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와 불청객

디카를들고돌아다니면서부터는맨눈에꽃만보이는요즘인데요.

엊그제올린유채꽃사진이맘에안들어다시찍어볼려고나섰던길이었습니다.

그저집근처서본것이라부시시한차림에집에서신는슬리퍼질질끌며..

헌데,그유채꽃화분은사라져버렸고,대신

양귀비이예쁜꽃이많이핀정원을발견했습니다.

아마도그림그리는분들이제일좋아하는꽃이양귀비인듯합니다.

조블의일석님도곧잘양귀비를그리시는걸봐서..음,

보다시피꽃의생김새가심플하고,화사한색상의세련된꽃이거든요.

울동네는다낮은담이라저는보통낮은담장에몸을붙이고발돋움을한껏해서

마당의꽃들을찍습니다.헌데이집은작은정원이담이없었습니다.

대문도없구요.생긴대로약간경사진앞작은마당을오밀조밀꽃들을심어두었더군요.

양귀비에혹해서열린정원으로허락도없이막들어갔다가.양귀비사진찍다보니,

집벽오른쪽옆의좁은공간에핀수국도눈에뜨길래..그안쪽까지발길을했습니다.

그늘지고좁은공간에핀수국을염치없이훔치듯카메라에담는데,방충망에서소리가납니다.

‘옴마야,내가양해도안구하고마구들어온거들켰구나!’

순간깜짝놀라고무안했습니다.그런데주인아저씨방충망을열더니

"기왕오셨으니커피한잔하고가세요.

제가얼른커피뽑을테니앞의의자에잠시만앉아계세요."합니다.

사실창피해져서얼굴이화끈거렸습니다.

"저어죄송합니다.꽃이예뻐서..허락도없이마구들어왔어요."쭈삣쭈삣,

그래얌전히정원의자에앉아기다렸지요.

커피뽑는동안드시라며과일접시부터내옵니다.

첨보는모르는사람인데,이렇게친절하다니..

난무안해서좌불안석인데이번엔할머님께서웃는얼굴로문을여시더니,

"우리아들이이렇게상냥하다우.커피마시고.천천히놀다가요."하십니다.

사진의과일접시는첨에가져온것이구요.할머님다음엔이모가나왔습니다.

이쁘게깍은과일접시를들고요.어린이날이라조카선물주러일산화전서오셨답니다.

참블로깅하는게뭐대단한일이라고,

‘제가블로그를하는데,거기올릴사진찍으러돌아다니는중에..’

간략한말에도이모는또집안에다대고내말을다전합니다.

"이분블로그를가지고계시데요.거기다올릴사진찍고,글도쓰신답니다."

왠블로깅을변명으로내세우공,ㅎㅎ

이모랑잠시얘길나누다가집안까지구경하고가란말에그만일어섰습니다.

"감사합니다.커피아주맛있게마셨습니다.다음에또놀러오겠습니다."

모르는이웃에게도이런작은친절을베풀수있다는것이양귀비꽃보다더아름답습니다.

사실이집엔혼자힘으론전혀움직일수가없는일급지체장애자어린이가있었습니다.

그래집안도전부턱이없이장애자인아이를위한시설로꾸며져있구요.

전그저현관에서살짝들여다보기만했어도이가정의따뜻한분위기를알겠더군요.

낮에는아이의엄마,아빠모두다출근하고장애자인아이와노인분들만계시니

부디부담가지지말고,가끔놀러와달란부탁까지받았습니다.

이모말에함께일산서모시고온아버님-아이의외할아버님은94세라하시는데,정정하시더군요.

식사후갑갑하다며동네한바퀴돌고오시는모습을뵜거든요.

그야말로친가,외가조부모님들과친척까지다아이를위해서모인자리에

우당탕탕엉뚱한불청객하나불쑥나타났는데,귀한손님대접을해주니,

아참이렇게고맙고행복할수가..제기분이요?

지금까지도흐뭇합니다.언제그아이사진도찍어볼겁니다.

(*그땐맨발이아니라꼭양말신고갈것임@)

Epipyqny/TomBarabas(음악은왕소금님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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