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이 좋아요





고양이들은어두운곳을좋아한다.

야행성인본성탓일까?

헌데같은여자길냥이라도키리와나나는성격이다르다.
키리는틈만있으면나갈려고했고,나나처럼눈치빠르지도않았다.
잠잘때도키리는내옆에붙어서자는게아니라아무리불러도딴청부리다가
내가잠들면살며시침대를파고들어와내발밑에서잤는데..
나나는버릇을그렇게들여서인지부르면곧장내품으로파고들어와내팔을베고잔다.
살살긁어주면갸르륵-거리면서것도앞발은뻗어내얼굴을만지면서..

-이걸꾹꾹이라고함.
(*꾹꾹-냥이들이기분좋을때갸르랑거리는소리내며다리를쭉뻗어누르는것)

나야노상’나나,이뻐이뻐!’하고쪽쪽거리느라정신이없고,
그러다가내가먼저잠들었다싶으면슬쩍이불밖으로나가이불위에서잔다.
이이불위라도꼭내몸에붙는다.잠시라도안떨어질려고하는거다.
내가자다가깨서아무리조용히침대를빠져나와도금방눈치채고따라나온다.
눈치가빠르고영리한만큼나나는요구하는것도많고,수다스럽다.
‘야옹-야옹-‘수시로나한테뭐라얘길하는데..내가다못알아듣는게미안하다.

강아지처럼내발자국소리도알아듣고대문여는소리들으면
현관문앞에서빨리들어오라고보챈다.
일박여행을다녀왔을때는신경질이났는지내화장대를몽땅엎어놓았다.
으와,자기외로웠다고나한테시위하는거다.거울이안깨진게천만다행@!
화장품이랑거울이다바닥에떨어져있고,파우더통들이쏟아지고,아수라장을만들어놓았는데
미안해서야단도못치고,하루종일낑낑대며무거운거울이랑화장품들을높은곳으로옮겼다.
아시다시피우리집은좁고물건이많기때문에뭘하나이동하는일이대단히복잡하다.
하나내리고하나올리고..내린김에또딱고,이러다보면하루종일걸린다.
안그래도못하는화장이이젠턱걸이하는자세로할려니까더엉성해졌지만,
큰거울깨져서나나까지다치느니이게낫지싶다.


나나는내가유난히예뻐해서인지야단을쳐도시큰둥이다.(전혀무서워하질않는다.)
오히려양양거리며대든다.그러면서또때로는내손등에다자기얼굴을비비며애교도떤다.
키리는야단치면무서워했었다.(이불에다오줌싸는버릇고칠려고야단을좀쳤었다.)
그래서인지나나는지난번키리처럼자주숨고도망치거나하진않는데,
그래도집에낯선사람(나말고는전부낯선사람임)이왔을때는밖으로도망가거나숨는다.
손님이갈때까지아예밖에서안들어온다.


의자밑에숨은나나를찍어봤다.
안락의자밑이라조명이어두워서노출부족인사진인데,
이것도또다른분위기..뭐,내눈엔다예쁘니까..ㅎㅎ

사실키리도더잘기를수가있었을텐데그땐아무래도
고양이다루는것이지금처럼능숙하지가않았다.
키리와나나를기르다보니고양이에관한책들이라면눈에띄는대로읽었는데,
이걸로냥이들의습성에대해더잘알게되었다..
고양이들은개하고달라서사람에게애착을느끼는것이아니라자기가편한장소에애착을가진단다.

그럼나=나나의젤맘편한장소(?)!

그래도이젠나나를밖에서잃어버려도찾을수있다는자신감(?)도생겼다.
너어디가봐라이하녀엄마보다더편한곳이있나..엥@

고양이의후각은개만큼발달하진않았지만,그래도참예민하고독립성이강한동물이고양이다
주인이란의식은아예없고,개처럼주인에대한충성이아니라사람과대등한관계를원한다.
그러니나나도그저날자기동료정도로여긴다.
지금내처지를보면오히려내가나나한테충성을바치고있는꼴이다.
그래도좋다.세상에서가장우아하고독립적이고매혹적인존재가바로고양이니까!

이상이대충책에서읽고,또내가실제로겪으면서배운것들이다.암,뭐든지배워야알게된다.

FransiscoTarrega/EstudioBrillante
LubomirBrabec/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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