히토는
프랑스누벨바그의선두주자랄수있는프랑소와즈트뤼포감독의조감독출신이란다.
프랑소와즈트뤼포같은대감독밑에서영화공부를한사람이니역시..하는생각이든다.
기회되는대로고바야시감독의다른영화들도찾아봐야겠다.
MasahiroKobaya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