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계획개발도시인과천에도작은재래시장이하나있습니다.
요즘엔다들마트나할인매장에서장을보는데요.
이굴다리시장이란것도처음부터시장이었던것은아니었구요,
과천중심가에서원주민들이이주해간언덕아래마을인문원동으로넘어가는굴다리아래
하나둘노점상들이자리잡기시작하면서..어느순간인가자연스레시장이형성된것입니다.
그간바로이시장의소음과냄새문제로옆단지주민들과관리담당인과천시청측과
마찰도많았지만,어쨋든과천의일부분으로자리잡고있습니다.
제가한곳에오래눌러산만큼,이작은시장의가게주인들도나이를먹었습니다.
대부분의시장상인들이고령화되었다고나할까요.
아마처음부터인근텃밭에서채소를키우는나이든아주머니아저씨들이
밭에서직접키운채소나과실들을내다팔았던탓인지도모릅니다.
과천은인구가적고,따라서재래시장역시도아주규모가작기때문인지..
채소류값이인근안양이나서울보다비싼편입니다.덕분에일찌감치굴다리에나와앉아
채소나생선,건어물을팔기시작했던아주머니,아저씨들은이제다왠만큼자리를잡으셨는데요.
사실10년전쯤과천에큰할인마트가생긴뒤로는굴다리시장은점점쇠락해가고있습니다.
하루종일나와앉아있어도손님이없어별재미를못보는분들도많습니다.
그런데도왜나오시냐고물어보면,’늙은이들이집에우두커니있으면뭐해?’하십니다.
시장통좌판에나와앉아있으면오가는사람들구경도하고,조금이라도팔기도하니깐
심심치가않으시답니다.우리나라가급속도로고령화사회가되어가고있구나하는걸
여기서도느낍니다.과천시측과이굴다리시장간의협약은지금장사하시는분들이그만두면
그가게는다른사람에게넘길수가없이바로철거된다는조건입니다.
이조건으로작년에시에서시장의환경을말끔하게재정비해주었습니다.
길도새로포장하고가건물도다새로설치했구요.또가게마다전기도들어오고,
공동수도도몇군데설치해줬지요.여기다커다란장식화분도멋지게비치되어있습니다.
아이러니가아닐수가없습니다.시장이지저분해서바로옆에붙어있는아파트단지주민들이
시장폐쇄운동을벌였었는데..이제시장은말끔해졌는데,상인들이하나둘씩떠나고있습니다.
벌써군데군데문닫은가게들때문에시장분위기도썰렁합니다.
인구수야어쨋든그래도여긴도시인데,재래시장하나쯤은있는게좋지않은가?
나뿐만이아니라..아파트값떨어지니시장철거하라고농성하던분들도지금은마음이
좀바뀐듯한분위기입니다.
굴다리시장에서강냉이와뻥튀기를파는할머니한분이저렇게꽃을팔려고내놓았습니다.
아직여린가느다란꽃대에붉은동백꽃이한송이피어있는것이
‘작고여려아직볼품이없어도,나는동백꽃입니다.’말하는듯한..
바로이굴다리시장의모습을보는것같습니다.
선운사동구/서정주
선운사골째기로
선운사동백꽃을보러갔더니
동백꽃은아직일러
피지안했고
막걸리집여자의
육자배기가락에
작년것만상기도남었습디다
그것도목이쉬어남었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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