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식당>

삶의맛을어떻게음미할것인가?

나에게있어서영화란보기전에미리좋아하는영화가있고

(감독이나배우,아니면원작이뛰어나다든지하는경우),

영화를보면서점점반해가는영화도있는데,사전지식없이무방비상태로보다가막좋아진경우는

얼마전에감상문을올린<걷는사람>같은영화다.

그리고이것저것영화관련소식들을읽다가우연히알게되어찾아본영화가있었는데,

이누도잇신감독의<조제,호랑이그리고물고기들>

이영화를보러3년전인가?추운날혼자덜렁덜렁연세대100주년기념관까지찾아갔었다.

그리고행복했다.영화보고나서dvd까지구입할정도였으니까..

<카모메식당>이란영화도은근히매니아들한테소문이난영화라

꼭봐야겠다고마음먹고보러갔다.

사실볼때는그닥감동적이지도않고,좀싱겁고밋밋한느낌이었는데..뭐,이런영화도있구나?하는,

영화감상문을쓸려고생각하니..되짚어떠올릴수록점점좋아진다.

이렇게보고나서더좋아지는영화도있다니!

이영화는한마디로표현하자면‘느리게살기의美學’을보여준다.

슬로우푸드정신으로포장되어진것같은여자사치에가핀란드헬싱키의한골목에다

<카모메식당>*카모메는갈매기란뜻이다.을개업한다.

식당이라야외양이나메뉴가화려하지도않고,간단히우리식으로표현하자면가정식백반을하는식당이다.

자기나라도아닌곳에일본식의가정식백반이라니손님이있을턱이없다.

일본만화광인토미란청년이찾아오지만,개업첫손님이란이유로사치에는돈을받지않는다.

(그것도영화가끝날때까지계속..)그러다무작정핀란드로여행온미도리가’독수리오형제’가사를

알려줬다는이유로호텔대신자기집에묵게하고식당일도거들게한다.

이런사치에의여유있는인생관이랄지,느긋하고다정한마음씨가바로이영화자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

손님이없어도걱정도안하는듯이보이고,번화가도아닌골목의작은식당을운영하면서,

날아드는갈매기같은손님들을하나씩한가족이나형제처럼받아들이는것.

여행중에짐을잃어버려발이묶인중년여자도,남편이가출해버려상심한핀란드할머니도

다친구가되는것.그러면서식당은점차로손님이늘어간다.

이런평범한이야기가어떻게인상적일수가있겠는가?

헌데보고있는동안특별한재미가없는듯하면서도전혀지루하지도않고,

영화속주인공이만드는주먹밥처럼,하나하나등장인물들이안고들어오는삶의맛이랄지,

그인생의여정같은것들이보이지않는감동을전해준다.

이것역시도느리게…

영화의배경이식당이기때문에음식이많이등장하는것도즐겁다.

커피루악(고양이똥으로만든제일비싸고맛있는커피)도등장하고,

사치에가만드는시나몬롤은그향이화면밖으로까지풍겨오는듯했다.(너무먹고싶었음@)

시나몬롤하니까용산철거예정인미8군안의드레곤힐호텔시나몬롤이생각난다.

여기빵이아주맛있다.(맛있었다.음,먹어본지몇년이지나서..)양재역근처에있던이레빵집도생각나고,

아마도시나몬롤은국적불문다좋아하나보다!

그리고사치에가고향의맛이라고부르짖는주먹밥과손님들을위해만드는연어구이와돈까스등..

원작자도여자고감독도여자(오기가미나오코감독)주등장인물도여자들,

이영화는여성영화로분류해도전혀이상하지않을듯하다.

헌데일본의독립영화라독립영화상영관에가야만볼수가있고,것도26일까지하루1회상영이니,

블로거님들은dvd로보시는게편할거라고생각된다.

지금이영화의속편이라할수있는<안경>이란영화도상영중인데,

이것도보러갈계획이다.

아니솔직히이영화에빠지다보니우리에게는생소한핀란드의헬싱키로날아가보고싶은마음까지든다.

거기가면정말<카모메식당>이있을까?마음씨좋은사치에란여자가있을까?

나도저먼곳어디에가서식당을차려봐?훗,

<카모메식당>은영화를보는동안이나보고난후,

나는내삶의맛을어떻게음미할것인가?하는물음을던져주었다.

그리고욕심없이느리게사는것이행복하다는보이지않는메세지가느낌표로남았다.

원제:KamomeDiner(かもめ食堂)2006
감독:오기가미나오코
주연:코바야시사토미,카타기리하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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