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원이상의가격이책정된시집
알려지지않은무명작가토마스알렉산더하르트만이자신의책에1억5천3백만유로의가격표를붙였다.
우리돈으로약2천1백4십억원에해당하는천문학적가격이다.
이책에비하면얼마전경매를통해37억원에팔린J.K.롤링의그림책은그야말로‘싸구려’가된다.
“과제DieAufgabe”라는제목의이책은“철학적시”라는것이작가의자평이다.
13쪽에불과한책이너무비싼것아니냐는지적에작가도수긍하는편.그러나자신은최고의철학자이며
책을쓰느라오랜세월을보냈으므로한권에2천억원을받을수있다고말했다…(팝뉴스)
어제인터넷에올라온이뉴스를본내마음이뒤숭숭하다.
그렇다면과연내詩의값은얼마인가?
내시집표지를찍은사진에서오른쪽이뒷표지인데,아랫쪽에보면‘값3500원’이라고나온다.
그럼2000억과3500원의차이는어디에서오는것일까?
물론내시집은1995년도출판된거라당시가격이고,지금은보통시집한권값이7000원이다.
그래도역시7000원과2000억은게임이안된다.
하긴90억원짜리그림도못사서안달인세상이니,
저작가와편집인이배포내지는판매전략한번기가막히게썼구나하는생각도든다.
그러면서이땅에서무명詩人으로살아가는일이얼마나초라한가하는것도다시느꼈다.
신문사설에서는시인을대접해주는사회가되어야한다고하지만,
실제는어떤가난어디가서누가하는일이뭐냐고물으면’저詩쓰고살아요’란대답못한다.
한동안궁여지책으로생각해낸대답이’난전직이詩人이었는데요’였다.
이런자책적인말도후배인오선홍시인에게한바탕항의를듣고나선못한다.
시인스스로가시인을깎아내리면안된다는것.
그래당당하게말해야지’난평생을詩쓰느라원고지를후벼파며울면서살고있어요.’
헌데정작더큰문제는내시를발표할지면도없고,시집을내준다는출판사도없다.
시집은돈이안되는출판이기때문인데,아무리시집이많이팔려봐야시골에다집한채살돈도안된다.
여기다국가적인양분화현상은문단이라고다르지않아서,역시두갈래로나뉘어져있고,
그어느쪽에도분명하게소속되어지지못한나같은사람은더구나설곳이마땅치가않다.
무엇보다나자신의게으름과무능이가장큰문제이긴하겠지만,
빠르게발품파는사람인경우엔거의해마다시집을내는사람도있고,
부지런히활동하는시인일경우적어도몇년에한권씩은내는것이통례이지만,
나처럼단한권의시집을가진사람도많고,그보다평생시집한권못내는분들도있다는게아픈현실이다.
그리고한국사회의고령화에맞춰문인들도고령화되고있다는문제점도있다.
이런상황에서돈이안되고힘만드는시인이란직업을젊은이들누가가지려하겠는가?
요즘세대는아주영리하고합리적이기때문에현실에맞춰빠르게변화,적응한다.
그저자신의이력서에다뭔가다른걸로치장하고싶은사람들만문단주변에몰려들고있다.
어디가서’나시인이요.’내세우고싶거나,시가무슨특별한악세사리쯤으로인식하는사람들이
시강좌를들으러다니고,문학전문잡지사같은델기웃거린다.
등단시켜주면그잡지몇십권정도구입해야하는건공공연한관례이니시의값을받는게아니라값을지불하고
시인이되고,시집을내는현실이다.
난그나마선배님들덕을보고,지극히아껴주신몇분의선배님(권달웅,이명수,한광구선배님)덕에
자비출판하는쓰라림까지는맛보지않고저시집을냈다.이분들이아니었으면쓸데없는자존심과
의외로폐쇄적인내성격에여직시집한권없는시인으로살고있었을것이다.
그리고내가블로깅을시작하게된이유도단한사람이라도더내시를읽게하기위해서이기도하다.
해마다수많은시집이출판되고,달마다잡지에는많은시들이실리지만,그걸제대로읽어주는사람이얼마나
될것인가?그야말로시인들만혹은시인이되고자하는사람들만시를읽는형편인데,
에잇,인터넷이란매체를활용하면내시에쉽게접근시킬수있겠구나싶었다.
하지만블로깅을하다보니,의외로내속에담긴익살이튀어나왔다.그래서’행복바이러스’란걸만들게됐고,
지금은이말이너무많이퍼져있어서진작에도메인등록이라도해둘걸후회막급이다.
또,솔직히여전히내시를포스트에올리는일이낯뜨겁다.해서포스트올릴소재가궁할때만시를올린다.
‘한국인의애송시’를연재하고사회가시인을대접할줄알아야한다는신문에서조차블로그뉴우스에내시를
한번도올려주지않고있는데누가시의값을쳐줄것인가?
난자신의시집값을어마하게불러댄토마스하르트만이란친구가부럽다.
시를쓰는사람누구나마음속에는자기시의값을저정도는아닐지라도스스로가늠하는값이란게있을것이다.
그럼내시는?난자화자찬혹은자가당착적인시각일진몰라도내시가저정도의값도지당하다고생각한다.
안그런가?누누야@!
Vivaldi/ViolaD’amoreConcertoinDmi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